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매사추세츠주 월섬(Waltham)의 항체-약물 결합체(ADCs) 항암제 개발 전문기업 이뮤노젠(ImmunoGen 나스닥 IMGN)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난소암 치료제 ‘엘라히어’(Elahere: 미르베툭시맙 소라브탄신, mirvetuximab soravtansine-gynx)를 가속승인했다고 14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엘라히어는 이전에 1~3회에 걸쳐 전신요법제를 사용해 치료를 진행한 성인 엽산 수용체 알파(FRα) 양성, 백금착제 항암제 저항성, 상피세포 난소암 또는 난관암(나팔관암) 또는 원발성복막암 치료제로 승인받았다. 미르베툭시맙이 FRα에 대응하는 항체이고, 소라브탄신은 세포독성항암제(페이로드)이다.
이번 승인은 2상 ‘SORAYA’ 임상시험에서 도출된 객관적반응률(ORR) 및 반응유지기간(DOR) 자료를 근거로 이뤄졌다.
엘라히어는 난소암에서 고도로 발현되는 세포표면 단백질의 일종으로 알려진 엽산 수용체 알파를 억제하는 계열 최초 항체-약물 결합체이다. 백금착제 항암제 저항성 종양 치료용 항체-약물 결합체로 FDA 승인을 받은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엽산 수용체 알파는 전체 난소암 환자들 가운데 35~40%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SORAYA 임상시험은 이번 적응증에 해당하는 난소암 환자 106명을 단일군으로 삼아 진행됐다. 사용된 전신요법제 가운데 최소한 하나는 ‘아바스틴’(Avastin® 성분명 베바시주맙 bevacizumab)이 포함됐다. 1차 평가지표는 연구자가 평가한 객관적반응률로 31.7%였다. 핵심 2차 평가지표는 반응유지기간으로 6.9개월로 집계됐다.
엘라히어의 안전성은 총 464명의 엽산 수용체 알파 양성, 백금착제 항암제 저항성 난소암, 난관암, 원발성 복막암 환자들이 참여한 3건의 임상시험을 통해 평가됐다. 이들 임상에서 엘라히어는 6mg/kg 용량이 3주 간격으로 피험자에게 정맥주사됐다.
엘라히어는 시력손상, 각막병증, 안구건조증, 광선공포증, 안구통증, 포도막염(葡萄膜炎) 등의 안구 독성에 유의하라는 돌출주의문이 삽입될 예정이다.
검사 결과의 이상(laboratory abnormalities)을 포함해 가장 빈도 높게 수반된 부작용은 시력손상, 피로, 혈중 아스파르트산염 아미노기 전이효소 수치의 증가, 구역, 혈중 알라닌 아미노기 전이효소 수치의 증가, 각막병증, 복부통증, 림프구 수치 감소, 말초신경병증, 설사, 알부민 수치 감소, 변비, 알칼리 인산분해효소 수치의 증가, 안구건조증, 혈중 마그네슘 수치의 감소, 혈중 백혈구 수치 감소, 혈중 호중구 수치 감소, 혈중 헤모글로빈 수치의 감소 등이다.
SORAYA 임상을 총괄한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소재 다나-파버암연구소의 우르줄라 마툴로니스(Ursula Matulonis) 부인암 과장은 “엘라히어 승인은 치료 대안이 제한돼 있고 그 결과가 빈약한 엽산 수용체 알파 양성, 백금착제 항암제 저항성 난소암 환자들에게 의미가 있다”며 “SORAYA 임상에서 관찰된 엘라히어의 인상적인 항종양 활성과 반응기간, 전체적인 내약성 등은 새로운 치료대안이 제공해 줄 유익성을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이뮤노젠의 마크 에니예디(Mark Enyedy) 대표는 “앞서 ‘아바스틴’ 치료 여부와 상관없이 사용할 수 있는 엘라히어가 엽산 수용체 알파 양성, 백금착제 항암제 저항성 난소암 환자들을 위한 새로운 표준요법제로 자리잡을 것으로 믿는다”며 “이번 승인은 차세대 항체-약물 결합체를 개발하기 위해 지난 수십년 간 기울여 온 노력의 증거로, 완전통합형 항암제 전문기업으로 변화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경험 많은 영업‧의학팀이 미국에서 신속하게 엘라히어가 공급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고 덧붙였다.
이뮤노젠의 애나 버켄블릿(Anna Berkenblit) 부사장 겸 최고 의학책임자는 “백금착제 항암제 저항성 난소암이 치료가 어렵기로 정평이 나 있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2014년 PARP억제제인 아스트라제네카의 난소암·유방암 치료제인 ‘린파자캡슐’(Lynparza 성분명 올라파립, olaparib)이 2014년 12월에 BRCA 변이 진행성 난소암 적응증으로 FDA의 허가를 취득한 이후 후속 신약이 없는 가운데 엘라히어가 가속승인을 취득한 것은 난소암 치료를 위한 패러다임에서 엄청난 진전”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뮤노젠은 피험자 무작위 배정 3상 확증시험으로 진행할 ‘MIRASOL’ 임상시험의 피험자 충원을 마쳤다. MIRASOL 임상은 엘라히어의 가속승인 지위를 정식승인으로 전환하기 위해 설계됐다. 이 임상의 주요 자료는 내년 초 공개될 전망이다. 자료의 진실성을 유지하기 위해 외부의 제3자 통계 전문가가 직접 분석작업을 진행한 후 곧바로 FDA에 결과를 제출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FDA는 엘라히어의 동반진단 의료기기로 로슈의 ‘VENTANA FOLR1 (FOLR1-2.1) RxDx Assay’를 승인했다. 난소암 환자의 약 35~40%는 높은 수준의 FRα를 발현하며, 이는 2+ 강도로 염색되는 종양 세포가 75% 이상인 것으로 정의된다. 신선하거나 보관된 난소 조직을 통해 검사할 수 있다. 신규 난소암 진단 환자는 백금 내성으로 진행될 때 엘라히어가 옵션이 될 수 있을지 이 검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