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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아이도시아, ‘아프로시텐탄’ FDA에 ‘저항성 고혈압’ 신약승인신청 제출
  • 정종호 ‧약학박사 기자
  • 등록 2022-12-21 16:28:50
  • 수정 2022-12-24 00:2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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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중 엔도텔린 수용체 길항제 … 기존 3가지 계열 이상 표준치료로 혈압 조절 안되는 환자의 보조치료제 용도

스위스 생명공학기업 아이도시아(Idorsia)는 새로운 이중 엔도텔린(endothelin) 수용체 길항제인 아프로시텐탄(aprocitentan)의 신약허가신청서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제출됐다고 20(현지시각) 발표했다. 기존 3가지 이상 계열의 고혈압약이 잘 듣지 않는 혈압 조절이 어려운 저항성 고혈압(difficult-to-control, resistant hypertension) 환자들에게 추가로 병용하는 경구용 보조적 치료제다. 

 

아이도시아는 2017년 초 존슨앤드존슨(얀센)이 인수한 스위스 생명공학기업 악텔리온(Actelion)으로부터 인수 직전 분리돼 출범한 신생 제약기업이다.

 

전세계 고혈압 환자는 최근 40년간 꾸준히 증가해 거의 두 배인 14억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생활방식 개선과 효과적인 약물 병용으로 고혈압을 성공적으로 약물을 결합하여 혈압을 성공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그러나 환자의 약 10%는 이뇨제를 포함해 약리학적 계열이 다른 최소 3가지 항고혈압제를 최적 용량으로 투여했음에도 불구하고 혈압이 높은 상태로 유지되는 조절하기 어려운 고혈압을 앓고 있다.

 

아프로시텐탄은 이중 엔도텔린수용체 길항제(endothelin receptor antagonist, ERA)로서 엔도텔린(ET-1)ETa ETb 수용체에 결합하는 것을 강력하게 억제함으로써 혈압을 떨어뜨린다. 엔도텔린은 내피세포에서 생성되는 21개의 아미노산으로 이루어진 펩타이드로서, 강력한 혈관 수축제로 작용하며 때로는 암의 전이(예컨대 전립선암의 골 전이)에 관여하기도 한다.

 

이런 독특한 기전 때문에 잠재적 약물상호작용 가능성이 낮고, 저항성 고혈압의 병태생리적인 특성에 이상적으로 적합한 작용기전을 나타내는 약물이라고 아이도시아는 설명했다.

 

물론 엔도텔린 경로도 혈액량 및 염 의존성 형태에서 고혈압의 일반적인 병인을 공유하고 있지만 아직 표적화되지 않은 병태생리학적 경로여서 사용 가능한 범위가 넓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경로는 특히 흑인 또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환자, 비만 또는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환자와 같은 저항성 고혈압 발병 경향이 있는 환자에서 더욱 활성화되는 특징을 보인다. 또 당뇨병 및 만성신장질환 같은 합병증을 동반한 저항성 고혈압에서 흔하게 활성화된다.

 

참고로 기존 안지오텐신전환효소 억제제(ACEi) 계열의 고혈압약은 혈관부종 부작용이 아프리카계 미국인(흑인)에서, 마른기침 부작용은 중국계 미국인(동양인)에서 더 많이 발생한다고 연구돼 있다.

 

아프로시텐탄의 허가신청서에는 포괄적인 임상 및 비임상 개발 프로그램에서 도출된 자료들이 동봉됐다.

 

3‘PRECISION’ 임상시험에서 아프로시텐탄은 저항성 고혈압 환자들을 대상으로 기저 항고혈압제에 병행해 복용토록 한 결과 통계적, 임상적으로 유의미하게 혈압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는 최대 48주 동안 혈압강하 효과가 유지됐다.

 

PRECISION은 유럽, 북미, 아시아, 호주의 여러 의료기관에서 맹검, 무작위 배정, 병렬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뇨제를 포함한 3가지 항고혈압제로 구성된 표준요법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앉은 자세의 수축기혈압이 140mmHg 이상인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했다. 총 3개 파트로 나눠 순차적으로 진행됐다.


1부는 4주간의 이중맹검, 무작위 배정, 위약 대조 방식으로 730명의 환자가 아프로시텐탄 12.5mg(243명), 아프로시텐탄 25mg(243명), 위약(244명)에 각각 1대1대1로 배정됐다.


2부는 32주 단일군 환자 맹검 방식으로 모든 환자(704명)에게 아프로시텐탄 25mg을 투여했다. 


3부는 12주 이중맹검, 무작위 배정, 위약 대조 철회(placebo-controlled withdrawal) 방식으로 1대1의 비율로 아프로시텐탄 25mg(307)명 또는 위약(307명)으로 다시 무작위 배정됐다. 


1차 평가지표는 치료 시작점에서 4주차까지, 2차 핵심 평가지표는 약물을 바꾼 시점(철수)부터 40주차까지 무인 진료실 수축기 혈압의 변화였다. 2차 보통 평가지표는 24시간 활동성 혈압 변화였다. 


치료 시작 당시 환자의 69.2%는 비만 또는 중증 비만이었고, 54.1%는 당뇨병을 갖고 있었다. 22.2%는 3~4기 만성 신장질환, 19.6%는 울혈성 심부전을 앓았다. 무작위로 스크링한 모든 환자의 63%가 4가지 이상의 항고혈압제를 처방받았다. 


PRECISION(NCT03541174) 임상시험의 1부에서 4주차의 진료실 측정 수축기혈압(SBP)의 최소제곱평균(least square mean, LSM)은 아프로시텐탄 12.5mg은 15.3mmHg, 25mg은 15.2mmHg, 위약은 11.5mmHg 감소했다. 위약과 비교하면 각각 3.8mmHg, 3.7mmHg 감소했다. 진료실 측정 확장기혈압(DBP)도 위약과 비교해 각각 3.9mmHg, 4.5mmHg 감소했다.


임상시험 2부에서 진료실 측정 SBP 및 DBP는 이전에 아프로시텐탄을 투여받은 환자는 계속 유지됐고, 이전에 위약을 투여받은 환자는 혈압이 안정화되기까지 첫 2주 동안은 감소했다.


3부에서 약물 중단 4주 후 진료실 측정 SBP(주요 2차 평가지표)는 아프로시텐탄에 비해 위약에서 유의미하게 증가했다(5.8mmHg, p<0.0001). 진료실 측정 DBP도 아프로시텐탄에 비해 위약에서 증가했다(5.2mmHg; p<0.001). 두 그룹 간의 차이는 48주까지 유지됐다. 


보행혈압(24시간 활동혈압) 모니터링의 결과는 진료실 측정 혈압과 유사한 양상을 확인했다. 1부 종료시점에서 아프로시텐탄은 24시간 활동혈압 SBP는 위약보정 기준치로  12.5mg 용량은 4.2mmHg 감소, 25mg 용량은 5.9mmHg 감소했다. DBP는 각각 4.3mmHg, 5.8mmHg 감소했다.


위약보정치 기준으로 SBP 강하 효과는 야간에 각각 5.1mmHg, 7.4mmHg 감소했다. 주간에는 3.8mmHg, 5.3mmHg 감소했다. 


3부에서는 중단 4주 후(40주차) 24시간 외래 SBP와 DBP 모두 위약이 아프로시텐탄의 두 가지 용량 대비 각각 6.5mmHg 및 6.8mmHg 증가했다.


PRECISION 임상에서 아프로시텐탄은 양호한 내약성을 보였으며, 안전성 면에서 주요한 문제점이나 우려사항은 확인되지 않았다. 


4주간의 이중맹검 연구 기간(1부) 동안 치료 관련 부작용(TEAE)은 아프로시텐탄 12.5mg 및 25mg으로 치료받은 환자의 각각 27.6% 및 36.7%에서 보고됐다. 반면 위약군에서는 19.4%로 보고됐다. 


가장 빈번한 부작용은 경도~중등도의 부종 및 체액저류였다. 위약보다 아프로시텐탄에서 용량의존적으로 더 자주 보고됐다. 1부에서 아프로시텐탄 12.5mg, 25mg, 위약 투여군의 각각 9.1%, 18.4%, 2.1%에서 이런 부작용이 나타났다. 2부 아프로시텐탄 25mg 투여군은 18.2%였다. 3부 아프로시텐탄 25mg 및 위약 투여군은 각각 2.6% 및 1.3%였다. 부종 및 체액 저류로 인한 약물 중단은 7명의 환자에서 보고됐다. 


이같은 PRECISION 임상연구의 전체 결과는 지난달 7일 의학 학술지 ‘란셋’에 “저항성 고혈압에서 이중 엔도텔린 길항제 아프로시텐탄의 다기관, 맹검, 피험자 무작위 배정 병렬그룹 대조시험” 제목으로 게재됐다. 아울러 지난달 5~7일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개최된 2022년 미국 심장협회(AHA) 사이언티픽 세션에서 발표됐다.


존슨앤드존슨의 인수 당시 악텔리온의 CEO이자 지금의 아이도시아 대표인 장-폴 클로젤(Jean-Paul Clozel)은 “아프로시텐탄의 신약승인신청을 FDA에 제출하게 돼 매우 기쁘다”면서 “혈압을 조절하기 어려운 환자는 주요 심혈관계 사건의 위험성에 직면하게 되고, 3가지 이상의 항고혈압제들을 사용해 치료를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혈압을 조절하기 어려운 ‘저항성 고혈압’ 환자는 이런 위험이 더욱 높다”고 말했다. 


이어 비만, 당뇨병, 신장손상, 허혈성 심장질환과 같이 다른 위험요인들을 갖고 있는 저항성 고혈압 환자들의 혈압을 조절하면 말기 신장병, 심부전 등에 의한 장기(臟器) 손상과 사망까지도 예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저항성 고혈압 환자를 위한 새로운 치료대안이 일찍 공급될수록 환자가 더 많은 유익성을 얻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아이도시아는 새로운 작용기전의 항고혈압제 신약이 환자들에게 선을 보인 이래 30년 이상의 시간이 경과됐다고 환기시켰다. 그러면서 아프로시텐탄은 현재 저항을 받지 않는 병태생리적 경로를 표적으로 작용해 새롭고 효과적이면서 양호한 내약성을 나타내는 저항성 고혈압 치료제가 될 것이라 소개했다. 


아이도시아는 존슨앤드존슨의 계열사인 얀센파마슈티컬컴퍼니에 소속된 얀센바이오텍과 함께 아프로시텐탄을 개발해왔다. 얀센바이오텍은 아프로시텐탄의 글로벌 판매 독점권을 보유하고 있다. 악텔리온은 존슨앤드존슨에 의해 인수되기 이전에 폐동맥고혈압 치료제 전문기업으로 확고한 위치를 구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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