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치료제 ‘위고비프리필드펜’(Wegovy, 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으로 성가를 이루고 있는 덴마크 노보노디스크가 캐나다 퀘벡주 몬트리올에 본사를 둔 인버사고파마(Inversago Pharma)를 최대 현금 10억7500만달러에 인수키로 합의했다고 10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인버사고파마는 비만, 당뇨병, 기타 대사질환 관련 합병증을 치료하는 데 유용할 것으로 기대되는 차세대 카나비노이드 수용체 1(cannabinoid receptor 1, CB1) 의약품 전문 제약사다.
최대 10억7500만달러의 인수 조건은 개발 및 상용화 과정에서 모든 목표에 도달했을 때 지급되는 금액이다. 계약의 후속 절차는 연내에 매듭지어질 예정이다.
노보노디스크는 이번 인수로 인버사고파마의 선도 자산인 경구용 CB1 역작용제(inverse agonist, 차단제 또는 길항제와 유사한 개념) ‘INV-202’ 등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INV-202는 지방조직, 위장관, 신장, 간, 췌장, 근육 및 폐 등 말초조직에서 대사와 식욕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CB1 수용체 단백질을 우선적으로 차단하는 기전의 약물로 설계됐다. 말초신경 말단에 위치한 CB1 수용체는 아세틸콜린, 노르에피네프린, 도파민, 세로토닌(5-hydroxy-tryptamine), 감마아
미노낙산(GABA), 글루타민산염, 아스파르트산염을 포함한 신경전달물질의 신경세포방출(neuronal release)을 억제한다. INV-202는 CB1 수용체와 반대로 작용하므로 이들 신경전달물질의 분비를 촉진한다.
INV-202는 1b상 임상시험에서 체중감소 치료제로 잠재성이 입증된 가운데 당뇨병성 신장질환 치료제로 2상이 진행 중이다.
인버사고파마는 이밖에 대사계질환 및 섬유성장애를 대상으로 개발이 진행된 파이프라인 자산들을 추가로 보유해왔다.
노보노디스크는 인버사고 인수 후 비만 및 비만 관련 합병증 치료제로 INV-202의 잠재성을 타진하기 위한 임상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노보노디스크의 마르틴 홀스트 랑게(Martin Holst Lange) 개발담당 부사장은 “인버사고 인수로 비만 및 관련 장애 분야에서 우리의 임상개발 파이프라인을 한층 더 강화할 수 있게 됐다”며 “인버사고 연구진이 개발한 유망한 계열의 의약품이 중증 만성질환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환자들의 삶을 변화시켜 줄 새로운 치료대안이자 비만 환자를 위한 대체 또는 보완적인 솔루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말초신경 CB1 수용체를 차단했을 때의 작용기전과 전임상 단계의 치료효과는 다양한 심대사계 및 섬유성 질환 영역에서 많은 연구가 진행돼 미충족 의료수요를 해소하는 데 무게를 실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인버사고파마의 프랑수아 라브넬(François Ravenelle) 대표는 “비만과 대사계 장애 영역에서 글로벌 선도기업 중 하나인 노보노디스크와 함께하게 돼 기쁘다”며 “양사의 통합이 우리가 보유해 왔던 CB1 차단제들의 의료상 잠재력을 완전하게 해제하는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언젠가는 대사증후군, 비만 및 관련 합병증 환자들을 위한 치료제 확장을 가능케 할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노보노디스크는 세계적인 수준의 연구시설과 괄목할 만한 글로벌 시장 진출망, 우리가 개발해온 치료제들의 시장 발매를 이끌 풍부한 협력의 문화를 보유하고 있는 제약사”라고 덧붙였다.
한편 노보노디스크는 지난 8일 위고비가 SELECT 심혈관질환 관련 임상시험에서 위고비 2.4 mg(주 1회 피하주사)과 위약을 각각 투여하고 최대 5년 동안에 걸쳐 추적조사한 결과 주요 심혈관계 사건(MACE: 심혈관계 질환 사망, 비치명적 심근경색, 비치명적 뇌졸중 등) 위험을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20%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MACE 예방을 위한 표준치료의 보조제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