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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렙타테라퓨틱스 ‘엘레비디스’ 뒤센근이영양증 사상 첫 유전자치료제 가속승인
  • 정종호 ‧약학박사 기자
  • 등록 2023-06-23 15:35:22
  • 수정 2023-10-22 21: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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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스트로핀 유전자 발현 근거로 승인, 유효성 입증 부족해 4~5세로 국한 … 320만달러로 약가 책정

미국 매사추세츠주 캠브리지의 희귀질환 RNA 표적치료제 개발 전문제약기업 사렙타테라퓨틱스(Sarepta Therapeutics, 나스닥 SRPT)는 아데노 연관 바이러스 기반 유전자 치료제 ‘엘레비디스’(Elevidys: 델란디스트로진 목세파보벡-rokl, delandistrogene moxeparvovec-rokl, 개발코드명 SRP-9001)가 뒤센근이영양증(Duchenne muscular dystrophy, DMD) 변이가 확인된(양성) 4~5세의 거동이 불편한(ambulatory) 소아 뒤센근이영양증 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고 22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이로써 엘레비디스는 DMD 사상 첫 유전자치료제가 됐다. 기존 치료제는 문제가 생긴 DMD 유전자 엑손(exon) 부위를 차폐해(즉 문제가 있는 부분은 건너 뛰고 문제 없는 유전자만 연결하는 스키핑을 통해) 증상을 개선하는 안티센스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antisense oligonucleotide, ASO) 타입이었다. ASO는 DNA가 아닌 RNA(exonpre-mRNA)와만 접촉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유전자치료로 간주되지 않는다


FDA는 엘레비디스로 치료받은 환자들에게서 마이크로-디스트로핀(micro-dystrophin) 유전자의 발현이 관찰되었음을 근거로 가속승인을 결정했다. 엘레비디스는 생물학적 및 경험적 증거와 함께 SRP-9001-102 및 SRP-9001-103 임상시험 2건의 유효성 데이터, SRP-9001-101, SRP-9001-102, SRP-9001-103 임상시험의 안전성 데이터를 바탕으로 허가신청이 이뤄졌다. 


엘레비디스는 압축된 형태의 디스트로핀을 암호화하는 유전자를 근육세포에 전달함으로써 뒤센근이영양증의 근본적인 유전적 원인을 해결하도록 설계됐다. 뒤센근이영양증은 디스트로핀 유전자 변이로 인해 디스트로핀 단백질 결핍 때문에 발생하는 희귀질환이다.


다만 이 약은 DMD 유전자 중 엑손 8 또는 엑손 9 결손이 나타난 환자에서는 사용이 금지된다. 


당초 사렙타는 엘레비디스를 보행이 불가능한 모든 뒤센근이영양증 환자를 위한 치료제로 승인 신청했었지만 FDA에 제출된 자료의 한계 때문에 4~5세 환자로 승인 범위가 제한됐다. 6~7세 피험자에서는 4~5세 환자에 비해 유효성이 모호하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FDA 산하 세포‧조직‧유전자치료제 자문위원회(CTGTAC)는 지난 5월 12일 엘레비디스에 대한 생물학적제제승신청(BLA) 승인 여부를 표결에 부친 결과 찬성 8표, 반대 6표로 가속승인을 지지하는 표결 결과를 도출한 바 있다.


당시 FDA 심사 실무자는 사전 브리핑자료를 내고 85명의 피험자 중에서 13개의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났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또 “현재까지 수행된 임상 연구는 유전자치료가 피험자들에 ‘유익할 가능성이 높다’는 명확한 증거를 제공하지 못한다”고 언급했다. 


엘레비디스는 6년의 개발 기간 동안 안전성 문제로 인해 2018년과 2021년에 두 차례나 임상 진행이 중단되기도 했다. 자문위가 승인을 권고한 뒤에도 한 달 이상 승인이 미뤄졌다. 그 결과 4~5세 환자에 대한 가속승인으로 국한되는 결정이 나왔다.   


엘레비디스를 투여한 피험자에서는 일부 급성 중증 간 손상, 면역매개성 근염(筋炎) 및 심근염 등이 관찰됐다. 가장 흔하게 나타난 부작용은 구토, 구역, 간 기능 검사횟수의 증가, 발열, 혈소판감소증 등이었다. 


사렙타는 가속승인을 계기로 시판 후 확증시험으로 설계된 ‘EMBARK’ 3상 임상을 마무리하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글로벌, 피험자 무작위 배정, 이중맹검, 위약대조 방식의 EMBARK 임상은 피험자 등록을 마치고 올해 연말 경 주요 결과가 공개될 전망이다. 현재 마지막 피험자가 9월에 치료받도록 예정돼 있다. 


미국 오하이오주 컬럼버스에 소재한 네이션와이드아동병원 유전자치료제 센터의 제리 멘델(Jerry Mendell) 박사는 “뒤센근이영양증은 가차없이 진행되는  퇴행성 질환의 일종이어서 소아들의 근육 기능을 탈취한다”며 “이번에 엘레비디스의 디스트로핀 발현 증가와 기능적인 개선 측면 결과를 보면 환자들의 삶에 차별성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말했다.


사렙타테라퓨틱스의 더글라스 잉그램(Douglas Ingram) 대표는 “엘레비디스 승인은 뒤센근이영양증을 치료하는 데 하나의 분수령점(watershed moment)이 될 것”이라며 “엘레비디스는 뒤센근이영양증에 대응하는 최초이자 유일한 유전자치료제”라고 말했다. 유전자치료제는 ASO 타입 치료제와 달리 단회 치료로 치료를 완결할 수 있다.


덕 잉그램은 이어 “‘EMBARK 임상 결과가 오는 4분기 중 도출될 것”이라며 “선행 임상시험에서 관찰된 유익성이 EMBARK 임상에서 확인된다면 사렙타는  적응증 추가를 위한 후속 승인신청서를 신속하게 제출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딱 1회 주입하는 유전자 치료제인 엘레비디스의 도매가는 320만달러로 책정돼 세계에서 가장 비싼 의약품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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