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캐나다 온타리오주의 바슈롬코퍼레이션(Bausch + Lomb Corporation)과 독일 하이델베르크 노발릭(Novaliq)의 안구건조증 치료 신약 ‘미에보’(Miebo, 퍼플루오로헥실옥탄 점안액, perfluorohexyloctane ophthalmic solution, 개발코드명 F6H8, NOV03)를 지난 18일(현지시각) 승인했다.
미에보는 안구건조증(DED)의 징후 및 증상을 치료하는 용도로 승인받았다. 안구건조증의 주요 원인은 마이봄샘 기능 이상(Meibomian gland dysfunction, MGD)으로 인한 눈물막 불안정성(지질 감소)과 과도한 눈물 증발이다. 불안정한 눈물막은 안구표면 건조 증가, 염증, 안구 표면 손상을 유발한다.
퍼플루오로헥실록탄은 투명하고 독성이 없으며 양극성(amphiphilic, 친수성과 소수성을 겸한)의 물과 같은 굴절률을 갖고 있는 준불소알칸(semifluorinated alkanes, SFAs) 화합물 계열이다.
미에보는 정확한 기전이 확립되지는 않았으나 안구 표면의 눈물 증발을 줄이도록 만들어졌다. 이번 승인으로 미에보는 안구건조증 치료를 위해 눈물 증발을 직접 표적으로 삼으며, 물과 보존제가 들어있지 않는(nonaqueous liquid, nonblurring wetting agent) 최초이자 유일한 FDA 승인된 처방용 점안액이 됐다. 눈물 증발량이 눈물 분비량을 초과하는 건성안 환자에게 최적의 옵션이 될 전망이다.
이 신약은 안구건조증 병력이 있고 마이봄선 기능장애의 임상 징후가 있는 환자 1217명이 등록된 중추적 임상 3상 GOBI 및 MOJAVE에서 미에보는 1차 평가지표(임상 징후 및 환자보고 증상 평가변수)를 일관되게 충족했다.
미에보로 치료받은 환자들은 빠르면 15일째부터 증상 완화를 경험해 최장 57일까지 증상 완화를 경험했다. 안구건조증 시각적 증상 유사 척도(VAS) 점수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감소했다. 또 15일 및 57일 째 총 각막 플루오레세인 염색(total corneal fluorescein staining, tCFS) 점수가 유의하게 감소했다.
tCFS는 각막을 5가지 구역(central, superior, temporal, nasal, inferior) 으로 나눠 각 구역마다 염색 정도에 따라 0점에서 3점으로 나뉜다. 염색이 잘 될수록 이물질(비정상 조직 포함)이 많아 각막이 혼탁함을 의미한다. 최저 0점부터 최대 15점으로 평가된다.
미에보 치료 환자들이 경험한 가장 흔한 이상반응은 시야흐림(환자의 1.3~3%에서 발생)과 눈의 충혈(1~3%)이었다.
바슈롬의 브렌트 선더스(Brent Saunders) 이사회 의장 겸 CEO는 “이번 FDA의 미에보 승인은 이 질환으로 고통 받는 수많은 사람들의 상당한 미충족 수요를 해결함으로써 안구건조증 치료를 더욱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에서 안구건조증 치료를 위해 증발을 직접 표적으로 하는 최초이자 유일한 처방용 점안액을 시장에 내놓게 돼 자랑스럽다”며 “올해 하반기 안에 미에보를 출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바슈롬은 2019년 노발릭으로부터 메이보의 미국 및 캐나다 라이선스를 도입했다. 미에보는 바슈롬이 2022년 5월 6일, 뉴욕 증시에 눈 건강 전문기업으로 상장한 뒤 처음으로 FDA 승인을 획득한 첫 번째 처방용 안과 치료제로 기억에 남게 됐다. 이전의 바슈롬은 안과 제품을 중심으로 한 종합 생활용품 기업이었다.
미에보는 호주와 뉴질랜드에서는 AFT파마슈티컬스(AFT Pharmaceuticals)가 퍼플루오로헥실옥탄 함유 점안제를 ‘노바티어스’(NovaTears)란 상품명으로, 유럽에서는 우사파마(Ursapharm)가 ‘에보티어스’(EvoTears)란 브랜드로 판매 중이다. 중국 판권은 항서제약이 가지고 있다.
미국 현지에서는 애브비의 블록버스터 안구건조증 치료제 ‘레스타시스점안액’ (RESTASIS, 성분명 사이클로스포린 cyclosporine)의 매출이 작년 비아트리스의 제네릭 출시로 매출이 48% 급락한 만큼 상업적 전망에 먹구름을 드리웠다고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레스타시스는 안구염증에 의한 안구건조증을 겨냥한 제품인 반면 미에보는 눈물증발량 억제 기전을 가진 만큼 차별화된 시장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노발릭은 앞서 2022년 8월 9일, 사이클로스포린(cyclosporine) 성분의 안구건조증 치료제인 ‘사이클아솔점안액’(CyclASolⓇ)의 신약허가신청서를 FDA에 제출했다.
사이클아솔은 항염증제이자 선택적 면역조절제(면역억제제)의 일종인 사이클로스포린의 계열이다. 사이클로스포린은 수용성을 나타내지 않지만, 부형제인 퍼플루오로부틸펜탄(perfluorobutylpentane)에 용해돼 생체이용률을 높이고 표적조직에서 기존 사이클로스포린 제제보다 우수한 약효를 나타낸다는 게 노발릭의 설명이다.
사이클아솔은 유분, 계면활성제, 방부제 등을 포함하지 않아 환자들의 내약성을 개선하고 시야장애(시야혼탁)를 감소시키는 등 부가적인 임상적 유익성을 제공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