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AZ)는 PD-L1 억제제인 ‘임핀지주’(Imfinzi 성분명 더발루맙 durvalumab)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성인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담도암 적응증을 추가 승인받았다고 5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이에 따라 임핀지는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담도암 환자들을 치료하기 위해 젬시타빈(gemcitabine)+시스플라틴(cisplatin) 병용요법 같은 항암화학요법제와 병용하는 치료제로 사용될 수 있게 됐다.
이번 승인으로 임핀지는 면역관문억제제로는 처음으로 담도암 치료제가 됐다. 임핀지는 2018년 2월 16일 절제불가능한 비소세포폐암 3기 치료제로 승인 받은 이후 2020년 3월 30일 확장기 소세포폐암으로 승인받은 후 오랫동안 정체된 적응증 확대 행보에 다시 시동을 걸 수 있게 됐다.
임핀지는 앞서 2017년 5월 1일 임상 3상 DANUBE 연구에서 확보한 통계적으로 유의할 만한 치료반응률 및 반응유지기간 자료를 근거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 과거에 치료를 받은 경험이 있는 성인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방광암 치료제로 가속승인(accelerated approval)을 받은 바 있다.
그러나 2020년 3월 추적임상 결과를 보면 1차 평가지표를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되면서 2021년 2월 22일 방광암 적응증을 자진 취하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FDA는 3상 ‘TOPAZ-1’에서 확보된 결과를 근거로 담도암 적응증을 부여했다. 중간분석 결과 임핀지는 젬시타빈+시스플라틴 표준요법과 병행한 결과 이 표준 항암화학요법제만 사용한 대조군에 비해 사망률이 20% 감소했다.
임핀지 병용군은 2년차까지 생존한 환자 비율이 25%에 달해 항암화학요법제 대조군의 10%를 유의할 만하게 웃돌았다. 이 같은 임상결과는 PD-L1 발현 유무 또는 종양이 발생한 부위와 무관하게 전체 하위그룹에서 일관되게 나타났다.
담도암은 담도(담관)나 담낭에서 드물게 나타나는 공격적인 암이다. 미국에서는 매년 2만3000여명이 담도암으로 진단받고 있으며 5년 생존율이 5~15%에 그치고 있다.
워싱턴 D.C.에 소재한 메드스타 조지타운대학 부속병원(Medstar Georgetown University Hospital) 암센터의 위장관암 책임자로서 ‘TOPAZ-1’ 임상을 총괄한 아이우 루스 히(Aiwu Ruth He) 부교수는 “지난 10여년 동안 담도암 치료에서 제한적의 수준의 혁신만이 이뤄진 상황에서 이번 승인은 효과적인 치료대안이 긴급하게 요구됐던 진행성 담도암 환자에게 중요한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내약성이 양호한데다 지금까지 취약한 예후에 직면해야 했던 담도암 환자의 생존율을 크게 개선해 준 것으로 입증된 임핀지 및 항암화학요법제 병용요법은 담도암 치료를 위한 새로운 표준요법제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TOPAZ-1’ 임상 결과는 지난 1월 20~22일 개최된 미국임상종양학회 위장관암(ASCO GI) 심포지엄에서 발표된 데 이어 의학 학술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 메디신’에 6월호에 게재됐다.
임핀지+젬시타빈+시스플라틴 병용요법은 일반적으로 양호한 내약성을 나타냈으며, 항암화학요법제 대조군과 비교했을 때 부작용으로 인해 투여를 중단한 비율이 증가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7월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는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담도암 치료를 위한 1급(Category 1) 1차 약제로 임핀지 병용요법을 암 치료 임상실무 가이드라인에 추가했다.
이번 승인은 ‘프로젝트 오르비스’(Project Orbis) 프로그램에 따라 미국, 호주, 브라질, 캐나다, 이스라엘, 싱가포르, 스위스, 영국에서 동시에 심사가 진행됐다. FDA는 임핀지를 담도암의 우선심사 대상 및 희귀의약품으로 지정했다. 유럽, 일본, 기타 일부 국가에서도 심사 절차가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