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 소재한 혁신적인 공유(covalent)결합 신약개발 전문기업 코반트테라퓨틱스(Covant Therapeutics)는 베링거인겔하임과 ADAR1 억제제에 대한 독점적 연구 제휴 및 글로벌 라이선스 아웃 계약을 체결했다고 28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이로써 면역항암제 연구기반이 다른 빅파마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한 베링거인겔하임은 특이한 기전을 가진 분야에서 보배를 건질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됐다.
ADAR1은 RNA 편집효소로서 암세포는 면역 탐지를 피하기 위해 이를 이용한다. 일부 종양 유형은 ADAR1이 손실될 경우 매우 취약해지는 것으로 규명돼 있다. 따라서 ADAR1을 삭제하면 종양이 면역요법에 민감해져서 더 많은 암환자들이 면역관문억제제와 같은 효과적인 약물의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즉 ADAR1을 억제하면 치료 반응률이 낮은 ‘차가운 암’(cold tumors)을 치료 반응률이 높은 ‘뜨거운 암’(hot tumors)으로 전환해 종양미세환경 내에서 더 많은 면역세포가 암을 공격할 수 있도록 조정할 수 있다. 면역관문억제제는 매우 높은 효과로 치료혁신을 부르고 있지만 대상 종양이 제한적이어서 ADAR1 억제제 같은 약물이 요구되고 있다.
계약에 따라 코반트테라퓨틱스는 베링거인겔하임으로부터 1000만달러의 선불계약금을 받기로 했으며, 향후 최대 4억7100만달러의 마일스톤, 별도의 순매출 대비 단계별 로열티를 받기로 했다.
코반트테라퓨틱스는 고효율 화학단백질체 기반 스크리닝과 구조 단백질체학을 결합한 고유의 플랫폼을 적용해 ADAR1과 같이 도전적인 표적들을 억제할 수 있는 고부가가치, 계열 최초 또는 계열 최고의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 집중하고 있다. 스위스 및 영국에 기반을 둔 로이반트사이언스(Roivant Sciences, 나스닥 ROIV)로부터 분사됐다.
베링거인겔하임의 라민 음보우(Lamine Mbow) 면역항암제‧면역조절 담당 글로벌 대표는 “ADAR1은 상당한 치료 잠재력을 갖고 있는 흥미로운 면역항암제 표적”이라며 “베링거는 각별한(exceptional) 연구팀과 강력한 플랫폼을 보유한 코반트테라퓨틱스와 제휴해 다양한 암에서 환자들의 삶을 변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코반트테라퓨틱스의 이반 코넬라(Ivan Cornella) 최고과학책임자는 “베링거 인겔하임의 연구진과 협력해 면역항암제에 잘 듣지 않는(hard-to-drug), 핵심적인 표적인 ADAR1에 대응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할 것”이라며 “선도적인 종양학 및 면역항암제 관련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는 베링거인겔하임이 코반트테라퓨틱스와 제휴키로 결정한 것은 우리가 보유한 연구 조직과 방법론의 강점을 인정했다는 증거”라고 밝혔다.
단백질 표적과 공유결합을 형성하는 약물은 약 100년 동안 존재해 왔지만 제약산업 초기에는 일반적으로 우연한 행운에 의해 발견됐다. 최근 수십 년 동안 공유결합 약물의 합리적 설계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다. 공유결합 약물은 효능을 높이는 연장된 표적 개입 기능을 갖고 있다. 대표적인 게 블록버스터인 얀센의 브루톤티로신키나제(Bruton’s tyrosine kinase, BTK) 억제제인 ‘임브루비카캡슐’(Imbruvica, 성분명 이브루티닙 Ibrutinib)과 아스트라제네카의 EGFR 변이 억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인 ‘타그리소정’(Tagrisso 성분명 오시머티닙 Osimertinib) 등이다.
KRAS 활성을 막는 암젠의 sotorasib, 미라티테라퓨틱스의 adagrasib 등은 공유결합 약물이 ‘약으로 치료될 수 없는’(undruggable) 것으로 간주된 KRAS 표적을 깨는 모범사례를 보여줬다.
또 화이자의 코로나19(COVID-19) 항바이러스제 ‘팍스로비드’(Paxlovid)도 공유결합 약물로서 공유결합 접근 방식이 프로테아제 활성 부위와 외견상 약으로 치료될 수 없는 표적에 모두 접근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베링거는 2018년 1월 12일에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EGFR 변이 억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지오트립’(Giotrif 성분명 아파티닙 afatinib)과 파이프라인인 ‘BI 1810631’을 통해 공유결합 약물의 강점을 터득했고 이번에 코반트테라퓨틱스와 제휴해 ADAR1 억제제를 위한 최선의 방법으로 공유결합 접근법을 모색하게 됐다.
베링거는 지난 1월에도 면역항암제 개발을 위해 3T바이오사이언스(3T Biosciences)와 제휴했다. 베링거는 새로운 항암 표적(항원)을 확인하기 위해 환자 유래 T-세포수용체(TCR) 데이터를 기계학습을 통해 광범위한 라이브러리를 3T바이오사이언스의 플랫폼에 입력함으로써 TCR 대상을 식별하고, 특이성(표적성) 및 비표적 교차반응을 TCR 스크리닝을 통해 구체적인 약물 표적을 선별할 계획이다. 그 대가로 3T는 일상적인 로열티 외에 신약개발 성과에 따른 마일스톤으로 최대 2억6800만달러를 챙길 수 있게 됐다.
3T의 ‘3T-TRACE’ 발굴 플랫폼은 환자의 데이터를 환자를 위해 사용함으로써 다양한 암종과 대상 환자에 걸쳐 최고의 면역원성(암항원) 표적을 발견해 암 치료를 변화시킬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이 회사 CEO인 스테판 시어러(Stefan Scherer)는 설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