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의 60세 이상 고령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예방 백신인 ‘아브리스보’(Abrysvo)가 지난 31일(현지시각)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획득했다.
지난 5월 3일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아렉스비’(Arexvy)가 60세 이상 연령대의 RSV 예방 백신으로 허가받은 데 이어 두 번째다.
아브리스보는 RSV A형 및 B형 균주에 대한 보호를 최적화하기 위해 선택된 융합 전 F 당단백질 2개로 구성된 2가 백신이라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면역증강제를 함유하지 않으며 안전하고 효과적인 것으로 관찰됐다.
반면 GSK의 아렉스비는 유전자 재조합 서브유닛 융합 전(recombinant subunit prefusion) RSV F 당단백질 항원(RSVPreF3)이란 항원에 GSK의 독점적인 항원 보강제인 AS01 E 보조제를 함유하고 있다. 가장 먼저 허가를 획득한 데다 예방 효과가 아브리스보보다 나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아브리스보 승인은 중추적 3상 RENOIR 임상시험을 바탕으로 이뤄졌다. 전세계 60세 이상의 성인 3만7000명을 대상으로 백신을 1회 접종해 유효성, 면역원성, 안전성을 무작위 배정, 이중맹검, 위약대조 방식으로 진행한 결과 2개 이상의 증상으로 정의되는 RSV 관련 하기도감염증(LRTD) 관련 예방 효과는 66.7%, 3개 이상의 증상으로 정의되는 중증의 RSV 관련 LRTD 예방 효과는 85.7%로 나타났다.
이 연구결과는 지난 4월 20일자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Th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게재됐다.
반면 GSK의 아렉스비는 60세 이상 성인의 RSV에 의한 LRTD를 예방하는 효과가 82.6%로 나타났다. 심폐질환 및 내분비‧대사장애 등 기저질환을 최소한 한 가지 이상 가진 고령 환자에서는 94.6%의 효능을 보였다. 정상적 일상활동을 어렵게 하는 RSV 관련 하기도감염증 돌발을 의미하는 중증 RSV 관련 LRTD 예방 효과는 94.1%에 달한 것으로 분석됐다. 직접 비교는 어렵지만 전반적으로 아렉스비가 우위를 보이는 양상이다.
RENOIR 임상시험은 현재 계속 진행되고 있으며 두 번째 RSV 유행 계절 동안의 효능 데이터가 수집되고 있다.
RENOIR 임상시험 책임자인 미국 로체스터대 의대 에드워드 월시(Edward E. Walsh) 교수는 “지난 RSV 유행 계절에 이 바이러스는 고령자에게 심각한 결과와 잠재적인 건강 위험을 보여줬다”면서 “FDA의 아브리스보 승인은 상당한 과학적 발전을 인정하는 것이며 고령자들에게 RSV에 대한 잠재적인 예방효과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지역사회 건강을 개선할 수 있는 기회를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이자의 애널리사 앤더슨(Annaliesa Anderson) 백신 연구개발 부문 최고과학책임자는 “RSV 예방에 도움이 되는 백신은 반세기 이상 동안 달성하기 어려운 공중보건 목표였다”며 “이번 승인은 노인을 포함한 고위험군에서 RSV의 상당한 부담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주겠다는 약속을 이행한 기념비적인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는 오는 6월 21일에 고령자에서 RSV 백신을 적절하게 사용하기 위한 권고 사항을 논의할 예정이다. 화이자는 올 가을부터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 RSV 계절에 앞서 올해 3분기부터 백신을 공급할 계획이다.
최근 화이자는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아브리스보와 불활화 계절 독감백신 동시 접종의 안전성과 면역원성을 평가한 임상 3상 시험에서 얻은 긍정적인 톱라인 결과를 보고하기도 했다.
또 2~5세의 건강한 아동, 기저질환을 가진 5~18세 소아, 기저질환으로 인해 고위험군인 18~60세 성인, 면역저하자로 RSV 고위험군인 18세 이상 성인 등을 대상으로 아브리스보(RSVpreF) 백신을 평가하는 다수의 임상시험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FDA는 RSVpreF 백신을 임신 중 예방접종을 통해 출생 후 6개월까지 영아에서 RSV에 의한 하기도질환 및 중증 하기도질환을 예방하는 용도로도 심사 중이다. 오는 8월 중에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