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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 미국에서도 비만치료제 ‘위고비’ 짝퉁 나와 … 컴파운딩 약국에선 임의조제 성행
  • 정종호 ‧약학박사 기자
  • 등록 2023-06-30 18:23:58
  • 수정 2023-10-08 13:5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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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같은 성분인지, 다른 성분이 중증 부작용 일으킬지 확신 못해 … 2030년이면 비만약 시장, 항암제에 육박

올해 초부터 미국에서는 세마글루타이드 성분의 당뇨병 치료 피하주사제 오젬픽프리필드펜’(Ozempic)위고비프리필드펜’(Wegovy)의 가짜가 미국시장에서 출현해 경고등이 켜졌다. 

 

지난 320일 미국 NBC는 위고비 비의 높은 약가가 체중감량을 원하는 사람들을 규제되지 않는 모조약(copycat/knockoff drug)을 사용하도록 내몰고 있다고 보도했다.

 

모조약은 처방전에 따라 기성품목이 없는 경우 자체조제가 가능한 컴파운딩약국(compounding pharmacies)을 통해 공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컴파운딩약국이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관리감독을 받지 않고 약사가 자체 조제하는 약국으로 성분의 적합성이나 조제방식은 약사가 스스로 판단한다. 미국에는 약 56000개의 지역 약국 중 7500개 약국이 컴파운딩(임의 조제)를 하고 있으며 주로 약물조달이 어려운 약이나 항암제 등 조제가 까다로운 특수제형의 약을 조제한다. Athenex Pharma Solutions (Athenex Inc.), B Braun Melsungen AG, Clinigen Group PLC, Dougherty's Pharmacy, Inc., Fagron, Fresenius Kabi, ImprimisRx(Harrow Health, Inc.), Institutional Pharmacy Solutions, ITC Compounding Pharmacy 등의 브랜드가 있다. 컴파운딩약국은 고객맞춤형으로, 투여량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으며 완전 멸균 여부는 약국 재량에 달려 있다. 그러니까 생약처럼 완전 멸균이 안 된 의약품도 취급할 수 있다.

 

국내서는 컴파운딩 약국이 없으며, 제약사에서 만든 약만을 조제, 판매한다. 미국에서는 우리나라의 약국처럼 FDA의 감독을 받는 개인약국을 리테일약국(retail pharmacy)이라고 한다.

 

NBC 보도에 따르면 애리조나주 투싼에 사는 랑고이스씨의 경우 체중 감량을 위해 위고비를 처방받았으나 보험적용이 되지 않아 고가의 약가를 감당할 수 없자, 틱톡 등을 통해 세마글루타이드 성분의 저렴한 약을 구매할 수 있는 컴파운딩약국을 찾아 원격의료와 온라인 배송을 통해 복용 중이다. 다만 현재 투약 중인 약물이 실제 세마글루타이드 성분과 동일한지 확인할 수 없고, 체중감소 효과는 보고 있다는 게 랑고이스씨의 설명이다.

 

세마글루타이드 성분의 오젬픽과 위고비를 공급하는 노보노디스크는 약국에 원료성분을 제공하지 않고 있어 실제 어떤 경로로 약국에 원료성분이 공급되는지 또는 세마글루타이드와 다른 성분인지조차 파악하지 못했다고 밝히고 있다.

 

이와 관련 NBC와 인터뷰한 파운딩약국 약사들은 연구용 세마글루타이드를 대랑 구매, 희석 과정을 거쳐 환자들에게 공급하고 있으나 FDA 승인을 받지 않아 불법의 가능성 있다고 밝혔다.

 

취재에 응한 의료진은 환자들에게 조제된 의약품에서 세마글루타이드 성분을 확인했다며 성분 자체는 FDA 승인을 받았으나 해당 조제약이 규제 프로세스를 통해 공급되지 않고 있어 안전성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위고비의 미국 약가는 한 달 분(4개들이 4주 투약분)1349.02달러로 민간보험에서 대부분 보험급여가 되지 않는다. 더욱이 오젬픽과 위고비 모두 2022년 내내 공급부족 문제가 지속되면서 세마글루타이드의 모조품 시장 형성을 촉발한 측면이 있다. 노보노디스크는 지난 317일에야 오젬픽의 공급부족 현상이 다소 완화됐다는 내용을 공지한 바 있다.

 

노보노디스크 미국법인은 오젬픽의 위조품들이 미국시장에서 발견됐다고 지난 616일 경고했다. 다만 위고비는 아직까지 미국시장에서 위조품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위조품은 인슐린 글라진을 비롯한 다른 유형의 당뇨병 치료제 성분들이 포함돼 오젬픽과 다른 작용기전을 갖고 있으며, 이 때문에 중증 부작용에 노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노보노디스크는 온라인에서 구매하거나, 해외에서 대면 구입하거나, 무면허(unlicensed) 출처에서 구입할 경우 부정표시되었거나, 불순물이 포함되었거나, 오염된 제품일 수 있다고 꼬집었다. 또 부적절하게 보관운송이 이루어졌거나, 효과적이지 않거나, 안전하지 않은 제품을 구입할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보노디스크 미국법인에 따르면 정품과 달리 위조품들은 용량을 정할 때 펜 부분이 늘어날 수 있는 데다 상표 부분의 품질이 취약하고, 펜 부분에 상표가 충분히 밀착되어 있지 않은 사례들이 눈에 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스펠링 착오가 발견되거나, 겉포장 부분에 변조구멍뚫림 방지 기능이 장착되지 않은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다. 이밖에 겉포장에 인쇄된 식별번호가 동일한 경우도 발견되고 있다.

 

위고비는 미국에서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위고비는 68주간 진행된 임상 시험에서 평균 15% 체중 감량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결과를 바탕으로 20216FDA로부터 비만 치료제로 허가받았다. 국내서는 예상보다 빠르게 올해 427일 승인받았다. 원료가 부족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연말에나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노보노디스크가 20177월에 국내 허가를 받은 기존 비만치료제인 삭센다펜주’(성분명 리라클루라이드)는 매일 1회 주사를 놔야 했다. 위고비는 이보다 나은 효과를 보이는데다가 주 1회만 주사를 맞으면 된다.

 

위고비의 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는 원래 인슐린의 기능이 떨어져 발병하는 제2형 당뇨병을 치료하는 물질이다. 이 물질은 인체 내 GLP-1(Glucagon-like peptide-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이라는 호르몬에 작용해 인슐린 분비를 자극하고 포만감을 높인다. 배고픔을 줄여 체중 감량을 유도하는 원리다. 68주간 진행된 임상 시험에서 평균 15% 체중 감량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결과를 바탕으로 20216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비만 치료제로 허가받았다.

 

위고비보다 더 강력하다는 릴리의 마운자로’(Mounjaro 성분명 티어제파타이드 tirzepatide)는 당뇨병약으로 이미 승인받았으며 이르면 미국에서 올해 연말에 승인받을 예정이다. 3상 임상시험에서 72주차 체중 감소율이 평균 15.7%(최대 22.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신약은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ucagon-like peptide-1, GLP-1) 작용제인 위고비와 달리 GLP-1뿐만 아니라 다른 호르몬 GIP(포도당 의존성 인슐린 분비 폴리펩타이드·Gastric inhibitory polypeptide)에도 동시해 작용해 체중 감량 효과를 극대화한다.

 

미국 암젠도 지난해 123, 1상 임상 결과 마운자로와 같은 기전의 AMG13312주 만에 체중을 최대 14.5% 감량했다는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화이자는 지난 522일 미국의사협회 저널인 ‘JAMA Network Open’에 다누글리프론(danuglipron)의 임상 2상 결과를 발표했다. 이 신약후보는 16주 동안 2형 당뇨병 환자에서 당화혈색소 수치를 용량의존적으로, 최대 1.16%p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공복혈당 수치를 33.24mg/dL 낮췄고, 체중은 4.17kg 감량됐다.

 

다누글리프론은 하루 두 번 복용하긴 하지만 알약이라 주사제보다 투여하기 편하다. 체중감량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걸리는 시간도 더 짧았다. 현재 비 당뇨병성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 중인 다누글리프론의 2b상 임상은 올해 연말경 종료될 예정이다.

 

다누글리프론은 경구용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수용체 작용제(glucagon-like peptide-1 receptor agonist, GLP-1-RA)이지만 세부 기전이 다르다. Trp33ECD(N-terminal ECD of Trp33, : ECDextracellular domains를 의미) 부위가 존재하는 GLP-1 수용체에서만 작용한다. 다누글리프론이 Trp33ECD와 결합하면 G단백결합수용체(G Protein Coupled Receptor, GPCR)가 활성화돼 캐스케이드(cascade) 신호전달이 일어나면서 GLP-1R이 활성화된다.

 

비만 치료제는 2030년경 전체 항암제 시장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2038% 정도였던 전세계 과체중 또는 비만 인구가 2035년에는 51%(40억명)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 비만 치료제는 장기간 투약해야 효과를 볼 수 있는 데다 약을 끊는 순간 원래 체중으로 돌아올 수 있는 한계를 갖고 있다. 실제로 위고비 주사를 중단한 이후 1년 안에 빠진 체중의 3분의 2가량이 다시 불어났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미 보고된 설사·구토·복부통증 등의 부작용도 적잖지만 장기적으로 미지의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

 

약값도 만만치 않다. 위고비는 월 1350달러(176만원) 수준이고, 현재 당뇨병 치료제로 쓰이는 마운자로는 월 1540달러(201만원)에 달한다. 이 때문에 부자들을 위한 약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최신 비만치료제는 과거의 식욕을 억제하는 중추신경계 약물이나 지방분해차단제보다 부작용은 적고 효과는 크다. 하지만 비만을 일으키는 수많은 원인과 경로 중 한두가지를 건드리는 수준이기 때문에 식이조절과 적절한 운동만큼 비만 개선 효과를 보긴 어렵다는 한계도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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