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글로벌 의료기기 회사들이 주름잡던 연속혈당측정기(continuous glucose monitoring, CGM) 시장에 국내 업체인 아이센스가 뛰어들 예정이다.
연속혈당측정기는 기존처럼 바늘로 손가락에 피를 내지 않고 피부에 부착해 미세바늘로 혈액을 감지, 실시간으로 혈당을 측정하는 의료기기다. 저혈당이 오면 사망에 이를 수 있어 하루 7~8번의 주기적인 혈당 측정은 당뇨병 환자에게 중요하고도 번거로운 일과다. 특히 1형 당뇨병 환자의 경우 매일 혈당을 측정하고 필요시 인슐린을 투여해야 하는 만큼 연속혈당측정기는 중요하다.
국내서는 3개 글로벌 기업의 제품을 국내 업체들이 각각 대행 판매하고 있다. 덱스콤의 ‘G6’, 애보트의 ‘프리스타일 리브레’, 메드트로닉의 ‘가디언커넥트’ 등을 각각 휴온스, 대웅제약, 한독이 수탁 판매하고 있다.
이런 3파전 구도 속에서 바이오센서 기업인 아이센스는 지난 2월, 의료기기 허가를 위한 품목허가 신청서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했다.
아이센스는 빠르면 6월, 늦어도 7월 중에 품목허가를 받아 올해 국내 혈당측정기 처방 시장에 자사의 CGM인 ‘케어센스 에어’를 내놓을 올 3분기 중 출시할 계획이다. 국내뿐만 아니라 유럽 CE인증도 3월 중 추진할 계획이다.
케어센스 에어는 5분마다 자동으로 혈당값이 측정된다. 스마트 기기와 연동돼 혈당치를 실시간 확인할 수 있고 의료진과의 데이터 공유가 가능하다.
아이센스는 또 최근 카카오헬스케어와 ‘만성질환 관리를 위한 포괄적 업무 협약’을 맺고 플랫폼과 제품 개발 역량을 활용한 협업을 진행키로 했다고 지난 16일 발표했다. 하지만 CGM 제조기술을 가진 아이센스와 온라인 플랫폼에 그치는 카카오가 오프라인 유통망을 갖추지 않고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제품 유통은 국내 다른 제약사에 맡길 공산이 크다.
아이센스 외에도 유엑스엔, 이오플로우 등 국내 다른 업체도 연속혈당측정기를 한창 개발 중이다.
유엑스엔 제품은 백금을 기반으로 한 게 차별화된다. 보통 연속혈당측정기는 포도당과 반응하는 효소가 부착되는데 이를 생산, 보관, 유통하는 과정은 까다롭다. 이와 달리 백금 기반 혈당측정기는 인체에 안전하고 외부 환경요인에 의해 쉽게 변질되지 않아 보관, 사용이 편리하다.
이오플루오는 인슐린펌프와 연속혈당측정기를 일체화한 제품을 개발 중이다. 그동안 환자들은 이를 따로 구입하고 관리하다보니 불편감이 있었다. 이오플로우는 이를 해결할 제품을 2026년까지 출시한다는 목표다.
CGM 제조기술을 가진 의료기기 업체들이 아직은 자체 유통망을 갖출 만큼 성장하지 않았기 때문에 제약사와 제휴할 것으로 보인다. 제약사로는 의사들이 연속혈당측정기를 권고하는 상황에서 자사의 당뇨병 치료제 등을 연계 마케팅하기 위해 CGM 업체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올해 특허가 만료되는 당뇨병 치료제가 집중되는 데다가 SGLT-2 억제제 계열 약물의 병용 또는 함유 복합제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가 이뤄지는 만큼 처방약 시장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CGM 유통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