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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페리고社 사전피임제 ‘오필’ OTC 전환에 FDA자문위 17대0 만장일치 찬성
  • 정종호 ‧약학박사 기자
  • 등록 2023-05-11 13:06:15
  • 수정 2023-05-15 14:4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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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최초의 OTC 피임약 될 듯 … 올 하반기 최종 결정 … 미국 의료단체도 동조

아일랜드의 글로벌 헬스케어기업 페리고(Perrigo Compnay, 뉴욕증시 PRGO)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산하 일반의약품(Nonprescription Drugs) 자문위원회(NDAC) 및 산과비뇨생식기의약품자문위원회(ORUDAC) 조인트 미팅 결과 찬성 17, 반대 및 기권 0표 전원일치로 11회 경구피임제 오필’(Opill 성분명 노르게스트렐 norgestrel)의 승인 지위를 처방약에서 일반약으로 변경(Rx-to-OTC switch)하려는 신청안이 절대적 지지를 받았다고 10(현지시각) 발표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7월 미국 미시간주 앨러간(Allegan County) 소재 계열사인 HRA파마(HRA Pharma)를 통해 OTC 변경 신청서를 FDA에 제출했다. 이에 따라 FDA는 당초 지난해 1118일 조인트 미팅을 갖고 처리 방안을 논의하려 했지만 앞서 미국 연방대법원이 작년 624일 낙태권 폐기 판결을 내림으로써 심의가 올해 59~10일로 연기됐다.

 

FDA 산하 두 위원회는 오필을 전문의약품에서 일반의약품(OTC)로 전환했을 때 기대할 수 있는 유익성이 위험성을 상회한다는 데 이론을 제기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FDA가 올해 하반기 중 오필의 OTC 전환 승인을 확정할 때 이번 표결 결과가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페리고컴퍼니의 머레이 케슬러(Murray S. Kessler) 대표는 이번 오필의 OTC 전환 권고 표결결과는 생식기 건강에서 획기적인 장이 열렸음을 의미한다우리는 수많은 사람들이 안전하고 효과적인 피임제에 대해 간편한 접근성 확보를 요구한다는 점에 고무돼 이에 부응하려 노력해왔다고 말했다. 케슬러 대표는 상장기업 대표로만 18년을 지냈으며 5년 전 페리고에 합류했다. 지난 9일 사임 의사를 밝히고 오는 731일까지 후임자를 물색, 확정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노르게스트렐 0.075mg을 함유한 오필은 1973FDA의 허가를 받았으며, 미국에서 다수의 여성들에게서 임신을 예방하는 데 사용되어 왔다. 지난 50년에 육박하는 기간 동안 축적된 자료는 오필과 같은 프로게스틴 함유 정제가 임신을 예방하는 데 효과적이고 대부분의 여성에서 안전한 것으로 입증됐다.

 

한국에서는 사전피임약이 일반의약품이고 응급피임약이 처방약으로 구분돼 있지만, 미국에서는 거꾸로 사전피임약이 처방약이고, 응급피임약이 일반약으로 설정돼 있다. 미국에서는 2006년부터 응급피임약이 일반약으로 풀렸으며 2013년에는 구매연령 제한이 풀려 18세 이하도 구입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미국 10대 소녀들의 사후피임약 이용률은 20028%에서, 2006~201014%, 2011~201322%까지 증가했다는 조사결과가 나온 바 있다. 응급피임약은 성관계를 가진 후 72시간 내에 복용하면 임신 가능성을 최대 90%까지 줄일 수 있다.

 

오필의 OTC 개발 프로그램은 지난 8년여에 걸쳐 진행되어 왔다. 라벨 이해시험(LCS: Label Comprehension Study) 결과 소비자들은 OTC 라벨 표기내용을 이해하고 있는 것으로 입증됐다. 또 실제 사용을 평가한 ‘ACCESS’ 임상시험 결과 소비자들은 라벨에 삽입된 내용을 근거로 오필의 사용법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복용법을 준수해 복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약으로서 복약준수도는 기존 전문약의 문헌자료에서 나타난 것과 별반 차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밖에 페리고컴퍼니는 오필을 OTC로 사용할 경우 예방할 수 있었을 의도하지 않았던 임신건수의 추정치를 FDA에 제시해 미국에서 OTC 전환이 이뤄질 경우 개인건강 및 공공보건에 미칠 수 있는 괄목할 만한 영향을 입증했다. 처방전 발급이라는 약물 사용 장애(barrier)가 제거됐을 때 기대할 수 있는 유익성이 강조됐다. 아울러 페리고는 성인 미국 여성 중 절반이 경구피임제, 피임 패치, 피임용 링 등을 구매하기 위한 처방전을 발급받을 때 절반 이상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도 FDA에 동봉 제출했다.

 

OTC 경구피임제의 발매는 미국산부인과학회(ACOG), 미국의사협회(AMA), 미국가정의학회(AAFP) 등 의료단체들로부터도 지지를 얻고 있다. 오필의 지위 전환이 승인되면 미국에서 최초의 OTC 경구피임 정제가 될 전망이다.

 

페리고는 미시간주 앨러간에서 1887년 창립됐고 1991년 나스닥에 처음 시장공개를 했다. 절세를 위해 본사를 미국에서 아일랜드로 옮겼으며 2005년 이후 자체 개발보다는 여러 중소 셀프케어 소비자 전문 회사를 인수함으로써 성장을 추구해왔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처방약, 그 중에서도 항암제와 희귀질환약에 몰두하는 세계적인 추세와 반대로 소비자 셀프케어 건강관리용품에 집중하는 기업이다.

 

20219, HRA파마를 21억달러에 인수해 응급피임약인 엘라원정’(ellaOne 성분명 울리프리스탈 아세테이트)과 사전피임약인 오필정과 하나정’(Hana 성분명 데소게스트렐 desogestrel)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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