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소재한 심대사계질환 치료용 소프트웨어 개발 전문기업 베터테라퓨틱스(Better Therapeutics, 나스닥 BTTX)는 처방 전용(prescription-only) 당뇨병 디지털 치료제 ‘AspyreRx’(개발코드명 BT-001)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허가를 받았다고 10일(현지시각) 공표했다.
AspyreRx(아스파이어Rx)는 18세 이상의 성인 2형 당뇨병 환자들을 위한 인지행동치료(cognitive behavioral therapy, CBT) 디지털 치료제이다. FDA 사상 최초의 디지털 당뇨병 치료제로서, 신생경로(De Novo pathway)를 통해 허가를 획득했다. 아스파이어Rx는 오는 4분기에 출시될 예정이다.
아스파이어Rx는 총 668명의 성인 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무작위 배정, 대조군 비교 방식의 임상시험에서 확보된 유효성 및 안전성 자료를 근거로 허가를 받았다.
이 임상에서 ‘아스파이어Rx’를 사용한 환자군(실험군)은 표준요법제와 대조용 애플리케이션(앱)을 사용한 그룹에 비해 당화혈색소 수치가 통계적으로 유의할 만한 수준으로 개선돼 1차 평가지표(p<0.0001) 및 2차 평가지표(p<0.01)를 충족했다.
연구팀은 피험자를 1대1로 디지털치료기기군과 대조군으로 나눠 3개월과 6개월에 걸쳐 당화혈색소의 변화와 약물 처방 경향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디지털치료기기를 적용한 환자는 3개월 후 당화혈색소가 0.4%p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환자 2명 중 1명은 6개월 후 당화혈색소 수치가 평균 1.3%p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화혈색소 감소세는 당뇨병약을 두 가지 이상 복용한 환자에서도 차이가 없었다.
평균적으로 아스파이어Rx 사용군은 비 사용 대조군에 비해 공복 시 혈당 개선, 수축기혈압 강하, 체중감량, 기분개선, 삶의 질 점수 향상, 약물사용량 감소, 당뇨병 관련 위험성 저하 등이 눈에 띄었다.
이에 따라 90일차에 아스파이어Rx를 사용해 치료를 진행한 환자들의 비율이 94%에 달했고, 180일차에도 81%가 지속적으로 아스파이어Rx를 사용해 높은 순응도를 보였다.
또 다른 2차 평가지표인 약물 처방 경향도 분명한 차이를 나타냈다. 6개월 후 조사에서 대조군 환자는 24%가 약물 복용량이 증가했지만 디지털치료기기 처방군은 14.4%에 머물렀다. 또 인슐린 치료를 시작하거나 용량을 늘린 환자의 비율도 대조군이 디지털치료기기로 치료받은 군보다 높았다.
피험자들은 평균 연령이 58세로 평균 체질량지수(BMI)가 35였다. 연구 당시 참가자들은 평균 2가지의 당뇨병약을 복용하고 있었으며 최근 2~3개월 동안 평균 당화혈색소 중앙값은 8.1%였다.
이같이 통계적,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결과가 입증된 연구결과는 의학 학술지 ‘당뇨병 치료’(Diabetes Care, IF=17.155)에 2022년 10월 게재됐다.
비영리기구 당뇨병기술학회(Diabetes Technology Society, DTS)의 데이비드 커(David Kerr) 디지털 헬스 담당이사는 “의사와 2형 당뇨병 환자들이 증상의 진행에 관여하는 기저요인들에 대응하고, 혈당 관리 이외에 치료결과의 개선을 돕는 증거 기반 개입 대안이 확보된 만큼 ‘아스파이어Rx’가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뇨병 관리의 근간은 자기 효능감(self-efficacy)의 개선을 돕는 데 있다”며 “이제 ‘아스파이어Rx’가 의사들이 기존의 질병관리 프로그램을 매끄럽게 통합해 환자들의 전반적인 건강을 개선하기 위한 지속적이고 유의미한 변화를 돕는 처방 전용 대안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터테라퓨틱스의 프랭크 카비(Frank Karbe) 대표는 “이번 승인은 기술, 심리학, 의학이 통합된 신호탄이 됐고, 3700만명에 달하는 미국 내 2형 당뇨병 환자들이 마침내 처음으로 질환을 유발하는 행동 요인에 대응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심대사계 질환들이 발병과 증상의 진행에 관여하는 기저요인들을 공유하는 사례가 많은 만큼 우리는 처방 전용 디지털 치료제 플랫폼을 확대해 차후 한층 다양한 질환들에 대응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