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코네티컷주 스탬퍼드(STAMFORD)의 바이오제약사 스프링웍스테라퓨틱스(SpringWorks Therapeutics, 나스닥 SWTX)의 신약후보물질인 니로가세스타트(nirogacestat)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희귀 공격성 섬유종인 데스모이드종양(Desmoid tumor) 치료제로서 우선심사 대상으로 지난 27일(현지시각) 지정됐다.
처방약생산자수수료법(PDUFA)에 따라 이 약은 오는 8월 27일까지 승인 여부가 결정날 예정이다. 승인될 경우 미국에서 최초의 데스모이드 종양 치료제가 될 전망이다. FDA는 현재로서는 승인 여부를 논의하기 위해 자문위원회 회의를 개최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앞서 FDA는 니로가세스타트를 패스트트랙 심사 대상, 혁신치료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한 바 있다.
이 약은 경구용 선택적 감마 세크레타제 억제제(gamma secretase inhibitor)저분자 물질이다. 감마 세크레타제는 데스모이드 종양 및 난소과립세포종의 성장에 기여하는 활성 경로에서 노치(Notch)를 포함한 비롯한 다중 막관통 단백질 복합체 절단(분해), 활성화시킨다. 이는 종양의 성장을 유도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감마 세크레타아제는 또한 막결합 B세포성숙항원(BCMA)을 직접 절단하여 세포 표면에서 BCMA 세포외 도메인(extracellular domain. ECD)을 방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감마 세크레타제를 억제함으로써 많은 양의 노치 단백질을 줄일 수 있고, 세포막에 결합된 BCMA를 보존할 수 있으며, 그 표적 밀도를 증가시키는 반면 BCMA-지시요법에서 유인(decoy) 수용체 역할을 할 수 있는(즉 BCMA 표적 지향을 방해하는) 가용성 BCMA ECD의 수준을 감소시킨다.
니로가세스타트는 다발성골수종의 전임상시험 동물모델에서 BCMA 지시요법의 활성을 향상시키는 능력이 관찰됐다. 이에 스프링웍스는 니로가세스타트를 BCMA 강화제로 평가하고 있다. 이를 위해 프레드허친슨(Fred Hutchinson) 암연구센터 및 다나파버(Dana-Farber)와 협력 연구를 진행키로 했다.
데스모이드 종양은 연조직에 발생하는 희귀하고 공격적, 국소침습적이며 잠재적으로 병적인 종양이다. 주로 복부, 팔, 다리에 발생한다. 전이되지는 않지만 높은 재발률을 보인다. 환자를 쇠약하게 하고, 드물게 중요한 구조에 영향을 미치면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역사적으로 데스모이드 종양은 수술적 절제로 잘 치료됐지만 수술 이후에도 국소적으로 재발이 잦아 주변조직으로 침윤해 혈관과 주요 장기에 영향을 끼친다. 이에 수술 대신 다른 치료가 모색되고 있다. 현재까지 승인된 데스모이드 종양 치료제는 없으며, 방사선요법 또는 항암화학요법을 사용한다.
니로가세스타트의 신약승인신청은 FDA의 실시간항암제심사(RTOR) 프로그램 하에 심사되며 데스모이드 종양을 가진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니로가세스타트를 평가한 글로벌, 무작위, 이중맹검, 위약대조 시험인 임상 3상 DeFi 연구에서 나온 긍정적인 결과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1차 평가지표는 독립중앙심사위원회가 평가한 무진행생존기간(PFS),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이다. 2차 및 탐색적 평가지표에는 안전성 및 내약성, 객관적반응률(ORR), 반응지속기간, 자기공명영상(MRI)으로 측정된 종양 부피 변화, 환자보고결과의 개선 정도 등이다.
지난해 9월 유럽종양학회(ESMO)에서 발표된 데이터에 따르면 니로가세스타트 투여군은 질병 진행 및 사망 위험을 위약군 대비 71% 낮췄다. 무진행생존기간(PFS) 중앙값은 위약군 15.1개월로 산출됐으나 니로가세스타트 투약군은 중앙값에 도달하지 않았다. 분석시점 기준(투약 2년차) 질병의 진행위험을 71% 낮췄다.
주요 2차 평가지표인 객관적반응률은 니로가세스타트가 41%인 반면 위약은 8%에 불과했다. 암 세포가 모두 사라진 완전반응률은 각각 7%, 0%였다.
그러나 카플란-마이어 생존 분석(Kaplan-Meier estimate) 도구를 통해 PFS를 분석한 결과, 니로가세스타트 투여군은 PFS를 달성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회사 측은 “성별, 암 위치, 이전 치료 또는 수술 여부, 변이 상태 등 사전에 설계된 하위집단 별로 데이터를 살펴보면 유의미한 개선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 임상은 환자 142명을 대상으로 니로가세스타트 150mg 또는 위약을 투여하는 무작위 배정 방식으로 진행됐다. 현재는 라벨 공개 연장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스프링웍스의 사킵 이슬람(Saqib Islam) 최고경영자는 “데스모이드 종양을 가진 사람은 심한 통증과 다른 쇠약성 질환을 경험할 수 있다”며 “뚜렷한 치료제가 없는 질환에 잠재적으로 표준치료를 바꿀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돼 흥분된다”고 말했다.
스프링웍스는 니로가세스타트와 미르다메티닙(mirdametinib) 등의 개발을 위해 2017년 화이자의 지원을 받아 분사한 회사다. 미르다메티닙은 MAPK 신호전달경로 중 핵심인 MEK1. MEK2 표적을 억제한다. 수술이 불가능한 1형 신경섬유종증 총상(叢狀 또는 망상·網狀) 신경섬유종(Neurofibromatosis Type 1 (NF1) Plexiform Neurofibromas. NF1-PN) 치료를 위해 2세 이상 어린이를 대상으로 2b상 ReNeu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