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은 중등도~중증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로 개발해 온 오틸리맙(otilimab, 개발코드명 GSK3196165)의 실망스런 3상 ‘ContRAst’ 임상시험 자료를 27일(현지시각) 공개하면서 신약승인신청(NDA)을 추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오틸리맙은 과립구대식세포-콜로니자극인자(anti-granulocyte macrophage colony-stimulating factor, GM-CSF)를 표적으로 하는 단일클론항체다. 과립구-대식세포 집락형성 촉진인자는 류마티스관절염을 비롯해 광범위한 각종 자가면역 매개질환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단백질이다.
2021년 초에는 오틸리맙이 입원한 코로나19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는 용도로 임상시험을 거친 바 있다. 전반적인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한 채 70세 이상에서는 유의미한 사망 감소 효과가 나왔다.
ContRAst 임상시험은 기존 치료제들에 불충분한 반응을 나타냈거나 내약성이 확보되지 않았던 난치성 광범위 류마티스 환자를 다양하게 모집해 진행됐다.
오틸리맙 90mg 또는 150mg을 주 1회 피하주사했을 때 나타난 유효성을 위약 대조군, 화이자의 JAK(야누스 인산화효소) 억제제 ‘젤잔즈정’(Xeljanz, 성분명 토파시티닙, Tofasitinib) 5mg 1일 2회 복용군, 인터루킨-6(IL-6) 표적 단일클론항체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 ‘케브자라’(Kevzara 성분명 사릴루맙, sarilumab) 200mg 격주 피하주사군과 비교 평가했다.
전체 피험자들은 메토트렉세이트 또는 기존의 질병조절 항류마티스제(DMARDs)를 병용했다.
이날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메토트렉세이트를 사용했지만 불충분한 치료반응을 보인(ContRAst-1), 기존 합성의약품 또는 생물의약품 성분의 DMARDs를 사용해 불충분한 반응을 보인(ContRAst-2) 환자들 가운데 오틸리맙을 투여한 그룹은 ‘ACR20’ 지표를 적용해 12주차에 평가했을 때 위약 대조군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할 만한 격차를 보인 것으로 분석됐다. ACR20은 미국 류마티스학회(ACR)가 설정한 ‘증상이 20% 개선되었음’을 의미하는 지표이다.
그런데 3번째 임상시험인 ‘ContRAst-3’에서 도출된 자료를 보면 기존의 생물의약품 DMARDs(TGF-α 억제제, 단일클론항체를 말함) 그리고/또는 JAK 억제제를 사용했을 때 불충분한 반응을 내보였던 환자들을 대상으로 12주차에 ‘ACR20’ 지표를 적용해 평가한 결과 오틸리맙 투여군과 위약 대조군 간에 통계적으로 유의할 만한 차이가 입증되지 않으면서 1차 평가지표를 충족하지 못했다.
ContRAst-1 및 ContRAst-2 임상시험에서 1차 평가지표가 충족되었음에도 불구, ContRAst-3에서 유효성이 제한적인 수준이어서 오틸리맙이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로서 위험성 대비 유익성을 뒷받침하지 못했다고 GSK는 평가했다. 난치성 류마티스관절염 환자에서는 획기적인 효과가 나오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되자 신약승인신청을 접기로 한 것이다.
다만 ContRAst 임상시험들에서 확보된 유효성 및 안전성 자료에 대한 평가는 현재도 진행 중이다. 3상 ContRAst 임상시험의 전체적인 결과는 내년에 의학 학술지에 제출될 예정이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은 2013년 6월 독일 모르포시스(MorphoSys)와 제휴 계약을 체결하고 글로벌 마켓에서 오틸리맙의 개발‧발매를 독점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권한을 확보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