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제약사 메나리니의 경구용 선택적 에스트로겐 수용체 분해제(selective estrogen receptor degrader, SERD) 계열 유방암 치료제 신약인 ‘오르서두’(Orserdu, 성분명 엘라세스트란트 elacestrant)가 27일(현지시각)를 미국 식품의약국(FDA) 시판 승인을 획득했다.
메나리니그룹은 FDA가 오르서두를 이전에 최소 한 가지 내분비요법 이후 질병 진행이 확인된 ER(에스트로겐 수용체) 양성, HER2(사람표피성장인자수용체 2) 음성, ESR1-변이 양성의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유방암이 있는 폐경 후 여성 또는 성인 남성의 치료제로 승인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메나리니그룹은 미국 뉴욕에 기반을 둔 암 치료제 전문 자회사 스템라인테라퓨틱스(Stemline Therapeutics, 나스닥 STML)를 통해 미국에서 오르서두를 상용화할 계획이다.
메나리니그룹은 2020년 7월 23일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 소재한 골다공증 치료제, 항암제, 내분비계질환 치료제 전문 제약기업 라디어스헬스(Radius Health)로부터 엘라세스트란트의 글로벌 판권을 획득했다. 당시 라디어스는 3000만달러를 선불계약금으로 받고 최대 3억2000만달러의 개발 진행 단계 마일스톤과 별도의 10% 초반 내지 중반 대의 순매출액 대비 로열티를 보장받았다.
라디어스헬스는 이번 승인의 기반이 된 3상 EMERALD 임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이번 승인에 따라 라디어스는 메나리니로부터 마일스톤 및 매출액 기반의 로열티를 받게 된다.
EMERALD 임상에서 오르서두는 표준 내분비요법제인 풀베스트란트(fulvestrant, 브랜드명 Faslodex)., 레트로졸(letrozole. Femara), 아나스트로졸(anastrozole, Arimidex), 엑스메스탄(exemestane. Aromasin) 중 의사가 선택해준 치료제(standard of care, SOC)와 비교한 결과 전체 환자군과 ESR1 돌연변이를 보유한 환자군의 무진행 생존(PFS)을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개선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ESR1 변이를 가진 환자군(전체 피험자의 477명 중 47.8%)에서 오르서두는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표준요법 대비 45% 감소시켰다. 또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은 엘라세스트란트 투여군이 2.8개월인 반면 SOC 투여군은 1.9개월이었다.
6개월차의 PFS 달성 환자 비율은 각각 34.3%, 20.4%였다. 12개월차에서 PFS 달성 환자 비율은 각각 22.3%, 9.4%였다.
안전성 측면에서 엘라세스트란트 투여군의 92.0%와 SOC 투여군의 86.0%에서 부작용(AE)이 발생했지만 임상연구자들은 각각 63.3%와 43.7%가 치료와 관련된 것으로 간주했다.
3등급 또는 4등급 이상반응은 각각 환자의 27.0%, 20.5%에서 발생했으나 7.2%, 3.1%만이 치료 관련 부작용으로 간주됐다.
부작용으로 인한 약물 투여 중단은 각각 15명(6.3%)와 10명(4.4%)에서 나타났다. 가장 흔한 모든 등급의 이상반응은 각각 35.0%, 18.8%에서 나타난 메스꺼움이었다. 3등급 메스꺼움은 각각 2.5%와 0.9%에서 발생했다.
지난해 12월 열린 샌안토니오 유방암 심포지엄(SABCS)에서는 ESR1 변이를 보유하고 최소 12개월 동안 CDK 4/6 억제제로 치료받았던 환자군을 대상으로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을 측정한 결과 오르서두 치료군이 8.6개월, 표준요법군이 1.9개월로 집계됐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메나리니그룹의 엘신 바커 에르군(Elcin Barker Ergun) 최고경영자는 “FDA의 오르서두 승인은 ESR1 변이를 가진 ER+, HER2-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유방암 환자에게 최초의 치료제를 제시한다”며 “우리는 거대한 미충족 수요를 해결하는 표적치료제를 제공하게 돼 매우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오르서두는 경구용 선택적 에스트로겐 수용체 분해제(SERD) 계열의 신약이다. 메나리니에 따르면 ESR1 돌연변이는 ER+, HER2-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유방암의 약 40%에서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하버드대 의대 매스제너럴암센터의 유방암연구 책임자 아디트야 바르디아(Aditya Bardia)는 “이전에 내분비요법으로 치료된 진행성 또는 전이성 ER+, HER2- 유방암은 여전히 미충족 의료 수요가 존재하는 영역으로 남아있다”면서 “마지막 내분비요법의 승인은 약 20년 전에 이뤄졌고 이 환자군에게 효과적인 내분비 옵션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ESR1 돌연변이는 표준 내분비요법에 내성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고 지금까지는 치료하기 어려웠다. ER+, HER2- 전이성 유방암 환자에게 새로운 옵션을 제시하는 엘라세스트란트의 승인을 환영한다. 옵서두는 ESR1 변이를 가진 전이성 유방암 환자에게 편리한 경구용 1일 1회 투여 옵션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엘라세스트란트는 지난해 6월 22일 신약승인신청이 제출돼 8월 11일 FDA 신청 접수와 동시에 우선심사 지정이 이뤄졌다. 처방약 생산자수수료법(PDUFA)에 따라 오는 2월 17일까지 승인 여부가 결정날 예정이었으나 앞당겨졌다. 앞서 2018년엔 FDA ‘패스트트랙’ 심사 대상으로 지정된 바 있다. 유럽연합에서도 신약 심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