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 AZ)의 당뇨병 치료제인 ‘포시가정’(Farxiga, 성분명 다파글리플로진, dapagliflozin)이 심부전 영역에서 두 번째 적응증을 획득할 가능성을 높였다.
이 회사는 진행 중인 3상 ‘DAPA-HF’ 및 ‘DELIVER’ 임상시험에서 사전에 설정한 조건에 따라 분석한 결과 포시가가 좌심실박출률(left ventricle ejection fraction(LVEF)에 상관 없이 심장병으로 인한 사망위험을 감소시키는 게 입증됐다고 27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이번 분석결과는 26~29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고 있는 유럽심장병학회(ESC) 연례학술대회에서 발표됐고 의학 학술지 ‘네이처 메디신’에도 게재됐다.
중앙값 22개월에 걸친 추적조사 분석 결과 심인성 사망 위험은 위약 대조군에 비해 14% 낮았다. 모든 요인에 의한 사망 위험은 10% 낮았다.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율은 29% 낮게 나타났다.
심부전 환자들을 대상으로 모든 좌심실박출률(LVEF) 스펙트럼에 걸쳐 심부전 사망률 감소라는 유익성을 입증한 분석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심부전은 심장이 수축할 때마다 배출되는 혈액의 비율에 따라 심박출률 감소 심부전(heart failure with reduced ejection fraction, HFrEF: 좌심실 박출률 40% 이하), 심박출률 경계 심부전(Heart failure with midrange ejection fraction, HFmrEF: 좌심실 박출률 41~49%), 심박출률 보존 심부전(Heart failure with preserved ejection fraction, HFpEF: 좌심실 박출률 50% 이상) 등으로 구분되고 있다.
영국 글래스고우대 심혈관‧의과학연구소(Institute of Cardiovascular and Medical Sciences, ICMS)의 부소장이자 심장학 교수인 존 맥머레이(John McMurray)는 “전체 심박출률 스펙트럼에 걸친 심부전 환자 총 1만10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심층분석에서 ‘포시가’가 심인성 사망뿐 아니라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위험성을 감소시켜 준 것으로 입증됐다”면서 “이는 임상현장에서 포시가가 기여할 수 있는 귀중한 역할을 뒷받침하는 것이며, 심장박출률을 측정할 필요도 없이 즉각 포시가를 투입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이라고 말했다.
아스트라제네카의 메네 팡갈로스(Mene Pangalos) 신약개발 담당 부회장은 “심부전은 세계 각국에서 주요한 사망원인의 하나로 남아 6400만명에 달하는 사람들의 의료수요가 크게 충족되지 못하고 있다”며 “이번 분석 결과 포시가는 전체 좌심실 박출률 스펙트럼에 걸쳐 치료 효과와 심인성 사망 위험성 감소 효능을 입증했다”고 강조했다.
3상 ‘DAPA-HF’ 및 ‘DELIVER’ 임상은 피험자 무작위 배정, 이중맹검법 방식으로 포시가와 위약을 비교평가했다. 두 임상시험에는 심부전을 앓고, 기능적 제한(functional limitation)을 갖고 있으며, 나트륨이뇨펩타이드(natriuretic peptide, NUP) 수치가 상승한 환자들이 등록됐다. 차이라면 ‘DAPA-HF’는 좌심실박출률 40% 이하의 환자들이 충원된 반면 ‘DELIVER’의 경우에는 좌심실 박출률 40% 이상의 환자들이 참여한 것이다. 두 시험에는 각각 20개국에서 총 1만1007명의 심부전 환자들이 등록했다.
포시가의 경쟁약인 베링거인겔하임 및 릴리의 ‘자디앙정’(Jardiance 성분명 엠파글리플로진 Empagliflozin)은 2022년 2월 24일 미국에서, 3월 7일 유럽연합에서 성인 만성 심부전 적응증을 추가로 승인받았다. 이로써 세계 최초이자 유일하게 심박출률 감소 심부전(HFrEF) 및 심박출률 보존 심부전(HFpEF)을 포함해 좌심실 박출률(LVEF) 전체 스펙트럼을 포괄하는 성인 만성 심부전 치료제로 올라섰다.
포시가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기준으로 2014년 1월 8일 2형 당뇨병 치료제로 허가받았다. 2019년 10월 21일에는 2형 당뇨병 환자의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위험 감소 효과로 적응증을 추가 승인받았다. 이어 2020년 5월 6일에는 2형 당뇨병 여부와 상관없이 박출률감소심부전(heart failure with reduced ejection fraction, HFrEF) 환자의 심혈관 사망 또는 심부전 악화를 감소시키는 치료제로 적응증을 받았다. 2021년 4월 30일에는 당뇨병 발병 여부와 상관 없이 심부전으로 인한 사망 및 입원 위험성이 높은 만성 신장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신장 사구체 여과기능의 감퇴, 말기 신부전, 심인성 사망 및 입원 위험성 등을 감소시키는 용도(신부전 치료제)로 허가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