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아스텔라스제약은 갱년기장애에 수반되는 안면홍조, 야간발한 등 중등도~중증 혈관운동증상(vasomotor symptoms, VMS)에 대한 경구 비호르몬 치료약으로 개발한 ‘베오자정’(Veozah, 성분명 페졸리네탄트 fezolinetant) 45mg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고 12일(현지시각) 발표했다.
베오자는 폐경으로 인한 혈관운동증상 치료제로 승인된 최초의 비호르몬성 뉴로키닌3(neurokinin3, NK3) 수용체 길항제다. 1일 1회 경구 복용한다.
혈관운동증상은 안면홍조 및 야간발한을 보이는 대표적인 폐경기(갱년기) 증상으로, 여성이 갱년기 치료에 나서게 하는 가장 흔한 요인이 된다.
미국 내에서는 여성의 약 60~80%가 폐경 이행 도중 또는 이후 이러한 증상을 경험한다. 혈관운동증상은 여성의 일상생활과 전반적인 삶의 질에 파괴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아스텔라스의 연구에 따르면 폐경 전에는 에스트로겐과 뇌 화학물질인 뉴로키닌B(neurokininB, NKB) 사이에 균형이 유지돼 뇌의 특정 영역(시상하부)에 위치한 체온조절 중추를 제어한다. 하지만 폐경기로 이행되면 에스트로겐이 감소하고 균형이 깨진다. 이러한 불균형이 매우 불편한 증상인 혈관운동증상을 야기할 수 있다.
베오자는 뇌내 시상하부 체온조절 중추에서 KNDy(키스펩틴/뉴로키닌/다이노르핀, kisspeptin/neurokinin/dynorphin) 뉴런에 결합하는 뉴로키닌B를 차단해 균형을 회복하고 안면홍조의 빈도와 강도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
이번 승인은 미국, 캐나다, 유럽에서 3000명 이상이 등록된 개발 프로그램의 일부인 3상 임상 3건 등 BRIGHT SKY 프로그램의 결과에 의해 뒷받침된다.
중추적인 SKYLIGHT 1 및 SKYLIGHT 2 임상시험 결과는 폐경으로 인한 혈관운동증상 치료를 위한 페졸리네탄트의 효능과 안전성을 규명했다. SKYLIGHT 4 안전성 연구 데이터는 페졸리네탄트의 장기 안전성 프로파일을 추가로 보여줬다.
베오자 처방 정보에는 간 아미노전이효소 수치 상승 또는 간 손상 위험에 관한 경고문이 포함된다. 이에 따라 베오자 사용 이전에 간 손상이나 감염 여부를 파악하기 위한 혈액 검사가 필요하며 치료 첫 9개월 동안 3개월마다 정례적인 혈액검사를 받아 간 독성을 모니터링해야 한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의대 산부인과 제네비에브 닐 페리(Genevieve Neal-Perry) 주임 교수는 “이번 페졸리네탄트 승인은 미국에서 폐경 이행 도중 중등도~중증의 혈관운동증상을 경험하는 사람들에게 중요하고 오랫동안 기다려온 이정표”라고 말했다. 이어 “이 치료제는 안면홍조에 관한 생물학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다”며 “환자들이 이 비호르몬성 치료제를 선택할 수 있게 된 것에 고무적”이라고 덧붙였다.
아스텔라스 바이오의약품개발 총괄 마시 잉글리시(Marci English) 부사장은 “베오자는 폐경으로 인한 VMS의 근본 원인을 표적으로 삼는 새로운 작용 메커니즘을 활용한다”면서 “폐경으로 인한 중등도~중증 VMS에 대한 이 새로운 치료제의 FDA 승인은 여성 건강을 포함해 미충족 수요가 있는 분야에서 혁신적인 치료제를 제공하려는 아스텔라스의 노력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현재 유럽연합, 스위스, 호주 규제기관들도 페졸리네탄트 판매 허가 신청서를 심사 중이다. 아스텔라스는 지난해 6월 22일경, 신약승인신청을 FDA에 제출했으며, 지난해 8월 바우처를 활용 우선심사 경로로 FDA 승인신청을 수락받았다. 당초 승인 기한은 올해 2월 22일이었으나 3개월 간 검토 일정이 연장된 바 있다.
아스텔라스는 베오자의 연간 최대 매출은 최대 3000~5000억엔(한화 최대 5조원)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에서 베오자의 약가는 1개월 치료분이 550달러로 책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