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리어드사이언스(Gilead Sciences, 나스닥 GILD)가 미국 메릴랜드주 록빌에 소재한 마크로제닉스(MacroGenics 나스닥 MGNX)와 다양한 혈액암을 치료하는 이중특이항체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양사는 마크로제닉스의 DART 플랫폼을 사용해 CD123 및 CD3에 결합하는 차세대 이중특이항체 MGD024와 추가적인 이중특이항체 프로그램 2개를 공동 개발하기 위한 독점권 행사 옵션 및 협업 계약을 체결했다고 17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이번 계약을 통해 길리어드는 급성골수성백혈병(AML)과 골수이형성증후군(MDS)을 포함한 특정 혈액암에 대한 잠재적인 치료제인 MGD024의 라이선스를 확보할 수 있는 옵션을 갖게 됐다.

마크로제닉스는 이중특이항체 분야의 선도기업으로서 독자적인 DART 플랫폼을 적용해 새로운 치료제를 개발한 광범위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MGD024는 지난 7월, 표준요법을 받은 적이 있는 급성골수성백혈병 등 혈액암 환자 90명를 대상으로 1상 임상에 들어간 CD123과 CD3을 동시에 표적으로 하는 이중특이항체다. CD123은 강한 항암력이 미칠 수 있는 표적이다. MGD024는 치명적일 수 있는 독성인 사이토카인방출증후군(CRS)을 최소화하도록 설계된 CD3 성분을 포함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간헐적인 투여가 가능할 수 있도록 반감기를 늘려 항종양 활성이 증가됐다.

마크로제닉스는 MGD024에 대한 임상 1상 시험을 계속 수행하고, 길리어드는 사전에 설정된 시점에서 프로그램 라이선스 옵션을 행사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임상 1상 연구는 MGD024를 여러 적응증에 걸쳐 단독요법 및 다른 치료제와의 병용요법으로 평가한다. 용량 증량 및 기간 연장 임상시험이 포함돼 있다.

계약에 따라 길리어드는 마크로제닉스에 선불 계약금 6000만 달러를 지급할 예정이다. 마크로제닉스는 차후 표적 선정, 옵션 행사, 개발·인허가·상용화 마일스톤을 통해 길리어드로부터 최대 17억달러와 별도의 순매출 대비 로열티를 받을 수 있는 자격을 갖는다.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항암제 임상개발 담당 수석 부회장인 빌 그로스먼(Bill Grossman) 박사는 “마크로제닉스의 이중특이항체 관련 전문성은 면역항암제 폴트리오의 강점과 성장 중인 혈액학 프랜차이즈를 자연스럽게 보완한다”고 말했다.

이어 “CRS를 줄이고 더 긴 반감기를 통해 간헐적인 투여를 가능하게 할 수 있는 MGD024가 AML과 MDS를 앓는 사람을 위해 보다 환자 친화적인 투여와 향상된 임상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믿는다”며 “이번 제휴는 암 적응증에 대한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면서 혁신적인 암 치료제를 개발, 발전시키려는 새로운 노력”이라고 강조했다.

마크로제닉스의 스콧 쾨닉(Scott Koenig) CEO는 “지난 10년 동안 이뤄진 급속한 발전을 통해 CD123은 항암제 연구에서 매우 유망한 표적이 됐다”며 “길리어드 팀과의 전략적 협력을 통해 우리의 이중특이 DART 약물 MGD024를 발전시키면서 혈액암 환자를 위한 MGD024 개발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CD123 표적은 각종 혈액암에서 유망한 표적으로 주목받았지만 여러 제약사가 단일요법 또는 병용요법, 항체약물접합제(ADC) 개발 등에서 고배를 맛봤다. 사망위험이 높은 등 안전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CD123 표적 치료제를 개발하는 벤처로는 미국 젠코(Xencor 나스닥 XNCR), 마크로제닉스, 덴마크 젠맙(Genmab) 등이 있으며 이들과 제휴한 회사로는 노바티스, 사노피, 얀센 등이 꼽힌다. 따라서 길리어드와 마크로제닉스의 결합이 성공을 거둘지 주목된다.

마크로제닉스는 기존 1세대 이중항체와 항체약물접합체(ADC)의 개발에 차질을 빚으면서 인력 15%를 줄이고 제조시설을 폐쇄하는 등 구조조정을 진행하며 'MGD024'의 개발에 집중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