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슐 제형의 경구용 인슐린을 개발하는 이스라엘 제약사 오라메드파마슈티컬스(Oramed Pharmaceuticals)는 3상 임상시험에서 1차 평가지표 달성에 실패했다고 11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이에 따라 오라메트 주가는 76% 급락했고, 경구용 인슐린을 국내에 유통하려던 코스닥 상장사인 메디콕스 주가도 12일(한국시간) 20% 넘게 급락했다. 메디콕스는 선박 블록 제조사로, 바이오 영역으로 사업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오라메드는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ORMD-0801의 효능을 평가한 임상 3상, 무작위, 이중맹검, 위약대조, 다기관 시험 ORA-D-013-1에서 나온 26주 차 톱라인 결과를 11일 공개했다. 이 임상에는 2~3가지 경구 혈당강하제로 혈당 조절이 불충분한 제2형 당뇨병 환자 710명이 등록됐다.
ORMD-0801은 위약과 비교했을 때 26주 차 당화혈색소(A1C) 수치 변화로 평가된 혈당 조절 개선에 관한 1차 평가지표를 충족하지 못했다. 또 26주 차 공복 혈당 수치의 기준치 대비 변화를 평가하는 2차 평가변수도 충족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임상시험 도중 중대한 약물 관련 이상반응은 없었다.
이번 결과에 따라 오라메드는 제2형 당뇨병에 대한 경구용 인슐린의 임상 활동을 중단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라메드의 나다브 키드론(Nadav Kidron) 최고경영자는 “이전 임상시험에서 나온 긍정적인 결과를 고려할 때 오늘 결과는 매우 실망스럽다”며 “임상시험의 전체 데이터가 도출되면 관련 분석과 향후 계획을 공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오라메드는 그동안 비알코올성지방간염에서 ORMD-0801의 임상시험을 진행했으며,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경구용 GLP-1 후보인 ORMD-0901을 연구해왔다. 투자자들은 이 회사의 모든 파이프라인에 대해 불신을 보내고 가치를 인정하지 않을 태세다.
메디콕스는 2022년 11월 14일 오라메드로부터 ORMD-0801을 국내에 독점 공급하는 최종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공교롭게도 메디콕스 주가는 그 시점부터 하락세를 보였다. 오히려 독점 계약을 할 것이란 소식이 처음 전해진 2022년 9월 6일 직전에 피크를 쳤다. 부질없는 아이템인 줄 알면서도 주가 상승을 노리고 이런 연막을 피웠는지 증권 당국은 점검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2022년 9월 6일 주가는 6800원, 2023년 1월 12일 종가는 2555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