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리는 계열사인 록소온콜로지가 개발한 세계 최초의 RET(rearranged during transfection) 유전자변이 또는 유전자융합 표적 경구용 항암제 ‘레테브모캡슐’(Retevmo 성분명 셀퍼카티닙 selpercatinib)이 미국 식품의약품(FDA)으로부터 사실상 ‘암종 불문’(tumor-agnostic) 고형암 적응증을 추가 승인받았다.
릴리는 레테브모 40mg 및 80mg 캡슐제가 이전에 전신요법제를 사용해 치료를 진행 중이거나 진행한 후 종양이 악화되었거나 대체 치료대안들로 만족할 만한 효과가 나타나지 않은 RET 유전자 융합 국소진행성/전이성 성인 고형암 치료제로 승인받았다고 21일(현지시각) 발표했다.
FDA는 객관적 반응률 및 반응지속기간 자료를 근거로 이 적응증을 가속승인했다. 따라서 적응증이 허가 지위를 유지하려면 차후 확증시험에서 임상적 유익성을 재입증해야 한다.
레테브모는 2020년 5월 8일, 12세 이상의 RET 변이가 있는 방사성요법(방사성요오드)에 효과를 보이지 않는(불응성) 갑상선암 수질암(medullary thyroid cancer, MTC), RET 융합 변이가 있으며 전신요법 치료가 필요하나 방사성요법에 불응성을 보이는 진행성 또는 전이성 갑상선암(유두암 및 여포성암) 치료제로 가속승인을 받았다.
레테브모는 당시 갑상선암과 함께 RET 융합 변이 양성 성인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적응증도 가속승인을 얻었다. FDA는 이번에 비소세포폐암 적응증을 가속승인에서 표준(traditional) 승인으로 변경했다.
이번에 추가된 적응증은 RET 융합 변이에 의해 촉발된 모든 고형암으로, 승인의 기준이 된 ‘LIBRETTO-001’ 1/2상 임상시험에는 췌장암, 대장암 등 새로운 치료옵션이 절실한 고형암들이 포함돼 있다.
LIBRETTO-001 임상을 진행한 미국 텍사스대 MD앤더슨암센터의 비벡 수비아 (Vivek Subbiah) 부교수는 “이 임상시험에는 41명의 환자가 참여했으며 췌장선암(11명), 직장결장암(대장암, 10명), 설암(4명), 원인미상 원발암(3명), 육방(2명), 연부조직육종(2명), 황색육아종(2명) 등 RET 융합변이에 의해 촉발되는 난치성 암이 대거 포함돼 있다”며 “다양한 종양 유형에 걸쳐 임상적으로 유의미하고 지속적인 반응을 나타낸 것으로 입증됐다”고 말했다. 그는 수비아 교수는 “새로 도출된 자료와 FDA의 암종 불문 적응증 승인은 다양한 유형의 종양에 일상적이고 포괄적인 유전자 검사의 중요성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레테브모의 사용설명서에는 간독성, 간질성(間質性) 폐질환/폐렴, 고혈압, 심전도 상 QT 간격 연장, 출혈성 제 증상, 과민성, 종양용해증후군, 창상치유장애 위험성, 갑상선기능저하증, 배아-태아 독성 위험성 등에 유의하라는 경고‧주의사항이 삽입된다.
릴리의 항암제 개발 전문 자회사인 록소온콜로지(Loxo Oncology)의 데이비드 하이먼(David Hyman) 최고의학책임자는 “처음 가속승인을 취득한 이래 레테브모는 RET 변이 암 환자들의 치료 패러다임을 전환시켰다”며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 종양 불문 가속승인과 표준 승인을 모두 취득한 최초이자 유일한 RET 저해제가 된 것은 다양한 종양 유형의 암환자에게 유의미한 임상적 유익성을 제공할 가능성을 뒷받침한다”고 자평했다.
LIBRETTO-001 임상은 지금까지 RET 유전자변이에 의해 촉발된 암환자를 대상으로 RET 저해제를 사용해 진행한 임상시험 가운데 최대 규모다. 다의료기관, 라벨 개방, 멀티-코호트 방식으로 설계됐다.
주요 유효성 평가지표로는 객관적반응률(ORR)과 반응지속기간(DOR)이 선정됐으며 독립적사외맹검검토위원회(BIRC)에 의해 평가가 이루어졌다. 사전에 선정한 2차 평가지표에는 중추신경계 ORR과 DOR 등도 포함됐다.
ORR은 BRIC 기준으로 44%였으나 95% 신뢰수준으로는 60%(41명 중 28명)이었다. 완전반응은 4.9%, 부분반응은 39%였다. DOR 중앙값은 24.5개월이고 6개월을 넘긴 비율은 67%였다. 95% 신뢰수준으로는 자료 마감시점까지 9.2개월이었으나 최종 수치는 아직 진행 중이어서 추산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