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사노피 및 미국 리제네론의 아토피 피부염‧천식 치료제 ‘듀피젠트프리필드주’(Dupixent, 성분명 두필루맙, dupilumab)가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임상에서 효과를 입증하면서 이를 치료할 최초의 생물학적제제가 될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사노피는 흡연하고 있거나 과거에 흡연했던 40~80세의 939명의 성인 COPD 환자를 대상으로 표준치료인 흡입치료의 최대 수준(3중용법)에 추가로 듀피젠트 또는 위약을 투여하는 3상 BOREAS 임상시험에서 듀피젠트 투여군은 52주 동안 1차 평가지표인 중등도~중증으로의 급성 COPD 악화가 위약 대비 3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3일(미국 현지시각) 발표했다.
2차 평가지표인 1초간 강제호기량(forced expiratory volume in one second, FEV1)은 치료 12주차에 듀피젠트 투여군은 160mL 가량 개선됐으며 위약군은 77mL 개선됐다. 이런 효과는 52주차까지 지속됐다.
이밖에도 세인트조지호흡기설문조사(St. George’s Respiratory Questionaire , SGRQ)로 측정한 삶의 질 개선, COPD 관련 호흡기증상평가(Evaluation Respiratory Symptoms: COPD, E-RS: COPD) 척도로 매긴 호흡기증상 평가에서 호흡기 증상의 중증도 감소라는 평가지표를 충족했다.
이로써 듀피젠트가 생물학적제제로는 처음이자 유일하게 폐기능, 삶의 질, 호흡기 증상에서 상당한 개선 효과를 입증했다고 사노피는 설명했다.
생물학적제제로는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중증 천식 치료제인 ‘누칼라주’(Nucala, 성분명 메폴리주맙 Mepolizumab)와 아스트라제네카(AZ)의 천식치료제인 ‘파센라프리필드시린지주’(Fasenra 성분명 벤라리주맙 benralizumab)와 같은 다른 생물학적제제가 COPD 치료제에 도전했으나 실패했다. 누칼라와 IL-5 억제제인 반면 듀피젠트는 IL-4와 IL-13 경로를 표적으로 삼는다는 점에서 다르다.
COPD는 세계 사망 원인 3위에 달하는 심각한 질환이나 10년째 새로운 치료 옵션이 등장하지 않아 듀피젠트가 이 적응증을 획득하면 확장 시 듀피젠트의 매출 확장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미국 투자회사 Evercore ISI의 분석가들은 듀피젠트가 COPD까지 적응증을 확대한다면 미국 내에서 최대 25억달러, 이외 지역에서 10억달러의 추가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사노피는 2017년에 아토피피부염으로 첫 적응증을 승인받았고, 2018년에는 천식을 두 번째로 허가받았다. 듀피젠트는 지난해 전년 대비 34% 증가한 82억9300만유로(87억달러)의 매출을 올린 바 있다.
현재 사노피는 COPD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듀피젠트의 두번째 반복 임상 연구를 진행 중이며, 2024년에 최종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적응증 승인이 2차 임상 연구결과에 달려 있는지 여부는 확실하지 않으며, 사노피 측은 승인 신청을 언제 제출할지 밝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