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털 헬스케어 기업 ‘한독’과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웰트’가 협업해 개발한 불면증 디지털치료기기 ’WELT-I’가 4월 19일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획득했다. 에임메드의 불면증 디지털 치료기기 ‘솜즈’가 지난 2월 15일 국내 1호 디지털치료기기로 승인받은 데 이어 두 번째다.
WELT-I는 의학적으로 입증된 인지행동치료를 기반으로 한다. 인지행동치료는 현재 임상진료지침에서 1차 치료로 권고되고 있다. 이 제품은 ‘불면증 인지행동치료법’을 모바일 앱으로 구현한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로 수면 효율을 높여 불면증 환자의 증상을 개선하는 데 사용하도록 허가됐다. 불면증 인지행동 치료는 불면증을 지속시키거나 악화시키는 심리적, 행동적, 인지적 요인들에 대한 중재(교정)를 목표로 하는 치료를 말한다.
WELT-I는 이러한 인지행동치료를 환자의 수면 패턴에 따라 개인맞춤형으로 제공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환자가 입력하는 ‘수면 일기’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별 맞춤형 적정 취침 시간 제시 △수면의 질을 개선하기 위한 환자의 행동 중재 △수면 방해 습관 분석 △긴장과 불안을 줄이는 이완요법 등을 6주간 수행함으로써 환자의 불면증을 개선하는 원리로 작동한다.
즉 수면 패턴에 따라 △수면제한요법 △수면위생교육 △자극인자 조절 △인지재구성 △이완요법 등을 상세하게 제시해 실천하도록 유도한다.
웰트가 불면증 환자 120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한 결과 WELT-I는 수면 효율을 유의하게 개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면 효율은 환자의 수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객관적, 정량적 지표이다.
식약처는 대한신경정신의학회와 대한디지털치료학회의 정신건강의학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의료기기위원회’를 개최하여 WELT-I의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해 자문하는 등 과학적이고 철저한 심사를 거쳐 허가했다.
식약처가 2022년부터 시행한 ‘혁신의료기기 통합심사·평가 제도’에 따라 WELT-I는 2022년 12월 15일, 제1호 혁신의료기기로 지정됐고 종전 390일 걸리는 심사기간을 80일로 약 80% 단축할 수 있게 됐다. 또 건강보험 급여화와 시장 진입이 앞당겨지는 등 이 제도의 부수적인 혜택을 입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독은 이번 WELT-I 승인에 이어 웰트와 사업화를 위한 전략적 협력을 강화키로 했다. 양사는 웰트의 우수한 연구 역량과 한독의 허가, 급여, 마케팅, 영업 등 전반적인 비즈니스 역량을 결합해 새로운 영역인 디지털치료기기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만들어낼 계획이다.
한독과 웰트는 2021년 지분 투자와 파트너십을 체결했으며 한독은 WELT-I의 국내 판권을 보유하고 있다. 한독은 현재 가장 많이 처방되고 있는 수면제인 ‘스틸녹스정’의 마케팅를 담당하며 불면증 분야에서 오랫동안 경험을 쌓아왔다. 또 다양한 제품을 통해 중추신경계(CNS)질환과 희귀질환을 포함한 미충족 의료수요 의약품뿐만 아니라 의료기기 영역에서 비즈니스 경쟁력을 확보해왔다.
김영진 한독 회장은 “허가를 넘어선 디지털치료기기가 성공적으로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연구개발뿐 아니라 학회와 의료진과의 협업, 사업화에 대한 경험과 역량도 매우 중요하다”며 “국내 치료환경에서 인지행동치료의 낮은 접근성과 한계로 어려움이 있었던 불면증 환자에게 디지털치료기기 WELT-I는 새로운 치료 옵션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성지 웰트 대표이사는 “웰트의 첫 파이프라인인 WELT-I가 탄탄한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허가를 받게 돼 매우 기쁘다”며 “국내 수면제 시장을 주도하는 한독과 시너지를 발휘해 개발에 이은 사업화도 성공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웰트는 2016년 삼성전자에서 분사된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이다. 지난해 11월 아시아 기업으론 최초로 글로벌 디지털치료제협회(DTA)의 이사사로 선정된 바 있다. 웰트는 현재까지 삼성, 한독, IMM, 스마일게이트 등에서 누적 14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