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주 태리타운(Tarrytown) 소재 리제네론파마슈티컬스(Regeneron Pharmaceuticals)의 동형접합 가족성 고콜레스테롤 혈증(homozygous familial hypercholesterolemia, HoFH) 치료제인 ‘에브키자’(Evkeeza 성분명 에비나쿠맙-dgnb, evinacumab-dgnb)가 소아 연령대 적응증 확장을 위한 신약승인심사에서 우선심사 대상으로 11월 30일(현지시각) 지정받았다.
이 약은 2021년 5월 11일, 12세 이상의 청소년 및 성인 HoFH 환자들을 치료하기 위해 다른 저밀도지단백 결합 콜레스테롤(LDL-C) 저하제와 병용하는 보조요법제로 승인받았다. 이번에 5~11세로 적용 연령대를 늘리기 위한 보충적 생물학적제제승인신청(sBLA) 신약승인신청이 제출돼 신속승인 경로를 밟게 됐다.
동형접합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은 미국 내 환자 수가 1300여명 정도로 추정되는 초희귀 유전성 고콜레스테롤혈증으로 알려져 있다.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을 유발하는 유전자들의 복제 유전자 두 쌍이 유전돼 LDL-C 수치(적정치는 100 이하, 정상치는 100~129)가 400mg/dL 이상의 매우 위험한 수준으로 상승한다. LDL-C 농도는 일반인의 4~8배까지 증가하는데, 소아와 청소년기에 진단받으면 보통 20세가 되기 전에 심장관상동맥질환 등을 앓게 된다. 10대임에도 불구하고 조기 죽상경화성 질환과 심장 사건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 치료하지 않으면 심혈관질환으로 사망할 확률이 100배 높다.
이를 위해 스타틴(Statin) 또는 에제티미브(Ezetimibe) 등 LDL-C 저하제를 복용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콜레스테롤 농도를 정상적으로 낮출 수 없어 PCSK9 억제제와 같은 효과적인 약물이 요구돼왔다. PCSK9 억제제로는 리제네론의 ‘프랄런트펜주’(Praluent 성분명 알리로쿠맙, alirocumab)와 암젠의 ‘레파타주프리필드펜’(Repatha 성분명 에볼로쿠맙, evolocumab)이 있다.
에브키자는 미국 FDA와 유럽연합, 영국 등에서 12세 이상의 동형접합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를 위한 보조요법으로 승인된 최초의 안지오포이에틴 유사단백질 3(angiopoietin-like 3, ANGPTL3) 차단 표적치료제다.
ANGPTL3는 순환하는 중성지방 풍부 지단백(triglyceride-rich lipoprotein)에 의해 운반되는 트리글리세리드와 기타 지질을 가수분해하는 지단백분해효소(lipoprotein lipase, LPL)와 고밀도 인지질을 가수분해하는 조직·혈관내피세포 지방분해효소(endothelial lipase, eEL) 등 두 효소를 저해한다. 이로써 혈중 중성지방, LDL-C, 고밀도지단백 결합 콜레스테롤(HDL-C)가 올라간다.
이번 적응증 확대 신청은 5~11세의 소아 HoFH 환자를 대상으로 에브키자를 평가한 A, B, C 파트 임상시험에서 나온 데이터에 의해 뒷받침된다.
유효성은 임상시험 B 파트에 등록된 소아 14명을 대상으로 평가됐다. 피험자는 다른 지질저하제 치료에도 불구하고 평균 LDL-C 수치가 264mg/dL로 소아 HoFH 환자 목표치인 110mg/dL보다 수치가 두 배 이상 높았다.
임상시험 결과에 따르면 다른 지질저하제 치료에 에브키자를 추가한 소아 환자들의 LDL-C 수치가 24주차에 48%가량 감소하면서 1차 평가지표를 충족했다. 환자의 79%(11명)는 에브키자 치료 후 24주차 LDL-C 수치가 최소 절반가량 감소했다.
안전성은 임상시험 A, B, C 파트에 걸쳐 소아 환자 20명을 대상으로 장기 안전성을 평가했다. 가장 흔하게 발생한 이상반응은 코로나19(15명), 발열(5명), 두통(4명), 인후통(구강인두통증, 4명), 상복부 통증, 설사, 구토, 피로, 비인두염, 비염, 기침 등이다. 대부분의 이상반응은 경증 또는 중등도였고 연구 중단으로 이어진 이상반응은 없었다.
소아 환자들에서 관찰된 에브키자의 안전성 프로파일은 12세 이상의 소아 및 성인 환자에서 관찰된 것과 전반적으로 일관됐다.
소아 적응증 확대 신청에 대한 FDA의 심사 기한은 내년 3월 30일까지로 정해졌다. 에브키자가 승인될 경우 5세 이상의 소아에서 동형접합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으로 인한 높은 LDL-C를 조절하는 계열 최초이자 유일한 치료제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