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의 코로나19바이러스감염증(COVID-19) 치료용 경구 항바이러스제 ‘팍스로비드정’(Paxlovid 성분명 니르마트렐비르+리토나비르, nirmatrelvir+ritonavir)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25일(현지시각) 정식승인을 받았다.
팍스로비드는 2021년 12월 22일, 미국에서 ‘긴급사용승인’(EUA)을 받아 지금까지 사용돼왔다. 국내서도 5일 뒤인 12월 27일 긴급사용승인을 얻었다.
팍스로비드는 이번에 입원 또는 사망을 포함해 중증 ‘코로나19’로 진행될 위험성이 높은 경도~중등도 18세 이상 성인 코로나19 환자를 위한 치료제로 재차 승인받았다. 12~17세 연령대는 지금처럼 긴급사용승인 상태로 처방된다. 팍스로비드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노출 전 또는 노출 후 예방법으로는 이번에 승인되지 않았다.
정식승인에 반영된 전체적인 팍스로비드의 유익성 및 위험성 프로필과 성인 환자 대상 적응증 등은 긴급사용승인을 취득한 내용과 같다.
FDA가 검토한 ‘EPIC’ 시리즈 임상시험 자료 가운데서는 백신을 접종받지 않은 18세 이상의 외래환자 중 코로나19 확진을 받고 중증으로 진행될 위험성이 높은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2/3상 ‘EPIC-HR’ 임상시험에서 도출된 결과가 가장 중심이 된다.
피험자 중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 후 5일 이내에 팍스로비드를 복용한 그룹(977명)은 28일차까지 코로나19 관련 총 입원율 및 사망률이 위약 대조군(989명)에 비해 86% 낮게 나타났다. 즉 전자는 이 비율이 0.9%에 그친 반면 후자는 6.5%에 달했다.
FDA는 또 임상 2/3상 ‘EPIC-SR’의 2차 평가지표도 정식승인을 결정하는 데 반영했다. 이 임상의 피험자들은 백신을 접종받았지만 코로나19로 확진돼 중증으로 진행될 위험요인을 최소한 한 가지 이상 가진 18세 이상 성인 외래환자들이었다. 치료 후 28일차까지 코로나19 관련 총 입원율 및 사망률은 팍스로비트 투여군(490명)이 0.2%로 위약 대조군(479명)의 1.7%보다 현저하게 낮았다.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았지만 수치적으로 감소했다.
이 같은 두 임상시험은 무작위 대조 시험이며 COVID-19 반등(rebound)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임상시험의 데이터는 SARS-CoV-2(RNA 또는 바이러스 형태)의 배출 또는 COVID-19 증상의 재발이 환자의 하위 집합에서 발생했고 팍스로비드와 위약을 투여받은 환자 모두에서 발생했음을 보여줬다. 다만 FDA는 임상 데이터 분석 결과 팍스로비드 치료에 따른 코로나19 반등 사이에는 명확한 연관성이 없다고 언급했다.
EPIC 임상시험에서 확보한 안전성 자료와 현재까지 팍스로비드를 처방받았던 수많은 환자들에게서 나타난 시판 후 안전성 보고자료에 따르면 안전성이 일관되게 나타났다.
최근 확보된 팍스로비드의 실제 임상현장(real-world) 연구 결과를 보면 오미크론 하위계통이 지배적인 균주로 창궐하던 단계와 면역력이 선제적으로 높게 확보된 단계에서 팍스로비드는 백신 접종 유무와 관계없이 위험도가 높은 환자들에게서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음을 입증했다.
FDA는 이를 토대로 지난 3월 현재 팍스로비드 사용을 통해 매주 1500명 이상이 미국인 생명을 구한 데다 1만3000건 이상의 입원이 방지됐다고 추산햇다.
코로나19는 여전히 미국에 심대한 부담을 주고 있다. 지난 4월말 기준으로 매주 1만4500여건이 발생하고 있다. 실제 발생사례 중 상당수가 보고되지 않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실제 감염자는 더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대략 1000만~3100만여명의 미국민들이 코로나19 감염 급성기 이후 증상이 지속적으로 나타나거나, 재발하거나, 새로운 증상들이 나타나 고생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팍스로비드는 현재까지 총 1160만건 이상 처방됐다.
FDA 의약품평가연구센터(Center for Drug Evaluation and Research) 소장인 패트리지아 카바조니(Patrizia Cavazzoni) 박사는 “코로나19는 모두에게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우리는 코로나19가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을 완화하는 데 큰 진전을 이루었다”며 “이번 정식승인은 팍스로비드가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한 FDA의 엄격한 기준을 충족했으며 이전에 면역이 있는 사람(백신접종자나 이환자)을 포함해 중증 코로나19로 진행될 위험이 높은 사람들에게 여전히 중요한 치료 옵션임을 입증해준다”고 강조했다,
화이자의 앨버트 불라(Albert Bourla) 회장은 “그동안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괄목할 만한 진전이 이뤄졌지만, 코로나 바이러스가 여전히 존재하고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50세 이상의 미국 성인들과 초기에는 증상이 경도로 나타났더라도 중증으로 진행될 위험성이 높은 이들에게 이 같은 위험성은 실재하는 위협”이라고 지적했다.
화이자는 12세 미만 소아를 대상으로 한 ‘EPIC-Peds’ 임상을 진행하면서 근거자료를 수집 중이다. 조만간 소아 대상 적응증 추가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팍스로비드는 전 세계 70여개국에서 정식승인, 또는 조건부승인이나 긴급사용승인을 얻어 사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