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해변도시 라호야(La Jolla)에 있는 애비디티바이오사이언스(Avidity Biosciences)는 안면 견갑상완근 이영양증( facioscapulohumeral muscular dystrophy, FSHD) 치료제 신후보물질 ‘AOC 1020’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받았다고 14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애비디티는 항체-올리고핵산염 접합체(antibody-oligonucleotide conjugate, AOC) 개발 전문업체로, ‘AOC 1020’도 그 개발 성과 중 하나다. 최근 항암제 개발에서 인기 절정인 항체약물복합체(antibody-drug conjugates, ADC)가 표적에 대한 항체에 약물(주로 독성항암제)을 결합시킨 것이라면 AOC는 약물 대신 문제가 되는 유전자와 결합하는 올리고핵산을 붙인 것이다.
FSHD는 상염색체 우성 유전성 질환으로 평생토록 근육 기능이 상실되고 심한 통증, 피로를 동반하게 된다. 진행성‧불균형성 골격근 상실로 인해 처음에는 안면, 어깨, 팔, 몸통 등의 근육이 약화되고, 종국엔 하부의 근육 약화가 진행돼 휠체어에 의지해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 현재까지 승인 받은 치료제는 없다.
AOC 1020은 FSHD의 여러 원인 유전자 가운데 ‘이중 호메오박스 4’(double homeobox 4) 또는 ‘DUX4’라 불리는 유전자의 비정상적인 발현으로 인해 유발되는 질환에 특화돼 이를 억제하는 신약후보다. DUX4 유전자의 과발현에 의해 체내 근육에서 DUX4 단백질이 축적되면 평생토록 근육 기능이 진행성으로 상실되는 FSHD의 전형적인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AOC 1020은 애비디티가 임상 단계 개발을 진행 중인 두 번째 근육 표적 소간섭RNA(small interfering RNA, siRNA) AOC로서, DUX4의 mRNA의 과발현 및 근육 내 DUX4 단백질 양을 억제한다. AOC 1020은 DUX4 mRNA를 표적으로 하는 siRNA, 이에 결합하는 트랜스페린 수용체 1(transferrin receptor 1, TfR1)에 대한 독점적 단일클론항체로 구성된다.
쥐를 대상으로 한 전임상 연구에서 쥐 버전 AOC 1020를 정맥으로 단회 투여한 결과 3가지 기능 분석(러닝머신 달리기, 생체 내 힘, 복합 근육활동 전위)를 통해 근육 약화가 진행되는 것을 예방하는 것으로 입증됐다. AOC 1020은 현재 FSHD 성인을 대상으로 한 FORTITUDE 1/2상을 진행 중이다.
애비디티는 FORTITUDE 임상시험에서 충원된 피험자의 절반가량을 대상으로 예비 평가자료를 작성, 2024년 상반기에 공개할 계획이다.
애비디티바이오사이언스社의 스티브 휴즈(Steve Hughes) 최고의학책임자는 “FDA가 AOC 1020을 희귀의약품으로 지정해 FSHD 환자를 위한 효과적인 치료대안 개발의 중요성에 힘을 실어줘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AOC 1020은 증상을 유발하는 DUX4 유전자를 직접 표적해 FSHD의 기저 생물학적 발병 원인을 치료하도록 설계됐다”며 “AOC 1020의 개발을 진척시켜 치료제가 매우 절실한 환자에게 공급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애비디티바이오사이언스는 AOC 1020에 앞서 제1형 근긴장성 이영양증(myotonic dystrophy type 1, DM1) 치료제 ‘AOC 1001’을 개발해왔다. AOC 1001은 MARINA 및 MARINA-OLE 1/2상을 진행 중이다.
또 AOC 1044는 엑손 44 스키핑(exon 44 skipping)을 개선하는 뒤센근이영양증(Duchenne muscular dystrophy, DMD) 돌연변이 환자를 위한 AOC로서 현재 EXPLORE44 1/2상 임상을 진행 중이다. AOC 1044는 이 회사가 DMD 치료제로 개발 중인 여러 AOC 중 첫 번째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