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약기업 존슨앤드존슨이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espiratory syncytial virus, RSV) 백신 개발 경쟁에서 이탈했다. 존슨앤드존슨의 자회사인 얀센파마슈티컬컴퍼니는 지속적인 투자를 위해 가장 혁신적인 자산을 우선하기 위한 포트폴리오 검토와 RSV 백신 경쟁 환경에 대한 평가 결과 성인 RSV 백신 프로그램을 종료하고 관련 3상 EVERGREEN 연구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29일(현지시각) 밝혔다.
얀센은 환자에게 가장 큰 잠재적 유익성을 제공하는 변혁적 의약품에 초점을 맞추기 위한 연구개발 투자에 대한 전략적 선택의 일환으로 이 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치료 분야 전반에 걸쳐 내부 발굴, 개발, 외부 혁신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얀센 연구개발 임시 책임자 겸 최고외부혁신·의학책임자 빌 하이트(Bill Hait) 부사장은 “얀센은 주기적으로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면서 환자의 삶을 바꿀 수 있는 제품에 깊이 투자하려고 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여전히 차별화된 파이프라인을 발전시키고 수많은 환자의 삶을 개선시키며 미충족 의료 수요가 가장 큰 분야에서 새로운 치료 양식을 개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얀센은 2021년 9월에 60세 이상의 성인 2만7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RSV 백신 후보물질을 평가하는 임상 3상 EVERGREEN 연구를 시작했다. 얀센의 RSV 백신은 앞서 진행된 임상 2b상 시험에서 70~80%의 효능을 보였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존슨앤드존슨은 EVERGREEN 연구 데이터를 향후 과학계와 공유할 계획이다.
한편 존스앤드존슨의 경쟁사인 화이자와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은 RSV 백신을 먼저 출시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화이자와 GSK는 각각 지난 2월 28일과 3월 1일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자문위원회로부터 60세 이상 접종용 RSV 백신 승인 권고를 획득했다. FDA는 오는 5월 안에 두 백신의 승인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사는 신생아의 RSV 감염을 막기 위한 산모 접종용 백신도 먼저 승인을 얻기 위해 경쟁 중이다. 다만 GSK는 "안전성 데이터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면밀한 자료분석 차)" 2022년 2월 산모용 백신에 대한 등록 및 백신 접종을 중단한 상태다.
모더나는 지난 1월 18일, 올해 상반기에 60세 이상 성인용 mRNA 기반 RSV 주사인 mRNA-1345에 대한 BLA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모더나는 아직 소아용(산모 대상 모체면역 입증) 임상은 1상에 있다.
사노피가 아스트라제네카와 공동 개발한 장기지속형 영아용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예방항체(엄밀히 백신이 아님) ‘베이포터스’(Beyfortus, 성분명 니르세비맙 nirsevimab)도 FDA 검토를 받고 있으며 올해 3분기 중 승인 여부가 결정날 예정이다. 베이포터스는 작년 11월 3일 유럽연합(EU) 승인을 받았다.
이처럼 백신 경쟁이 4파전 양상을 보이면 선점 경쟁이 치열해지자 얀센은 이번 포트폴리오 재구축 과정에서 한 발을 뺀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