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는 5가 뇌수막염 백신후보물질 ‘MenABCWY’의 생물학적제제승인신청(BLA)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접수됐다고 28일(현지시각) 발표했다.
‘MenABCWY’는 10~25세 연령대에서 뇌수막염을 가장 빈도 높게 유발하는 수막구균의 5가지 혈청을 예방하기 위한 용도로 개발 및 BLA 제출이 이뤄졌다. 처방약생산자수수료법(PDUFA)에 따라 이 5가 수막구균백신(pentavalent meningococcal vaccine)에 대한 승인 여부는 2023년 10월 안에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MenABCWY는 4가 백신(MenACWY)과 1가 백신(MenB)의 조성물을 하나로 합친 것으로, 전세계적인 침습성 뇌수막염(invasive meningococcal disease, IMD)의 대부분을 유발하는 5가지 뇌수막구균 혈청형(A, B, C, W, Y)에 의한 감염을 예방한다.
4가 백신으로는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의 ‘멘비오’(MENVEO), 사노피의 ‘메낙트라’(MENACTRA), 화이자의 ‘니멘릭스’(Nimenrix)가 있다. 1가 백신으로는 화이자의 B형 뇌수막염구균(meningitis B, MenB) 백신인 ‘트루멘바’(TRUMENBA)가 있다.
B형 뇌수막염은 흔하지 않지만 일단 진행되면 매우 빠르게 증세가 악회돼 24시간 이내에 사망할 수 있다. 트루멘바는 B형 혈청형에서 가장 흔한 주요 균주를 모아 놓아 이를 예방할 수 있다.
화이자는 2020년 9월, 10억달러를 이상을 벌어다 줄 유망 자산으로 MenABCWY을 손꼽은 바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산하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의 예방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 뇌수막염 예방 백신을 접종받도록 권고되는 11~23세 연령대 청소년 및 젊은층은 약 55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MenABCWY의 BLA 접수는 피험자 무작위 배정, 활성대조군, 관찰자 맹검 방식으로 진행된 1건의 3상 임상시험에서 확보된 긍정적인 결과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올해 9월 15일 화이자가 발표한 MenABCWY의 3상 임상시험 톱라인 데이터에서 이 백신은 유효성과 안전성을 입증했다. 2020년 6월에 시작된 이 임상에는 미국과 유럽에서 10~25세 건강한 사람 2431명이 참여해 MenABCWY 2회 용량 투여군과 이미 허가된 백신(트루멘바 2회+멘비오 1회) 투여군에 무작위 배정됐다. 두 백신 투여군의 안전성, 내약성, 면역원성을 평가해 비열등성을 입증하는 임상시험 결과가 나와 이번 BLA 제출 자료에 동봉됐다.
1차 평가지표는 인간혈청살균활성분석(human serum bactericidal assay, hBSA)이 투여 직전(기저점) 대비 4배 이상 증가하는 환자의 비율이었다. 연구 결과 MenABCWY 5가 백신 1회 투여는 멘비오 4가 백신의 1회 투여와 비교해 A, C, W, Y에서 비열등성을 보였다.
MenABCWY 5가 백신 2회 투여는 1가 트루멘바 2회 및 4가 멘비오 1회 투여에 비해 A, C, W, Y, B 등 5가지 혈청형 모두에서 비열등성을 보였다.
더욱이 MenABCWY는 이전에 수막구균 백신을 접종한 적 없는 사람에게서 트루멘바+멘비오 조합에 비해 면역반응(hBSA)이 4배 이상 증가한 비율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성 프로파일은 이미 허가된 백신과 일치했고, 내약성은 더 우수했다.
화이자의 애널리사 앤더슨(Annaliesa Anderson) 백신 연구개발 부문 최고과학책임자는 “이번 5가 백신의 BLA 접수는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유형의 뇌수막염으로부터 개인과 지역사회를 보호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필수적인 행보”라며 “MenABCWY가 승인되고 접종이 권고될 경우 청소년 및 젊은층 성인들의 뇌수막염 백신 예방접종 일정을 간소화하는 데 도움을 뿐 아니라 백신 접종률을 끌어올리고, 다른 어떤 뇌수막염 백신보다 폭넓은 혈청형을 커버하게 된다”고 말했다.
현재 CDC 접종 권고 기준은 4가 백신(MenACWY)은의 경우 11~12세에 한번 맞고 16세에 추가접종(부스터샷)을 맞으라고 돼 있다. 1가 백신(MenB)는 16~23세에 한번 맞되 16~18세가 가장 적합하다고 돼 있다. 따라서 두 가지 백신을 합친 MenABCWY 5가 백신을 좁은 접종 간격에 2회 접종하면 환자들의 편의성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MenABCWY의 접종 간격은 아직 정해진 바 없으나 임상시험에서 접종 간격은 한 달이었다.
국내서 4가 백신인 멘비오는 생후 2~23개월 아이는 2개월 간격으로 3회 접종하되 4차 접종은 최소 6개월 간격을 두고 만1세 이후에 실시하라고 돼 있다. 만 2세 이상~만 55세 이하는 1회 접종하면 된다. 역시 4가인 메낙트라는 생후 9~23개월인 아이는 3개월 간격으로 2회 접종, 생후 24개월 이후에는 1회 접종하도록 돼 있다. 화이자의 4가 니멘릭스, 1가 트루멘바는 국내에 도입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