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슨앤드존슨(J&J) 그룹 계열사인 얀센파마슈티컬컴퍼니와 중국 레전드바이오텍(Legend Biotech, 나스닥 LEGN, 뉴저지주 솜머셋 본사)이 공동 개발한 CAR-T 치료제 다발성골수종 치료제 ‘카빅티’(Carvykti 성분명 실타캅타진 오토류셀, ciltacabtagene autoleucel, 별칭 실타셀, Cilta-cel)의 적응증 업그레이드 추가 신청이 지난 6일(현지시각)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제출됐다.
목표로 삼은 새 적응증은 단백질 분해효소 저해제와 면역조절제를 포함해 최소한 1회 이상 치료를 진행한 적이 있는 성인 재발성 및 ‘레블리미드’(레날리도마이드, 면역조절제의 일종) 불응성 다발성골수종의 치료다.
카빅티는 2022년 2월 28일, 단백질 분해효소 저해제 1종, 면역조절제 1종, 항-CD38 항체 1종 등을 포함해 앞서 4회 이상 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 성인 재발성 또는 불응성 다발성골수종(RRMM) 치료제로 허가를 획득했다.
따라서 이번 적응증 추가 승인 신청은 5차 치료제에서 3차 치료제(레블리미드와 다른 치료제에 불응인 경우에 투여)로 승격시켜 적용 범위 환자를 넓히려는 시도로 읽혀진다.
이번에 적응증을 추가하게 된다면 카빅티는 2021년 같은 5차 치료제로 승인된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과 블루버드바이오(Bluebird bio)의 ‘아베크마’(Abecma: 성분명 이데캅타진 비클류셀, idecabtagene vicleucel, 별칭 이데셀, ide-cel)과의 경쟁에서 앞서가게 된다.
카빅티는 2개의 B세포 성숙화 항원(BCMA)을 표적으로 작용하는 단일 도메인 항체로서, 구조적으로 차별화된 키메라 항원 수용체 T세포(CAR-T) 치료제의 일종이다. 아베크마도 같은 BCMA 표적 CAR-T 치료제이지만 1개의 BCMA만을 표적한다는 점에서 기전 상 열위다.
아베크마는 카빅티보다 거의 1년 빠른 2021년 3월 26일 최초의 BCMA 표적 CAR-T로 승인받았지만 이미 허가 당시 기준의 임상 성적에서 카빅티에 열세를 보였다. 단적으로 카빅티의 객관적반응률(ORR)은 97.9%에 달한 반면 아베크마는 73%에 그쳤다.
이번 적응증 업그레이드 신청은 이틀 전 미국임상종양학회(American Society of Clinical Oncology) 연례회의에서 발표된 다발성골수종에 대한 놀라운 ‘CARTITUDE-4’ 3상 임상시험에서 도출된 자료를 근거로 이뤄졌다.
이번 임상시험은 시험은 1~3회에 걸쳐 치료를 진행한 전력이 있는 성인 재발성 및 레블리미드 불응성 다발성골수종 환자들을 대상으로 ‘카빅티’ 또는 기존의 표준요법제를 투여하면서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한 첫 번째 글로벌, 피험자 무작위 배정, 개방표지 방식의 3상이다.
기존 표준요법으로는 BMS의 ‘포말리스트캡슐’(Pomalyst 성분명 포말리도마이드, pomalidomide), 얀센의 ‘벨케이드주’(Velcade 성분명 보르테조밉, bortezomib), 덱사메타손(dexamethasone)를 병용하는 요법(PVd) 또는 얀센의 ‘다잘렉스주’(Darzalex, 성분명 다라투무맙, daratumumab), 포말리스트캡슐, 덱사메타손을 병용하는 요법(DPd)이 포함돼 있다.
CARTITUDE-4 임상 결과는 ASCO에서 구두 발표됐고 동시에 의학 학술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에 게재됐다. 아울러 이달 8~11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리는 유럽혈액학회(EHA) 하이브리드 학술회의에서도 발표될 예정이다.
이 임상에서 카빅티는 기존 표준요법 대비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74% 줄였다. 더욱 인상적인 것은 이전에 2~3개 라인의 치료를 받은 연구에서 질병 진행 또는 사망이 76% 감소했을 뿐만 아니라 이전에 1개 라인의 치료를 받은 환자도 그 위험이 65% 감소한 것이다.
앞서 레전드바이오텍은 올해 1월 사전에 예정된 첫 번째 중간분석을 진행한 결과 카빅티 투여군이 무진행 생존기간이 표준요법제를 사용한 대조군에 비해 통계적으로 유의할 만하게 개선돼 1차 평가지표를 충족했다고 공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사외 데이터모니터링위원회는 이 임상시험의 해제를 권고했다.
레전드바이오텍의 황잉(Ying Huang) 대표는 “적응증 추가 신청서가 제출됨에 따라 더 많은 재발성 및 불응성 다발성골수종 환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한 걸음 더 나아가게 됐다”며 “이처럼 활력 넘치는 치료제를 더 많은 환자에게 제공할 수 있다는 전망은 고무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