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북부 카르미엘(Carmiel)에 본부를 둔 프로탤릭스바이오테라퓨틱스(Protalix BioTherapeutics)는 이탈리아의 키에지파마소이티치(Chiesi Farmaceutici)의 자회사인 키에지글로벌레어디지즈(Chiesi Global Rare Diseases)와 공동 개발해온 성인 파브리병(Fabry disease) 치료제 페그우니갈시다제 알파(pegunigalsidase alfa, PRX–102)가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로부터 발매를 승인받았다고 5일(현지시각) 발표했다.
프로탤릭스는 식물세포 기반 단백질 발현 시스템을 지칭하는 ‘프로셀엑스’(ProCellEx)를 사용해 재조합 치료용 단백질을 개발‧제조·상업화하는 전문기업이다.
페그우니갈시다제 알파는 ProCellEx 플랫폼 기술을 바탕으로 담배세포(tobacco cell)를 이용해 생산한다. α-갈락토시다제-A 효소(α-Gal A)를 페길화(PEGylation)시켜 체내 안정성을 증가시키도록 목표지향적으로 설계한(purposefully-designed) 장기지속형 재조합 제제다. 페그우니갈시다제 알파는 임상시험에서 약 80시간의 순환 반감기를 갖는 것으로 확인됐다. 반감기가 늘어난 만큼 덜 자주 투여해도 된다.
파브리병(Fabry disease)은 리소좀에 있는 가수분해 효소 알파갈락토시다제A(alpha-galactosidase A)가 부족해져 혈관벽에서 글로보트리아실세라마이드(globotriaosylceramide, GL-3, 또는 Gb3) 등 당지질이 쌓이는 진행성 리소좀 축적 질환(Lysosomal Storage Disorders, LSD)이다. 페그우니갈시다제 알파는 알파갈락토시다제A를 보충하는 효소대체요법제(ERT)다. 이 질환은 5만명 당 1명꼴로 발생한다.
EU 집행위는 140여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최대 7.5년 추적조사가 이어진 ‘BALANCE’, ‘BRIDGE’, ‘BRIGHT’ 등 3건의 3상 임상시험에서 도출된 결과를 근거로 ‘PRX-102’의 발매를 승인했다. 임상시험은 효소대체요법제를 사용해 치료를 진행한 전력이 없거나 있는 환자들이 포괄됐다.
임상시험에는 추정 사구체 여과율(eGFR) 감소도를 지표로 하는 신장병 조절 효과를 사노피와 젠자임의 ‘파브라자임주’(Fabrazyme 성분명 아갈시다제 베타, agalsidase beta)와 직접 비교 평가한 내용이 포함됐다. PRX-102는 이들 임상에서 파브라자임과 비교했을 때 효능의 비열등성이 입증돼 1차 평가지표를 충족했다.
PRX-102는 지난 2월 25일, 유럽 의약품청(EMA)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로부터 승인 권고를 받았다. 미국에서는 2018년 패스트트랙을 지정받았으나 2021년 4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실사 지연 등으로 승인신청이 EHOTEK. 2022년 11월에 심사자료를 재제출한 게 FDA에 접수돼 2022년 12월 5일 승인심사가 착수됐다. 미국에서는 오는 5월 9일께 심사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FDA 승인이 나오면 프로탤릭스는 키에지로부터 마일스톤을 받게 된다.
2003년 4월 24일 미국에서 승인된 파브라자임은 지난해 9억3800만유로(9억8600만달러)의 매출을 올리며 파브리병 시장을 오랜 기간 지배해왔다. 2018년 승인받은 미국 필라델피아의 아미쿠테라퓨틱스(Amicus Therapeutics)의 파브리병 치료제 ‘갈라폴드캡슐’(Galafold 성분명 미갈라스타트염산염, migalastat HCl, 국내선 한독 판매)은 지난해 3억29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갈라폴드는 정맥주사로 투여되는 파브라자임, PRX-102와 달리 정제(미국에서)로 판매된다는 게 차별화된다. 파브라자임과 갈라폴드캡슐은 연간 치료비용이 미국에서 30만달러를 웃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