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AZ)는 지난 9일(현지시각) 2022년도 4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인터루킨-12(IL-12) 면역요법제인 MEDI9253의 임상 개발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1월 같은 계열의 MEDI1191에 대한 권리를 원래 소유주인 모더나에게 반환한 지 3개월 만에 이뤄진 행보들이다.
IL-12 면역요법제(IL-12 fusion protein)는 세포자살 촉진제이자 면역자극제다. 예정된 세포사 리간드-1 자극제(Programmed cell death-1 ligand-1 stimulant)이기도 하다. 암과 관련, T세포를 증식시켜 암을 사멸하고 환자 생존기간을 연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최근 IL-12 면역요법제를 포기하는 빅파마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앞서 독일 머크는 지난 1월 3일 IL-12 면역요법제 후보인 M9241(옛 NHS-IL12, PDS0301)을 미국 뉴저지주 모리스타운 내 플로럼파크(FLORHAM PARK) 소재 PDS바이오텍(PDS Biotech, 나스닥 PDSB)에 500만달러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또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는 지난 6일 IL-12 면역요법제인 DF6002에 대한 권리를 드래곤플라이테라퓨틱스(Dragonfly Therapeutics)에 반환하겠다며 4억7500만달러 선불금을 지급했던 2020년 계약을 뒤집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드래곤플라이 측은 전임상시험 및 임상시험에서 고무적인 결과를 보인 DF6002를 반환하겠다니 환영할 만하다고 반응했다.
이와 관련, AZ의 종양학 R&D 부회장인 수전 갈브레이스(Susan Galbraith) 박사는 9일 기자회견에서 “이러한 결정이 IL-12 치료법 전체에 대한 확신 부족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 개별적인 신약후보의 조정”이라고 설명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MEDI9253 외에도 만성폐쇄성폐질환 치료제 후보 1개, 종양후보물질 2개, 실험용 IL-33 항체도 연구를 중단키로 했다.
이는 지난해 코로나19 백신(Baxzevria) 및 치료제(Evusheld)의 매출 급감으로 인한 손실을 메우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AZ, 2022년 매출 443억5000만달러 … 항암제 매출 비중 35%, 희귀약 성장, 중국 시장 기대
이날 AZ는 지난해 자사 약품 판매와 파트너십으로 벌어들인 자금으로 443억5000만달러의 수익을 올렸다고 보고했다.
이는 파스칼 소리엇(Pascal Soriot) 최고경영자(CEO)가 2014년 화이자의 1166억달러 인수 제의를 거부하는 근거로 2022년 매출 목표로 설정한 450억 달러 매출 목표에 조금 못 미쳤지만 주가를 4.75% 끌어올릴 정도로 전반적으로는 좋은 평가를 받았다.
2021년 매출실적은 374억1700만달러였으나, 코로나19 백신 매출이 상당 부분 매출 증대에 기여했다. 이를 감안하면 2022년은 항암제 분야에 집중하고, 희귀의약품으로 영역을 넓힌 게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엔허투주100mg’(Enhertu 성분명 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 fam-trastuzumab-deruxtecan-nxki, T-DXd) 등 항암 분야 파이프라인의 약진이 돋보였다. 암 치료제 부문은 2014년 AZ 매출의 11%에 불과했으나 현재 35%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AZ는 치열한 경쟁에 직면해 있으며 이들 중 상위 의약품 3종(타그리소, 임핀지, 린파자)은 미국 외 지역에서는 성장세가 예상보다 느리다고 보고했다.
아스트라제네카의 최근 성장은 2년 전 희귀질환 약 전문 알렉시온파마슈티컬스(Alexion Pharmacuticals)를 390억달러에 인수한 덕분이다. 이를 통해 지난해 약 60억달러의 수익을 올린 발작성야간혈색소뇨증(PNH) 치료제 ‘솔리리스’(Soliris)와 ‘울토미리스’(Ultomiris)를 확보했다.
AZ는 향후 10년 동안 15개의 신약과 여러 치료제들을 시장에 출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그 일환으로 AZ는 올해 1월 9일, 미국 매사추세츠주 월섬(Waltham)의 저항성 고혈압, 비 조절 고혈압. 만성 신장병 치료제 개발 전문기업인 신코파마(CinCor Pharma, 나스닥 CINC)를 18억달러에 인수했다. 이를 통해 확보한 알도스테론 합성효소 저해제(aldosterone synthase inhibitor, ASI) 계열의 치료 저항성 및 비 조절성 고혈압 치료제 신약후보물질 박스드로스타트(baxdrostat 개발코드명 CIN-107)는 자사의 당뇨병 치료제인 ‘포시가정’(Farxiga, 성분명 다파글리플로진, dapagliflozin)과 시너지를 이룰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소리엇 AZ 최고경영자는 “최근 중국이 엄격한 COVID-19 관련 봉쇄 정책을 해제해 감염이 증가함에 따라 중국 시장에서의 성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