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은 재발성·불응성 다발성골수종(RRMM) 환자 치료를 위한 항 B세포 성숙화 항원(B-cell maturation antigen, BCMA)를 표적하는 항체약물결합체(anti drug conjugate, ADC) 제제인 ‘블렌렙’(Blenrep 성분명 벨란타맙 마포도틴-blmf, belantamab mafodotin-blmf, 개발코드명 GSK2857916)이 최근 3상 확증시험에서 실패하자 미국 판매를 철회하기로 했다.
GSK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요청에 따라 블렌렙에 대한 미국 판매 허가 취소 절차를 시작했다고 22일(현지시각) 밝혔다.
블렌렙은 2020년 8월 6일에 항-CD38 단일클론항체, 프로테아좀 억제제, 면역조절제를 포함해 최소 4가지 이상의 치료를 받은 재발성 또는 불응성 다발골수종(RRMM) 성인 환자를 위한 단독요법으로 가속승인됐었다. 항 BCMA 제제로는 전세계 최초의 RRMM 치료제였다.
이 약은 지난 7일 발표된 ‘DREAMM-3’ 3상 확증시험에서 정식승인으로 전환에 필요한 1차 평가지표인 무진행생존기간(PFS)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GSK는 의사와 환자를 지원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블렌렙의 위험평가 및 완화전략(REMS) 프로그램에 이미 등록된 환자인 경우 계속 이 약을 사용할 수 있도록 동정적 사용 프로그램(compassionate use programme)에 등록할 수 있게 하는 선택권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정적 사용 프로그램 등록 방법에 관한 추가 정보는 REMS 등록 처방권자에 직접 제공된다.
GSK는 DREAMM-3 임상실패와 미국 시장 판매 중단에도 불구하고 후속 개발을 진행할 예정이다. DREAMM(DRiving Excellence in Approaches to Multiple Myeloma) 개발 프로그램의 사용 가능한 데이터의 총체적인 내용을 바탕으로 치료하기 어려운 재발성 또는 불응성 다발골수종 환자 집단에서 블렌렙의 유익성-위험성 프로파일이 양호하다고 계속 믿고 있기 때문이다. 블렌렙에 일단 반응하는 환자는 지속적인 임상적 이점을 경험했으며 안전성은 알려진 프로파일과 일치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GSK는 DREAMM-7, DREAMM-8 후속 3상 임상시험을 통해 유효성을 재검증할 계획이다. DREAMM-3은 블렌렙 단독요법과 ‘포말리스트캡슐’(POMALYST 성분명 포말리도마이드, pomalidomide) 및 저용량 덱사메타손(dexamethasone) 병용요법(PomDex)을 비교한 것이다.
반면 DREAMM-7은 블렌렙+얀센의 ‘벨케이드주’(Velcade 성분명 보르테조밉, bortezomib)+덱사메타손 병용요법과 얀센의 ‘다잘렉스주’(Darzalex, 성분명 다라투무맙, daratumumab)+‘벨케이드주’+덱사메타손 병용요법을 비교한다. 항 항 BCMA 제제인 블렙렙과 항 CD38 항체인 다잘렉스를 정면 비교하는 것이다.
DREAMM-8은 블렌렙+포말리스트+덱사메타손 병용요법을 벨케이드+포말리스트+덱사메타손 병용요법과 비교하는 것이다.
DREAMM-7 및 DREAMM-8 임상시험 데이터는 사건 중심(event-driven)이며 내년 상반기 안에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GSK는 이를 보건당국들과 공유해 향후 인허가에 활용할 계획이다.
GSK의 자빈 루익(Sabine Luik) 최고의학책임자는 “FDA의 가속승인 규정과 절차를 존중한다”면서도 “다발성골수종은 표준치료(벨케이드, 포말리스트, 다잘렉스 등)에 내성이 생긴 환자에서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하는 어려운 질환이어서 DREAMM 후속 임상시험 프로그램을 계속 진행하고 다발성골수종 환자를 위한 중요한 치료 옵션에 대한 향후 승인 절차를 밟기 위해 FDA와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진행 중인 DREAMM 임상시험 프로그램의 추가적인 임상시험은 효능을 유지하면서 블렌렙의 각막 염증 부작용(corneal inflammatory event)을 감소시키는 투여 용량 최적화와 다발성골수종 초기치료에서 블렌렙과 다른 새로운 치료제 및 표준치료 병용요법의 이점을 확인하도록 설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