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신경계‧내분비계 장애 치료제 개발 전문기업인 뉴로크라인바이오사이언스(Neurocrine Biosciences, 나스닥 NBIX)는 지연성(遲延性) 운동장애(tardive dyskinesia, TD) 치료제 ‘인그레자’(Ingrezza 성분명 발베나진 디토실산염 valbenazine ditosylate)가 성인 헌팅턴병 관련 무도증(chorea associated with Huntington disease) 치료 적응증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추가로 승인받았다고 18일(현지시각) 발표했다.
무도증(舞蹈症)은 전체 성인 헌팅턴병(HD) 환자의 90% 정도에서 수반되는 비정상적이고 불수의적인 운동장애 증상을 말한다. 몸의 일부가 갑작스럽게 제멋대로 움직이거나 경련을 일으키는 특징을 보인다. 헌팅턴병은 유전성, 진행성 신경퇴행성 장애의 일종이다.
인그레자는 의사가 환자에서 나타나는 반응과 내약성을 근거로, 복잡한 적정화 과정을 거치지 않고 효과적인 초기 용량을 조정할 수 있는 유일한 소포성(小胞性) 모노아민 운반체 2(Vesicular Monoamine Transporter, VMAT2) 저해제다. 캡슐제로서 1일 1회 간편하게 복용하면 된다. 2017년 4월 지연성 운동장애 치료제로 FDA의 첫 적응증을 받았다.
FDA는 헌팅턴병 스터디 그룹(HSG)과 협력하면서 진행한 2건의 임상시험에서 도출된 자료를 근거로 인그레자를 헌팅턴병 관련 무도증 치료제로 승인했다. 3상 ‘KINECT-HD’ 임상과 현재도 진행 중인 ‘KINECT-HD2’ 개방표지 연장시험이다.
KINECT-HD는 18~75세 헌팅턴병 관련 성인 무도증 환자 총 128명을 대상으로 인그레자의 유효성, 안전성 및 내약성을 평가한 피험자 무작위 배정, 이중맹검법, 위약대조 방식의 임상시험이다. 피험자들은 인그레자 또는 위약을 12주 동안 1일 1회 경구복용했다.
이 임상시험에서 처음 스크리닝 기간부터 유지기에 이르는 동안 ‘통합 헌팅턴병 등급점수’(Unified Huntington's Disease Rating Scale, UHDRS) 지표의 최대 무도증 증상점수(total maximal chorea, TMC)를 적용해 무도증의 중증도 최소제곱(least squares mean, LSM) 변화도를 평가한 결과 1차 평가지표를 충족했다. 인그레자 복용군은 위약 대조군에 비해 TMC 증상 점수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개선됐다.
KINECT-HD 임상에서 인그레자 투여군은 착수시점과 12주 시험 종료시점에서 무도증의 중증도를 평가했을 때 4.6점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나 위약의 1.4점 개선보다 3배 이상 높은 수치를 보였다.
인그레자 복용군은 또 착수시점부터 유지요법 기간까지 무도증의 중증도가 40% 정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12주차에 평가했을 때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환자들에게서 헌팅턴병 관련 무도증의 중증도가 4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또 환자의 의사 중 각각 43%에서 전체적인 헌팅턴병의 무도증 증상들이 12주차에 평가했을 때 ‘매우 크게’ 또는 ‘매우’ 개선된 것으로 파악됐다.
뉴로크린바이오사이언스의 케빈 고어먼(Kevin C. Gorman) 대표는 “임상시험에서 헌팅턴병 관련 무도증을 유의할 만하게 개선하는 효능이 입증된 1일 1회 캡슐제 복용 치료대안을 헌팅턴병 환자와 보호자에게 공급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FDA의 허가를 취득한 다른 헌팅턴병 관련 무도증 치료제들과 마찬가지로 인그레자 처방정보에는 우울증, 자살충동 및 실행을 포함해 헌팅턴병 및 신경이완제악성증후군(Neuroleptic Malignant Syndrome, NMS) 환자들에게 수반되는 중대한 위험성에 주의토록 하는 안전성 정보가 삽입된다.
임상시험에서 보고된 약물치료 관련 부작용은 졸림, 진정, 두드러기, 발진 , 불면증 등이다.
헌팅턴병 스터디 그룹을 총괄한 텍사스대학 휴스턴 헬스사이언스센터의 에린 퍼 스티밍(Erin Furr Stimming) 교수는 “이처럼 중요한 승인 결정으로 귀결된 임상시험 결과를 보면 인그레자 최초용량 40mg을 복용한 뒤 2주 정도부터 무도증 증상의 중증도 감소가 관찰됐고, 후속 내원 과정에서 위약 대조군 대비 일관되고 매우 큰 개선을 보였다”며 “임상자료는 일반적으로 양호한 내약성과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무도증 개선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