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은 폐암에 이어 국내 암 사망률이 두 번째로 높다. 한국은 특히 B형 간염 환자가 많아, 간암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최근 간암이 진행된 환자의 자세한 의료 임상 정보를 활용해 생존과 예후를 분석한 연구가 국제학술지에 발표됐다.
성필수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연구팀(김지훈 의정부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임상강사, 권민정·장소이 가톨릭의대 의학과 학생)은 2008년도부터 2014년까지 전국의 간암등록사업에 등록된 ‘치료받지 않은’ 간암 환자 1,045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특히 간암 환자 치료계획 및 방향을 정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치료받지 않은 간세포암 환자의 생존 및 예후와 관련 있는 인자들을 집중 분석 연구했다. 간암 치료는 간 절제, 간 고주파 열치료, 간동맥화학색전술, 전신항암화학요법, 간 이식으로 정의했다.
연구결과 치료받지 않은 환자들이 간세포암을 진단받은 평균나이는 59.6세였고, 80.2%가 남성이었다. 생존기간 중간값(median survival time)은 불과 3개월이었다. 생존기간 중간 값은 병의 진단 날짜부터 병 진단을 받은 환자군의 절반이 생존해 있는 시간의 길이로, 100명의 환자가 있다고 가정하면 50번째 환자가 사망하는 시점이다.
간암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군이 치료받은 환자에 비해 고령이고, 종양 정도가 더 진행 된 상태였다. 하지만 치료를 안 받은 환자의 11.7%인 123명은 간암 병기(BCLC stage)가 0/A기로 매우 초기이고, 9.2%인 96명 역시 B병기로 초기에 해당해 충분히 치료가 가능한 상태였다.
치료받지 않은 환자군의 간세포암의 불량한 예후와 관련된 주요 인자는 BCLC stage(종양 병기 평가지표), MELD score(간 기능 평가 지표), 혈중 AFP 농도(간세포암 표지자)로 확인 되었다. 특히 진행한 BCLC stage (stage D), 높은 MELD score (10점 이상), 높은 혈중 AFP 농도가 (1000ng/mL 이상) 불량한 예후와 관련이 있었다.
성필수 교수는 “환자의 임상 정보를 담은 국내 다기관 코호트를 이용한 간암 자연경과 연구로서, 지금까지 발표된 연구 중 가장 큰 규모의 연구로, 치료받지 않은 간암의 예후가 매우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환자의 치료 방침을 적용하거나 정부의 건강 보험 정책을 수립할 때 근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어 “최근 면역복합치료가 진행성 간암에서도 1차 치료로 건강보험 급여가 등재되어, 진료비 부담은 줄어들고 건강하게 치료받을 수 있기 때문에, 간암을 진단 받아도 늦었다고 생각하지 말고 꼭 간암 전문의를 찾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올해 의사면허 취득 후 가톨릭의대 부속병원에서 근무중인 권민정, 장소이 수련의(인턴)는 “가톨릭 의대에 재학하면서 간암 환자 진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중요한 연구에 참여할 수 있어 보람됐고, 연구 설계부터 논문 완성까지 많은 것을 배운만큼 앞으로도 환자에게 도움을 주는 연구를 하는 의학자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