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계 다국적사 한국머크바이오파마는 PD-L1 면역항암제 '바벤시오주'(BAVENCIO, 성분명 아벨루맙 avelumab)가 오는 8월 1일부터 백금기반 화학요법치료에서 질병이 진행되지 않은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요로상피세포암 성인 환자에서 1차 유지요법의 단독요법제로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 받는다고 25일 밝혔다.
요로상피암은 신배, 신우, 방광, 요관, 요도에 이르기까지 요로상피세포에 생긴 암으로 이 중 방광암이 약 90% 이상을 차지한다. 또 방광암의 90%가량이 요로상피세포암이고 나머지는 편평상피세포암(5%), 선암(2%) 등이다. 조직병리학적으로는 방광근육 침윤성과 비침윤성(표재성)으로 나뉘며 침윤성의 예후가 훨씬 나쁘고 표재성의 경우 절제수술이 가능할 수 있다.
요로상피세포암은 지난 30년 동안 표준치료법으로 통용되어 온 백금기반 화학요법은 환자 4명 중 3명에서 반응을 나타냈지만, 전체생존기간과 무진행생존기간이 각각 약 12~15개월, 6~8개월에 그쳤다. 또 2차 치료로 이어지는 비율(25%)이 낮아 1차 화학요법 이후 마땅한 치료제가 없어 임상적 미충족 수요가 높았다.
이러한 가운데 바벤시오 유지요법은 면역 체계의 활동을 증가시키고 평형 상태(Equilibrium phase)를 지속해 질병 진행을 지연시킴으로써 30개월에 가까운 전체생존기간을 확인했다. 특히 이 같은 임상적 혜택은 1차 화학요법의 종류 및 반응, PD-L1 발현 여부나 인구통계학적 특성과 관계없이 일관되게 나타났다.
한국을 포함해 29개국 700명의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요로상피세포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피험자 무작위 배정, 다의료기관, 오픈라벨 방식의 ‘JAVELIN Bladder 100’ 3상 임상 연구의 38개월 이상 장기 추적 관찰에 따르면, 바벤시오 투여군의 전체생존기간 중앙값은 29.7개월(25.2~34.0)로 최적의 지지요법만 진행한 대조군(20.5개월, 19.0~23.5) 대비 9개월 이상 연장됐다. 1차 화학요법의 치료 옵션과 관계없이 대조군 대비 모두 8개월 이상 개선된 결과를 확인했다.
바벤시오는 이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2020년 4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혁신치료제로 지정받았다. 같은 해 6월 백금기반 화학요법 치료로 질병이 진행되지 않은 국소 진행성 혹은 전이성 요로상피세포암의 1차 단독유지요법으로 FDA 승인을 받았다.
국내에서는 2021년 8월, 동일한 적응증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획득했다.i 2014년부터 머크와 화이자와 전략적 제휴 아래 공동 연구 및 판매되어 왔으나, 제휴 협약이 종료됨에 따라 2023년 7월 1일자로 바벤시오의 제조·연구개발·마케팅 등 모든 권리는 머크가 단독으로 행사하게 됐다.
그동안 바벤시오는 국내서 1차 항암요법에 실패해 재발하는 경우에만 2, 3차 치료에서만 급여가 가능했다. 1차 단독요법제로서의 유지요법은 국내 승인 이후 급여 신청이 이뤄졌으나 그동안 우선순위에 밀려 거듭 실패했다. 2022년 4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암질환심의위원회로부터 급여 설정이 타당하다는 결정(급여기준 설정)을 받았으나 최근까지 구체적인 진전이 없다가 이번에 급여화를 달성했다.
현재 요로상피세포암에서 1차 치료제로 승인된 면역관문억제제는 미국 머크(MSD)의 PD-1 억제제 ‘키트루다주’(Keytruda, 성분명 펨브롤리주맙 Pembrolizumab)와 바벤시오뿐이다. 다만 키트루다는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이 불가능한 환자에 국한된 1차 치료제로서 현재 비급여 상태며, 대개는 2차 치료제로서 급여가 적용되고 있다.
이수경 한국머크바이오파마 항암제사업부 총괄은 “바벤시오는 그동안 항암화학요법 치료 외의 다른 치료 옵션을 갖지 못했던 요로상피세포암 1차 치료에서 30개월까지 전체생존기간을 연장시킨 혁신적인 치료제로,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 가이드라인 등 글로벌 가이드라인에서 방광암의 1차 치료제로서 표준치료로 권고되고 있는 골든 스탠더드”라며 “이번 급여가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 향상은 물론 요로상피세포암 치료 전반의 질적인 향상으로 이어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