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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 모르는 모기 … 일교차 커지면서 실내 유입 늘어
  • 김광학 기자
  • 등록 2022-09-16 14:53:53
  • 수정 2022-10-01 01:4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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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월 기록적 폭우에 서울 채집량은 36% 줄어 … 주변 물웅덩이 피해야

지난 8월 폭우 영향으로 서울 지역에서 활동하는 모기 수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최근 수년 간 초가을 모기가 기승을 부려온 점을 고려하면 이달부터 모기가 다시 고개를 들 가능성이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 25개 자치구에 설치된 디지털모기측정기(DMS)를 통해 채집된 모기 수는 8월 총 5만5677마리로, 작년 동기(8만6667마리)보다 35.8%(3만990마리)가 줄었다. 디지털모기측정기가 도입된 2015년 이후 8월 모기 채집량으로는 최저치를 기록했다.


8월 모기가 급감한 것은 월초에 내렸던 기록적 폭우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폭우로 모기가 번식하기 좋은 물웅덩이들이 씻겨 내려갔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9월 들어 모기 채집량은 다시 증가세를 보였다.


모기는 주로 27도에서 활발하고 32도에서 활동이 감소하는데, 올 7월 낮 최고 기온이 33도 이상인 폭염일수만 8.1일로 평년의 1.3배나 됐다. 모기는 스스로 체온을 조절하는 능력이 없어 외부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기온이 30도 이상으로 올라가면 대사활동이 빨라져 수명이 줄어든다. 


게다가 이번 여름엔 장마까지 짧아 모기가 알을 낳기 좋은 논과 물웅덩이가 말라버렸다. 비의 형태가 강하고 짧게 내리는 국지성 호우로 바뀌면서 고여 있던 물웅덩이의 모기알들마저 씻겨 내려가 모기들이 번식에 실패한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더위가 가신 9월부터 모기가 기승을 부리다 11월경에야 사라질 것으로 본다.


가을 모기는 여름 모기보다 독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가을은 모기의 산란기여서 모기들이 알을 낳는데 필요한 에너지를 얻기 위해 더 활발히 움직이고 더 많은 피를 섭취하기 때문이다. 모기가 많이 흡혈할수록, 피가 굳지 않도록 하는 성분이자 가려움을 유발하는 성분인 ‘히루딘’을 많이 분비한다. 따라서 가을 모기에 물렸을 때 더 가렵고 부기가 오래갈 수 있다.


모기에 물리면 절대 긁지 말아야 한다. 상처를 내 2차 감염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신 냉찜질을 하고, 밴드를 붙여 손이 닿지 않게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모기에 물리지 않으려면 평소 샤워를 자주 해 땀 냄새가 나지 않도록 하고, 긴소매의 옷을 입어 노출을 최소화하는 게 좋다. 모기는 어두운색을 선호하기 때문에 밝은색 옷을 입는 것도 모기를 피하는 하나의 방법이다.


한연수 전남대 응용생물학과 교수는 "현재의 지구온난화가 지속돼 말라리아가 유행할 수 있는 최적 환경이 된다면 위험지역이 확대될 수 있다고 본다"며 "다만 질병관리청과 위험지역 지자체 보건소에서 철저하게 방역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는 확산 방지를 위한 방역이 잘 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구온난화와 이상기후로 가을 모기와 겨울 모기가 극성을 부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 교수는 "여름모기가 주춤했다 해도 날이 선선해지면 늦여름이나 초가을 쯤 모기가 증가할 수 있다"며 "지역별 차이도 있고, 오히려 개체 수가 증가한 모기 종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구의 기온이 올라가면 가을이나 겨울에도 모기가 죽지 않고 돌아다니고 추위에 약한 이집트숲모기 등 바이러스를 옮기는 외래종이 토착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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