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모니카의 제약기업인 오피언트파마슈티컬스(Opiant Pharmaceuticals)가 신청한 날메펜 염산염(nalmefene hydrochloride) 성분의 비강분무제 ‘옵비’(Opvee)가 아편양 제제 과다복용 증상을 나타내거나 증상이 의심되는 12세 이상의 소아 및 성인 환자들을 위한 최초의 응급치료제로 22일(현지시각)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
이 성분의 비강분무제는 옵비가 처음이다. 날메펜은 1995년 ‘리벡스’(Revex, 단종)란 상품명의 주사제로서 오피오이드 과다복용에 대해 FDA에 의해 처음 승인된 오피오이드 길항제다. 날트렉손의 6-메틸렌 유사체이며, 단일제 또는 복합제에서 효과가 상당히 잘 입증돼 있다.
옵비는 오피오이드 수용체에 길항제로 작용해 호흡 억제, 진정, 저혈압 등 천연 및 합성 오피오이드에 의한 효과를 역전시킨다.
옵비는 일반약(OTC)이 아니며, 전문약 중 응급치료제(emergency treatment)로 허가받았다. 즉 지역사회 단체 및 유해인자 저감활동에 참여하는 봉사단체, 응급구조대원 등이 오피오이드 과다복용 환자를 구조할 때 응급하게 쓸 수 있으나 의료기관에서 행해지는 응급의료를 대신할 수 없다. OTC처럼 약국에서 구입할 수도 없다. 옵비는 날메펜 2.7mg을 비강에 전달할 수 있는 1회용 분무제로서 응급의료진이 오거나 응급실에 도착할 때까지 2~5분마다 추가로 새 제품을 개봉해 사용토록 돼 있다.
FDA는 지난 3월말 아편양 제제 과다복용 환자들을 위한 OTC로 미국 메릴랜드주 게이더스버그의 이머전트바이오솔루션스(Emergent BioSolutions)가 신청한 ‘나르칸 날록손 염산염 나잘 스프레이’(NARCAN Naloxone HCl Nasal Spray) 4mg을 승인했다. 이 제품은 약국에서 구입 가능하다.
FDA가 분류상 OTC와 응급치료제에 속하는 오피오이드 해독제를 잇따라 허가한 것은 그만큼 미국에서 아편유사제 과다복용으로 사망하는 사람이 속출하고 있는 데 따른 고육지책으로 보인다. 미국에선 약 8분당 1명꼴로 오피오이드 복용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최근 1년 간 총 10만3000건 이상의 치명적인 약물 과다복용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FDA의 로버트 칼리프(Robert M. Califf) 최고책임자(Commissioner)는 “FDA가 ‘과다복용 예방 프레임워크’(Overdose Prevention Framework) 활동을 지속하면서 새로운 과다복용 역전제들의 개발을 지원해 유해한 영향이 감소되도록 하기 위한 조치들을 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FDA는 옵비를 우선심사 대상으로 지정하고 신속하게 심사 절차를 진행해왔다.
옵비는 익히 알려진 일련의 안전성 및 약물체내동태 시험결과를 바탕으로 기분전환용으로(recreationally) 아편양 제제를 복용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을 바탕으로 승인이 이뤄졌다. 이들 시험은 날메펜 비강분무제가 얼마나 빠른 속도로 작용하는지를 평가하는 데 중점이 두어졌다.
가장 흔한 부작용은 비강불편, 두통, 구역, 현훈, 안면홍조, 구토, 불안증, 피로, 비강충혈, 인후자극, 코 통증, 식욕감퇴, 피부홍반, 다한증 등이었다.
아편양 제제 의존성 환자들이 날메펜 염산염을 사용하면 몸살, 설사, 빈맥, 고열, 콧물, 재채기, 소름, 다한증, 하품, 구역 또는 구토, 신경과민, 불안 또는 흥분, 떨림, 복부경련, 쇠약, 혈압상승 등 아편양 제제 금단증상을 보일 수 있다.
옵비는 오는 4분기에나 미국 시장에 공급될 전망이다. 한편 이번 허가를 획득한 오피언트파마슈티컬스는 지난 3월 미국 버지니아주 노스체스터필드에 소재한 제약기업 인디비어(Indivior)에 인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