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3일에 2형 당뇨병 치료제로 허가받은 릴리의 이중 GIP/GLP-1 작용제 ‘마운자로’(Mounjaro 성분명 티어제파타이드 tirzepatide)가 6일(현지시각)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비만 치료제로서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됐다.
이에 따라 마운자로는 당뇨병과 비만의 양날개를 달 시기가 대폭 앞당겨질 전망이다. 릴리는 FDA와 논의해 올해 안에 비만 또는 과체중 성인을 대상으로 티어제파타이드를 승인받기 위한 신약허가신청(NDA)의 순차제출 절차를 시작할 계획이다. 순차제출은 임상결과 전체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자료가 준비되는 대로 FDA에 낼 수 있도 승인 기한을 단축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이르면 내년 안에 비만 적응증을 획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마운자로는 주 1회 투여 피하주사제로 포도당 의존형 인슐린 친화성 폴리펩타이드(GIP) 수용체 및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수용체를 촉진한다. 비만치료제로 승인되면 릴리는 마운자로와는 다른 브랜드를 쓸 것으로 예상된다. 선발 경쟁약인 노보노디스크의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도 당뇨병 피하주사제인 ‘오젬픽’(Ozempic)과 비만 및 과체중 피하주사제인 ‘위고비’(Wegovy) 등 두 가지 개별 브랜드로 시판되고 있다.
오젬픽은 2017년 12월 5일 매주 한번 식사와 관계없이 주사하는 2형 당뇨병 치료제, 위고비는 2021년 6월 4일 주 1회 투여하는 만성 체중관리 용도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 이 성분의 경구용 당뇨병 치료제로는 정제인 ‘라이벨서스’(Rybelsus)가 있다.
마운자로의 비만 적응증 허가 신청서는 이미 완료된 SURMOUNT-1과 내년 4월 말에 완료될 SURMOUNT-2 등 두 건의 3상 임상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티어제파타이드는 SURMOUNT-1 임상에서 최고용량이 투여된 피험자들 가운데 3분의 2에 육박하는 이들이 체중을 최소한 20% 감량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4월 릴리는 SURMOUNT-1 임상시험에서 티어제파타이드를 투여받은 참가자의 평균 체중이 최대 22.5%(15mg 용량 투여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체중이 최소 20% 이상 감소한 환자 비율은 10mg, 15mg 투여군이 각각 55%, 63%였다. 이에 비해 위약군은 1.3%로 집계됐다.
SURMOUNT-1 임상은 2형 당뇨병을 동반하지 않는 성인 비만 환자 또는 최소한 한 가지 동반질환을 나타내는 과다체중자들을 대상으로 열량 감소 식이요법과 운동요법(신체활동 증가)에 병행하는 보조요법제로 티어제파타이드 5mg, 10mg, 15mg을 투여하면서 유효성 및 안전성을 위약과 대조한 다의료기관, 피험자 무작위 배정, 이중맹검법, 병렬군 방식의 임상이다.
피험자로 등록된 과다체중자들은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심혈관계질환 등을 갖고 있었다. 총 2539명의 비만 및 과체중 피험자는 미국, 아르헨티나, 브라질, 중국, 인도, 멕시코, 러시아, 타이완, 일본에서 등록이 이뤄졌다. 티어제파타이드 3가지 용량과 위약군 등 4가지 그룹에 각각 1대1대1대1로 배분됐다.
1차 평가지표는 72주차의 티어제파타이드 10mg 및 15mg 투여군의 위약 대조군 대비 체중감소 우위 여부와 5% 이상 체중이 감소한 피험자 비율이다. 피험자들은 72주 후에도 추가로 2년(104주)을 연장한 임상시험에도 계속 참여했다. 연장시험에서 피험자들은 초반에 티어제파타이드 2.5mg을 주 1회 투여받다가 후반에 4주 간격으로 연장을 거쳐 5mg(중간에 2.5mg 경유), 10mg(중간에 2.5, 5, 7.5mg 경유), 15mg(중간에 2.5, 5, 7.5, 10, 12.5mg 경유) 유지요법 용량으로 무작위 배정됐다.
SURMOUNT-2 임상시험은 미국, 아르헨티나, 브라질, 인도, 푸에르토리코, 러시아, 타이완, 일본에서 총 938명의 피험자를 모아 티어제파타이드 10mg 또는 15mg, 또는 위약을 투여하면서 유효성 및 안전성을 평가했다.
SURMOUNT 임상시험 시리즈는 총 6개 세부 임상시험(SURMOUNT-6까지)으로 나뉜다. 2019년 말 시작돼 총 5000여명이 피험자로 등록했다. 이 중 4건은 글로벌 수준으로 설계됐다. SURMOUNT-2, SURMOUNT-3, SURMOUNT-4 임상시험 결과는 내년에 도출될 전망이다. 시간 상 SURMOUNT-1, SURMOUNT-2가 비만 적응증 신청의 근거로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
릴리 당뇨병 사업부문의 마이크 메이슨(Mike Mason) 대표는 “비만은 만성질환의 일종으로 총 1억명에 육박하는 미국민들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고, 의료비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며 “대부분의 환자들이 식이요법과 운동만으로는 원하는 치료목표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서 티어제파타이드의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