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는 비만 및 2형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 중인 경구용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수용체 작용제(glucagon-like peptide-1 receptor agonist, GLP-1-RA) 계열 신약후보물질 중 다누글리프론(danuglipron, PF-06882961)은 현재 진행 중인 2상 임상시험의 결과에 따라 개발을 지속하는 반면 로티글리프론(lotiglipron, PF-07081532)은 임상개발을 중단키로 결정했다고 26일(현지시각) 발표했다.
다누글리프론의 3상 임상시험 계획은 올해 말에 수립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 1일 1회 서방형 제제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화이자 내과학 부문의 윌리암 세사(William Sessa) 부사장 겸 최고과학책임자는 “화이자의 저분자 설계 전문성을 토대로 개념증명이 이뤄진 2개의 유망한 GLP-1-RA를 개발해왔다”면서 “이중 하나를 선택해 후속 임상시험을 계속 진행키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다누글리프론의 2상 시험결과를 분석해 유효성과 안전성, 내약성 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용량과 적정 용법을 선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미국의사협회 저널인 ‘JAMA Network Open’에 게재된 다누글리프론의 임상 2상 결과 이 신약후보는 16주 동안 2형 당뇨병 환자에서 당화혈색소 수치를 용량의존적으로, 최대 1.16%p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공복혈당 수치를 33.24mg/dL 낮췄고, 체중은 4.17kg 감량됐다. 현재 비 당뇨병성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 중인 다누글리프론의 2b상 임상은 올해 연말경 종료될 예정이다.
한편 다누글리프론의 잠재적인 경쟁자인 릴리의 첫 번째 비 펩타이드 경구용 GLP-1-RA인 오르포글리프론(orforglipron)의 비만 및 과체중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2상 임상시험의 첫 번째 결과가 지난 23~2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제 83차 미국당뇨학회(ADA) 제83차 연례 학술대회에서 발표되고 의학학술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에도 게재됐다.
오르포글리프론은 1차 및 2차 평가지표를 충족해 2형 당뇨병 외의 체중 관련 병발질환을 최소한 한 가지 나타내는 성인 비만 또는 과체중 환자에서 체중을 임상적으로 유의할 만하게 감소시킨 것으로 입증됐다.
오르포글리프론 12mg, 24mg, 36mg, 45mg을 복용한 그룹은 26주차에 체중이 8.6%(9.0kg)~12.6%(13.3kg) 통계적으로 유의할 만하게 용량 의존적으로 감소했다. 반면 위약대조군은 2.0%(2.1kg) 감소하는 데 그쳤다.
36주차에는 체중이 9.4%(9.8kg)~14.7%(15.4kg) 감소돼 지속적인 체중감량 효과가 이어졌다. 반면 위약 대조군에서는 2.3%(2.4kg 또는 5.3파운드) 감소하는 데 그쳤다. 임상 시작 시점에서 피험자들의 평균 체중은 109kg이었다. 오르포글리프론의 안전성 프로필은 다른 인크레틴 기반요법제들과 비슷했다.
웨스트버지니아주 남부도시 워튼에 있는 워튼메디컬클리닉의 션 워튼(Sean Wharton) 박사는 “2상에서 오르포글리프론이 최대 14.7%의 평균 체중감량 효과를 나타낸 것으로 입증됐다”며 “이처럼 고무적인 결과는 오르포글리프론이 음식이나 물 섭취 제한없이 1일 1회 경구 복용하는 효과적인 치료대안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오르포글리프론은 4개 용량 전체에서 36주차 핵심적인 2차 평가지표를 전부 충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컨대 체중이 5% 이상 감소한 피험자 비율이 72%(12mg), 90%(24mg), 92%(36mg), 90%(45mg)에 달해 위약 대조군의 24%를 크게 웃돌았다.
36주차에 체중이 10% 이상 감소한 피험자 비율은 47%(12mg), 62%(24mg), 75%(36mg), 69%(45mg)에 달해 위약 대조군의 9%와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
착수시점과 비교한 체질량지수(BMI) 감소 정도는 3.4kg/m²(12mg), 4.7kg/m²(24mg), 5.0kg/m²(36mg), 5.5kg/m²(45mg) 등으로 위약군의 0.9kg/m²과 큰 차이를 보였다.
착수시점과 비교한 허리둘레 감소 정도는 9.6cm(12mg), 11.2cm(24mg), 10.6cm(36mg), 13.6cm(45mg) 등으로 위약군의 4cm와 뚜렷한 격차를 보였다.
아울러 릴리는 오르포글리프론의 효과를 위약 및 GLP-1 유사체 주1회 피하주사제인 ‘트루리시티 일회용펜’(TRULICITY 성분명 둘라글루타이드 dulaglutide)과 비교한 또 다른 2상 연구결과를 ADA에 동시 발표하고 의학학술지 ‘란셋’에도 실었다.
이 임상연구에서 오르포글리프론은 26주차에 1차, 2차 평가지표를 모두 충족했다. 당화혈색소와 체중이 유의미하게 감소했다.
당화혈색소 수치는 오르포글리프론 투여군에서 최대 평균 2.1%p 감소해 위약 대조군 0.4%p 감소와 트루리시티 투여군의 1.1%p 감소를 웃돌았다.
오르포글리프론 3mg, 12mg, 24mg, 36mg, 45mg을 복용한 성인 2형 당뇨병 환자군에서 체중이 최대 10.1kg 감소해 위약대조군의 2.2kg, 트루리시티 투여군의 3.9kg에 비해 우위를 보였다.
아울러 26주차에 오르포글리프론 복용군은 65~96%가 당화혈색소 수치가 7.0% 미만으로 나타나 트루리시티 주사군의 64%, 위약 대조군의 24%를 상회했다.
오르포글리프론 3mg 이상을 복용한 모든 피험자의 18~34%에서 당화혈색소 수치가 5.7% 미만으로 나타났음을 입증했다.
릴리의 제프 에믹(Jeff Emmick) 제품개발 담당 부회장은 “2건의 2상 임상시험에서 오르포글리프론이 체중과 당화혈색소 수치를 낮추는 효능이 입증됐다”면서 “시험 결과는 오르포글리프론의 3상에 진입하면서 개발을 지속해야 할 당위성을 뒷받침한다”고 단언했다.
릴리는 현재 오르포글리프론을 비만 및 과체중 환자(ATTAIN 시험), 당뇨병 환자(ACHIEVE 시험)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3상을 시작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