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은 빈혈 동반 골수섬유증 환자의 미충족 의료수요에 부응할 수 있는 차별화된 작용기전을 가진 신약후보물질 모멜로티닙(momelotinib)의 신약승인신청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접수됐다고 17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처방약생산자수수료법(PDUFA)에 따라 모멜로티닙은 내년 6월 16일까지 승인 여부가 결정날 예정이다.
모멜로티닙은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이 지난 4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인근 샌마테오에 소재한 희귀암 표적치료제 개발 전문기업인 시에라온콜로지(Sierra Oncology)를 19억달러에 인수하면서 확보한 자산이다.
모멜로티닙(코드명 GS-0387, CYT-387)은 경구용 선택적 JAK1, 2 억제제로서 액티빈 수용체 1형(activin receptor type 1, ACVR1) 저해제이기도 한 독특한 기전을 가졌다. 이 신약후보는 호주의 바이오기업인 사이토피아(Cytopia)가 처음 발굴했으며, 이 회사는 2011년 YM바이오사이언스(YM BioSciences)에 인수됐고, 2013년에 길리어드사이언스에 다시 팔렸다. 시에라온콜로지는 2018년 8월 모멜로티닙을 최대 가치 1억9800만달러(선불계약금 300만달러+마일스톤 1억9500만달러, 순매출 로열티 별도)에 사들였다. 당시 모멜로티닙은 골수섬유증 관련 3상을 진행 중이었다.
이번 신약승인신청은 3상 ‘MOMENTUM’ 임상시험(NCT04173494)에서 도출된 결과를 근거로 이뤄졌다. 임상에서 골수섬유증 증상평가양식(Myelofibrosis Symptom Assessment Form, MASAF) 기준 총 증상점수(total symptom score, TSS)와 수혈 독립성(Transfusion Independence, TI) 비율, 비장반응률(Splenic Response Rate, SRR) 등 1차 평가지표 및 핵심적 2차 평가지표를 충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MOMENTUM 임상의 1차 분석자료는 지난 6월 3~7일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 임상종양학회(ASCO) 연례 학술회의와 같은 달 9~12일 오스트리아 비인에서 개최되었던 유럽 혈액협회(EHA) 온‧오프라인 하이브리드 학술회의에서 발표됐다.
MOMENTUM 임상은 증후성 및 빈혈 동반 골수섬유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모멜로티닙 또는 다나졸(danazol)을 투여하는 21개국에서 진행된 글로벌, 피험자 무작위 배정, 이중맹검법 방식의 3상이다. 피험자들은 이전에 FDA의 허가를 취득한 JAK 억제제로 치료한 경험이 있었다. 골수섬유증으로 인한 여러 증상, 빈혈로 인한 수혈 및 비장종대(腫大) 등을 얼마나 감소시키는지 알아보기 위한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했다.
1차 평가지표는 24주차에 측정한 최근 28일 동안의 총 증상점수가 착수시점과 비교해 50% 이상 감소한 환자의 비율이었다. 모멜로티닙 투여군(130명)은 이러한 비율이 24.6%에 달한 반면 다나졸 투여군(65명)은 9.2%에 그쳤다.
핵심적 2차 평가지표인 TI(헤모글로빈 수치가 8g/dL 이상을 유지하면서 수혈 없이 12주 이상 버팀)의 24주차 달성 비율은 전자가 31%인 반면 후자는 20%에 머물렀다. 또 비장 용적이 35% 이상 감소한 것을 기준으로 한 SRR의 24주차 달성 비율은 23.1% 대 3.1%로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 비장 용적이 25% 이상 감소한 것을 기준으로 하면 각각 40.0%, 6.2%였다.
임상시험에서 다나졸 복용군은 24주 후 모멜로티닙 복용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허용됐다. 비장종대가 진행된 경우에는 더 이른 시기에 모멜로티닙으로 전환할 수 있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