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세레스테라퓨틱스(Seres Therapeutics, 나스닥 MCRB) 및 네슬레헬스사이언스(Nestlé Health Science)의 재발성 클로스트리듐 디피실리균 감염증(recurrent Clostridium difficile infection, rCDI) 예방약을 26일(현지시각) 승인했다.
경구용 분변 미생물총 기반 포자(fecal microbiota spores) 형태 치료제 ‘보우스트’(VOWST, live-brpk, 개발코드명 SER-109)는 18세 이상 성인에서 CDI에 항균제를 사용한 이후에도 재발한 rCDI를 예방하는 용도로 허가받았다.
이로써 미국에서 승인된 최초이자 유일한 경구투여용 미생물총 기반 예방치료제가 됐다. 보우스트는 오는 6월부터 공급될 예정이다.
그러나 보우스트는 클로스트리듐 디피실리균 감염증을 치료하는 용도로는 허가를 취득하지 못했다.
세레스테라퓨틱스는 미국 매사추세츠 캠브리지의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전문기업이고, 네슬레헬스사이언스는 세계 최대 식품기업 스위스 네슬레의 헬스케어 부문 자회사다. 양사는 2021년 7월 미국 및 캐나다 시장에서 ‘보우스트’를 공동 상용화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에 따라 네슬레는 자사의 인프라와 위장관계 제품 부문 영업팀, 보험팀 등을 활용해 마케팅을 주도하게 된다. 양사는 마케팅에 따른 비용과 수익을 동등하게 분배키로 했다. 세렉스는 보우스트 FDA 승인과 관련해 네슬레로부터 1억2500만달러의 성과금을 받게 된다.
‘보우스트’의 발매과정에서 양사는 손익을 나눠 갖거나 공동으로 분담하게 된다.인 네슬레 헬스 사이언스社는 지난달 26일 이 같은 내용을 공표했다.
FDA는 ‘ECOSPOR Ⅲ’ 및 ‘ECOSPOR Ⅳ’ 3상 임상시험을 바탕으로 보우스트를 승인했다. 앞서 이 신약을 ‘혁신치료제’ 및 ‘희귀의약품’으로 지정했다.
‘ECOSPOR Ⅲ’ 임상시험은 rCDI 환자를 대상으로 다의료기관, 피험자 무작위 배정, 위약 대조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 연구결과는 의학학술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에 게재됐다. 1차 평가지표는 rCDI 재발 감소율이었다.
‘ECOSPOR Ⅲ’ 임상에서 보우스트는 치료 후 8주차에 무재발률이 약 88%에 달해 위약 대조군의 60%를 괄목하게 웃돌았다.
또 치료 후 6개월차에 평가한 결과를 보면 보우스트 투여군은 79%가 무재발 상태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나 위약 대조군의 53%와 뚜렷한 격차를 보였다.
치료와 관련한 중증 부작용은 관찰되지 않았고 보우스트 투여군과 위약군이 대동소이했다. 8주차에 평가했을 때 근소하게나마 위약에 비해 발생 빈도가 높은 부작용은 복부팽만(보우스트 31.1%, 위약 29.3%), 피로(22.2% vs 21.7%), 변비(14.4% vs 10.9%), 오한(11.1% vs 7.6%), 예기지 않은 설사 (10.0% vs 4.3%) 등이었다.
‘ECOSPOR Ⅳ’ 임상시험은 총 263명의 성인 rCDI 환자를 대상으로 ‘보우스트’의 효과를 라벨 공개, 단일군 방식으로 평가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의사협회 오픈 저널인 ‘JAMA Network Open’에 게재됐다.
세레스테라퓨틱스의 에릭 샤프(Eric Shaff) 대표는 “10여년 전에 설립된 이래 세레스테라퓨틱스는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개발을 선도해왔다”면서 “경구용 미생물총 기반 치료제가 최초의 rCDI 예방약으로 FDA의 허가를 취득한 것은 환자 커뮤니티와 세레스에게 엄청난 진전”이라고 말했다. 이어 “임상시험 대상자 중에는 처음 증상 재발을 경험한 환자를 비롯해 광범위한 성인 rCDI 환자가 포함됐다”고 덧붙였다.
네슬레헬스사이언스의 그렉 베하르(Greg Behar) 대표는 “세레스테라퓨틱스와 전략적 제휴를 맺은 것은 위장관계 영역에서 환자들의 미충족 의료수요에 부응하려 지속적으로 노력해온 네슬레의 결과”라며 “우리팀이 위장관계 장애 분야에서 방대한 경험을 축적한 만큼 이제 환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의료인들과 협력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rCDI는 중증이나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는 원내감염증의 주요한 원인 중 하나다. 미국 질병관리센터(CDC)의 자료에 따르면 올해 미국에서만 총 15만6000여명에서 rCDI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
미국 코넬대 의대 칼 크로퍼드(Carl Crawford) 임상의학 조교수는 “항생제만으로는 rCDI의 기저 원인인 장내 미생물총의 불균형(dysbiosis)에 대응할 수 없다”며 “이번 보우스트 승인으로 새롭고 중요한 경구용 치료대안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