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품의약국(FDA)은 DDP-4 억제제 계열의 2형 당뇨병 치료제인 미국 머크(MSD)의 시타글립틴(sitagliptin) 제제 3개 품목(자누비아, 자누비아메트, 스테글루잔 등 3품목)의 일부 시료에서 니트로사민 불순물의 일종인 니트로소-STG-19(Nitroso-STG-19, NTTP)이 검출됐다고 9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시타글립틴은 MSD의 ‘자누비아정’(Januvia, 성분명 시타글립틴, sitagliptin) 및 2제 복합제인 ‘자누메트정’(시타글립틴+메트포르민)가 오리지널 제품인 당뇨병 치료 성분이다. 자누비아는 2006년 10월 FDA로부터 허가를 취득했고, 자누메트는 2007년 3월 시판 승인을 받았다. 자누비아는 작년에 33억달러, 자누메트는 20억달러의 글로벌 매출을 올렸다. 자누비아는 MSD의 세 번째 베스트셀러 의약품이다. ‘스테글루잔정’은 나트륨 포도당 공동 수송체(SGLT-2) 억제제(에르투글리플로진 Ertugliflozin)와 시타글립틴 복합제다.
하지만 이날 FDA는 공급 부족을 방지하고, 충분한 양의 공급을 통해 환자들의 접근성이 확보될 수 있도록 뒷받침하기 위해 섭취허용량을 상회하는 매일 37ng 및 1일 최대 246.7ng의 NTTP를 포함하고 있는 시타글립틴 제제들의 한시적인(temporary) 공급을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시타글립틴 제제 생산업체 중 1일 37ng을 상회하는 NTTP가 검출된 것으로 나타난 제약사들릉 FDA 약물평가연구센터(CDER)의 의약품 공급부족 담당자들과 협의를 진행할 것을 요망했다.
FDA는 NTTP가 검출된 시타글립틴 제제들의 공급 여부를 제품에 따라 개별적으로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FDA는 2형 당뇨병 환자들이 의사와 상담을 거치지 않은 채 시타글립틴 제제의 복용을 중단할 경우 위험이 초래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아울러 치료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데 임상적으로 적정하다고 판단되면 환자들이 시타글립틴 제제를 계속 복용토록 처방할 것을 의사들에게 권고했다.
NTTP는 니트로사민 계열에 속하는 화합물로, 실험실 검사 결과에 따라 발암 가능 물질(probable or possible human carcinogens)로 분류되고 있다.
FDA는 NTTP의 발암성을 직접적으로 평가한 자료는 부재하지만, NTTP의 노출 한계량을 측정하기 위해 이물질과 유사하고 이미 데이터가 확보된 니트로사민 계열 화합물들의 정보를 활용해 NTTP의 잠정적인 1일 섭취 허용량을 최대 246.7ng으로 정했다. 일시적인 246.7ng 노출은 1일 37ng의 NTTP에 평생토록 지속적으로 노출되었을 때에 비해 발암 위험성이 미미한(minimal) 차이를 보인다고 FDA는 내다봤다.
MSD는 일부 의약품 배치에 불순물이 포함되어 있음을 감지하고 의약품이 잠정 허용 한도를 충족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추가 품질 관리를 시행했다고 FDA에 통보했다. ‘자누메트엑스알서방정’에서는 측정하기에 너무 낮은 수치가 나왔다고 강조했다. MSD는 “시타글립틴 함유 의약품의 안전성, 효능, 품질에 대해 확신을 갖고 있다”며 “공급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MSD의 주가는 9일 FDA 성명 발표 이후 1.9%까지 하락했지만 뉴욕 장 마감에서 1.2% 상승으로 회복했다.
2018년에는 발사르탄 함유 고혈압약에서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이 검출됐다고 밝혀지면서 국내에서만 수십개 품목들이 시장에서 퇴출됐다. 당시 NDMA는 검출 수준으로 볼 때 장기간 노출 시 암 발생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는 정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