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을 가진 근감소성 비만 환자는 비만이 없는 환자군에 비해 심혈관질환 위험이 4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대서울병원은 이민종·전호수 소화기내과 교수와 김승업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연구팀이 국제학술지 ‘임상위장병학-간장학’(Clinical Gastroenterology and Hepatology, IF=11.382) 최근호에 이러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6일 밝혔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을 가진 근감소성 비만 환자는 술은 전혀 마시지 않거나 소량을 마실 뿐인데도 지방간이 있으면서 동시에 근육량과 근력, 근육기능이 모두 감소하고 비만이 동시에 존재하는 근감소성 비만 환자를 말한다. 최근 비만 및 당뇨병 환자가 늘면서 이런 환자도 동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연구팀은 2014~2020년 이대서울병원과 이대목동병원, 세브란스병원에서 건강검진 프로그램에 참여해 체성분분석기로 사지근육량 평가를 받은 2만3889명의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 환자 대상으로 근감소성 비만 환자의 특성을 평가했다.
또 간섬유화·심혈관질환 위험도와 독립적 연관성을 가지는 변수들(나이, 남성, 근감소증 정도, 대사증후군)을 이용해 위험도 분류 선별 모형을 개발했다. 대상자의 69.5%인 1만6601명이 남성이었고 대상자의 평균연령은 50세였다.
연구 결과 전체 대상자의 5.4%(1297명)에서 근감소성 비만이 확인됐고, 그 중 선별 모형을 통한 간섬유화와 심혈관질환 발생 고위험군은 37.5%(487명), 저위험군은 62.5%(810명)로 나타났다.
고위험군은 근감소성 비만이 없는 군에 비해 간섬유화와 심혈관질환의 위험도가 각각 2.98배, 4.41배 높았으나, 저위험군은 근감소성 비만이 없는 군과 위험도의 차이가 없었다.
실제 근감소성 비만 환자들의 추적 관찰 시(추적기간 중앙값 36.4개월) 고위험군은 간섬유화, 심혈관질환, 간경변증의 누적발생률이 저위험군에 비해 유의미하게 높았으며, 생존율은 낮았다.
이민종 교수는 “새롭게 개발된 근감소성 비만 고위험군 선별 모형은 임상의들이 간섬유화와 심혈관질환의 합병증을 주의 깊게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적절한 전략을 안내하는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호수 교수는 “1차 의료기관에서 근감소증의 평가를 위한 빠르고, 간편한 방법들이 필요하다”며 “비만을 동반하지 않은 지방간질환이 많은 우리나라에서 근감소증을 가진 환자들의 위험도 분류를 위한 추가적인 연구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을 가진 근감소성 비만 환자의 간섬유화와 심혈관질환 위험도를 국내 최초로 밝혀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