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는 성인 재발성 또는 불응성 다발성골수종(RRMM) 환자 치료제 ‘엘렉스피오’(Elrexfio 성분명 엘라나타맙-bcmm, elranatamab-bcmm, 개발코드명 PF-06863135)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가속승인(accelerated approval)을 받았다고 14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엘렉스피오’는 단백질 분해효소 저해제, 면역조절제, 항 CD38 단일클론항체 등을 포함해 최소한 4회 이상 치료받은 적이 있는 성인 RRMM 치료제로 승인받았다.
엘렉스피오는 피하주사제로 B세포 성숙화 항원(B-cell maturation antigen, BCMA) 및 CD3 단백질 표적 이중특이항체(BsAb)로 골수종 세포의 BCMA와 T세포의 CD3에 결합, T세포 활성화를 통해 골수종 세포 사멸을 유도한다.
미국 내에서 기성품 형태로 즉시 사용 가능한 최초의 고정용량 피하 BCMA 표적 치료제다. 매주 1회, 24주 치료 이후에는 격주로 장기 투여할 수 있다. 기대대로 약효가 나타나면 병원에서 보내는 시간을 줄이면서 장기간 내약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가속승인은 단일군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던 2상 ‘MagnetisMM-3’ 임상시험에서 확보된 결과를 근거로 이뤄졌다. 이 임상의 코호트A에서는 단백질 분해효소 저해제, 면역조절제, 항-CD38 단일클론항체를 포함해 4가지 이상의 치료를 받은 환자 97명에서 객관적반응률 58%를 달성했다. 환자의 82%는 최소한 9개월 동안 이같은 반응이 지속됐다. 처음 반응이 나타나기까지 소요된 기간의 중앙값은 1.2개월이었다.
엘렉스피오의 라벨에는 MagnetisMM-3 임상의 코호트B에서 도출된 자료도 포함된다. BCMA 표적요법제(CAR-T 또는 항체약물접합체)를 포함해 적어도 4가지 치료를 받은 환자 63명에서 추적기간 중앙값 10.2개월 이후 객관적반응률은 33%였고, 이 중 84%의 환자는 반응이 최소 9개월 이상 유지된 것으로 관찰됐다.
코호A의 장기 임상 결과(라벨에 미 반영)는 지난 6월 8~11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개최된 유럽혈액협회(EHA) 연례 학술회의에서 발표됐다. 추적기간 중앙값 14.7개월에 객관적반응률은 61%였고, 반응지속기간, 전체생존기간, 무진행생존기간 등은 아직 도출되지 않았다.
반응을 보인 환자 중 15개월 동안 반응을 유지한 비율은 72%로 파악됐다. 자료 컷오프 시점 최소한 6개월 전에 격주 투여로 전환한 환자군에서 전환 후에도 반응이 유지되거나 개선된 비율은 80%로 집계됐다. 이 중 38%는 투여간격 전환 이후 완전반응 또는 그 이상의 반응을 달성했다.
엘렉스피오 라벨에는 사이토카인방출증후군(CRS)과 면역효과기세포 관련 신경독성 증후군(mmune effector cell-associated neurotoxicity syndrome, ICANS)을 포함한 신경독성(NT)에 유의토록 하는 돌출주의문(Boxed Warning)과 각종 감염증, 호중구감소증, 간독성, 배아-태아 독성 등을 언급한 경고‧주의사항이 삽입돼야 한다.
환자의 20% 이상에서 나타난 고빈도 부작용은 CRS, 피로, 주사부위 반응, 설사, 상기도감염증, 근골격계 통증, 폐렴, 식욕감소, 발진, 기침, 구역, 발열 등이다.
20% 이상에서 나타난 고빈도 3~4급 검사 결과의 이상(비정상 수치)은 림프구 감소, 호중구 감소, 헤모글로빈 감소, 백혈구 감소, 혈소판 감소 등이다.
단계적 용량 증량요법(12/32/76mg)에서 사이토카인방출증후군 발생률과 중증도를 낮추기 위해 아세트아미노펜, 덱사메타손, 디펜히드라민 등을 사전에 병용투여하는 방법이 동원됐다. 부작용 예방 차원에서 환자들은 첫 번째 용량 증량 투여 후 48시간 동안, 두 번째 용량 증량 투여 후 24시간 동안 입원해야 한다. 3번째 용량증량 투여 때는 입원이 필요하지 않다.
사이토카인방출증후군과 면역효과기세포 연관 신경독성증후군을 포함한 신경독성 수반 위험성을 감안해 엘렉스피오는 위험성 평가 및 완화전략(REMS)에 따라 제한적으로 사용돼야 한다.
총 854명의 재발성 또는 불응성 다발성골수종 환자들이 참여한 3상 확증시험(MagnetisMM-5)이 지난해 시작돼 유효성 및 안전성 자료가 추가로 확보될 예정이다.
후속 MagnetisMM 임상 개발 프로그램은 새로 진단된 다발성골수종까지 노리고 있다. 엘렉스피오는 단독요법은 물론 다른 표준치료제 또는 새로운 치료제와의 병용요법으로 연구되고 있다.
엘렉스피오는 FDA 혁신치료제 및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된 바 있다. 오르비스 프로젝트(Project Orbis) 프로그램이 적용됨에 따라 스위스, 브라질, 캐나다, 호주, 싱가포르 등 5개국에서 동시에 심사가 이뤄졌다.
엘렉스피오는 일본 후생노동성에서 심사가 진행 중이며, 유럽 의약품청 심사는 ‘PRIME’(우선심사) 프로그램이 적용되고 신속하게 이뤄지고 있다.
화이자 글로벌 바이오파마슈티컬스 사업부문의 안젤라 황(Angela Hwang) 대표 겸 최고 영업책임자는 “암 환자들에게 유의미한 개선효과를 나타내는 과학적인 혁신을 진행한 노력의 산물이 엘렉스피오”라며 “우리는 다발성골수종 환자들에게 시간이 중요하다(time is life)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기 때문에 불과 5년이 채 지나지 않은 짧은 시간 내에 계열 최초의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었다”고 피력했다. 이어 “임상시험에서 고도의 불응성 질환을 앓는 환자군에서 유의미한 치료반응이 유도됨에 따라 엘렉스피오가 새로운 표준요법제가 될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MagnetisMM 임상시험을 총괄한 조지아주 애틀란타 소재 에모리대 윈십 암연구소의 아자이 누카(Ajay Nooka) 다발성골수종 프로그램 책임자는 “대부분의 다발성골수종 환자들이 치료를 진행한 후 종양이 재발하거나 내성을 나타냄에 따라 이로 인한 부담이 증가하고 있고, 개별 단계의 약제를 사용할 때마다 수명을 연장할 가능성이 감소하는 현실에 직면하고 있다”며 “지속적인 임상반응과 안전성 프로필, 간편한 피하주사 등의 장점이 눈에 띄는 엘렉스피오가 집중적인 치료를 진행한 전력이 있고 종양이 재발한 다발성골수종 환자에게 절실히 필요한 새로운 치료대안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로이터 보도에 의하면 엘렉스피오의 약가(도매 기준)는 한 달 기준 4만1500달러로 정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