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혈액질환, 암, 희귀면역질환 저분자 신약 발굴기업인 리겔파마슈티컬스(Rigel Pharmaceuticals, 나스닥 RIGL)는 이소시트르산 탈수소효소-1(isocitrate dehydrogenase-1, IDH1) 변이 억제제인 ‘레즐리디아’(Rezlidhia: 올루타시데닙) 캡슐제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급성골수성백혈병(AML) 치료제로 승인받았다고 1일(현지시각) 발표했다.
레즐리디아의 적응증은 민감성 IDH1 변이를 동반한 성인 재발성 또는 불응성 급성골수성백혈병 치료제다. 이 신약은 변이성 IDH1(mutated IDH1. mIDH1)와 결합해 이를 억제함으로써 2-하이드록시글루타레이트(2-hydroxyglutarate) 수치를 감소시켜 골수세포의 정상적인 세포분화가 회복되도록 유도한다.
FDA는 153명의 mIDH1 동반 AML 환자를 대상으로 레즐리디아 150mg을 1일 2회 단독 투여한 라벨 공개 방식의 2상 임상시험을 바탕으로 허가를 내줬다.
지난해 6월 18일 컷오프 시점을 기준으로 최소한 6개월 전에 레즐리디아를 복용하기 시작한 개시했던 피험자 147명을 대상으로 유효성을 중간분석한 결과 1차 평가지표인 완전관해(CR) 및 부분적 혈액학적 회복 동반 완전관해(complete remission with partial hematological recovery, CRh)를 나타낸 비율이 35%(147명 중 51명)에 달했다. 치료반응기간 중앙값은 25.9개월로 집계됐다. CR 및 CRh 발현에 걸린 기간의 중앙값은 1.9개월로 조사됐다.
이들 중 완전관해를 보인 사람은 51명 중 47명(92%)으로 반응유지기간 중앙값은 28.1개월로 더 길었다.
부분 혈액학적 회복을 동반한 완전관해란 골수 내 아세포(blasts)가 5% 미만으로 나타나고, 종양이 관찰되지 않으며, 말초혈액 수치가 부분적으로 회복됐음을 의미한다.
임상에서 레즐리디아는 양호한 내약성을 나타냈으며, 부작용 프로필은 대체로 다른 치료를 진행한 급성 골수성 백혈병 환자에서 보여진 것과 대동소이했다.
분화증후군(Differentiation syndrome)이 환자의 16%에서 관찰됐지만 대부분이 복용을 중단하거나 코르티코스테로이드 복용을 통해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간독성이 환자의 23%에서 나타났지만 대부분 용량조절을 통해 관리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2상 임상을 총괄한 조지아주 동부 오거스타 소재 오거스타대 부속 조지아암센터의 조르쥬 코르테(Jorge E. Cortes) 박사는 “새로운 비집중 단독치료제(non-intensive monotherapy)인 레즐리디아는 재발성 또는 불응성 AML 환자에서 CR 및 CRh 도달률이 35%에 달했음을 입증한데다 이들 중 90% 이상이 완전관해를 보였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CR 및 CRh 환자의 치료반응기간 중앙값이 25.9개월에 달한 것은 AML 환자에게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개선”이라며 “기존의 치료제에 비해 오랜 치료반응을 보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예후가 취약한 mIDH1 동반 재발성/불응성 AML 환자에 대한 치료 대안의 선택폭이 제한적인 현실에서 레즐리디아는 안전성 프로필이 확립된데다 효과적이어서 새로운 치료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리겔파마슈티컬스의 라울 로드리게스(Raul Rodriguez) 대표는 “효능과 안전성을 뒷받침하는 강력한 자료를 근거로 레즐리디아가 허가를 취득해 기쁘다”며 “이번 승인으로 리겔은 혈액질환 및 종양 포트폴리오를 대폭 강화, 확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 약의 원개발사는 매사추세츠주 동부 보스턴 인근도시 워터타운에 본사를 둔 희귀 혈액질환 및 암 치료제 개발 전문기업인 포르마테라퓨틱스(Forma Therapeutics)다. 이 회사는 2020년 10월말 긍정적인 예비 결과를 내놓고 상업화를 공동 진행할 파트너를 물색해왔다.
포르마테라퓨틱스는 올해 8월 2일, 레즐리디아의 개발, 제조, 시판을 맡을 글로벌 독점적 라이선스를 맡을 적임자로 리겔파마슈티컬스를 선택하고 계약 체결을 발표했다.
양사 간 계약으로 포르마는 200만달러의 선불계약금, 인허가 및 첫 시판 조건에 따른 단기 마일스톤으로 1750만달러를 받기로 했다. 또 특정 개발 목표 달성(추가 적응증 획득), 매출 목표 달성에 따른 추가 마일스톤으로 최대 2억1550만달를 받고, 별도로 10%대 초반부터 30%대 중반에 이르는 로열티를 지급받기로 보장받았다.
게약에 따라 리겔이 레즐리디아의 미국 내 마케팅을 담당하며, 미국 외 시장에서는 개발 및 시판을 진행할 제3의 제휴선을 물색할 계획이다.
리겔은 면역성 혈소판 감소증(chronic Immune Thrombocytopenic Purpura, cITP) 치료제인 ‘타발리스’(Tavalisse 성분명 포스타마티닙, fostamatinib disodium hexahydrate, 코드명 R-406)를 보유하고 있다. 2018년 4월 17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성인 cITP의 2차 치료제로 허가받았다. 이 약의 아시아 판권은 일본 중부 나가노현 마쓰모토(松本) 키세이제약(Kissei Pharmaceutical)이 갖고 있으며 JW중외제약이 올해 6월 국내 판권을 사들였다. 리겔은 타발리스에 이어 레즐리디아를 두 번째 제품으로 갖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