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 웨스트레이크빌리지(Westlake Village)의 자가면역성 피부질환 치료제 전문기업 아르쿠티스바이오테라퓨틱스(Arcutis Biotherapeutics, 나스닥 ARQT)의 판상형건선 치료제 ‘조라이브 크림 0.3%’(Zoryve 성분명 로플루밀라스트 Roflumilast, 개발코드명 ARQ-151)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시판 승인을 얻었다고 29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조라이브는 피부가 접히는 간찰성(間擦性) 부위를 포함해 12세 이상의 청소년 및 성인 판상형건선 치료제로 허가받았다.
판상형건선 치료제로 FDA의 허가를 취득한 국소도포제 중 포스포디에스테라제-4(phosphodiesterase-4, PDE4) 저해제 계열은 조라이브가 최초이자 유일하다. ARQ-151은 아토피피부염 치료제로도 3상을 진행 중이다.
로플루밀라스트는 아스트라제네카의 만성기관지염을 수반한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치료제 ‘닥사스정’의 주성분이다.
조라이브는 판상형건선 환부를 신속하게 청결하게 해주면서 환부의 소양증도 감소시켜주는 효과가 있다. 1일 1회 국소도포하는 탈(脫)스테로이드( steroid-free) 크림제의 일종인 ‘조라이브’는 안전하고 양호한 내약성이 확보된 환자친화형 제제인데다 판상형건선 환자들의 증상관리를 간편하게 개선해 주는 치료제로 각광받을 전망이다.
조라이브는 아르쿠티스바이오테라퓨틱스가 독자 보유한 약물전달 제제화 플랫폼 기술인 ‘하이드로ARQ’ 기술(HydroARQ Technology)이 적용됐다. 이 기술은 번들거리지 않는 보습크림으로 환부에 쉽게 도포하고, 빠르게 흡수되는 장점을 갖고 있다.
이번 승인은 중추적인 3상 임상인 DERMIS-1 및 DERMIS-2의 결과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조라이브 치료군은 위약군(vehicle)에 비해 8주차에 관찰자종합평가(Investigator Global Assessment, IGA) 지표가 유의하게 앞섰다. 두 임상에서 조라이브 투여군은 각각 42%, 37%가 목표를 달성한 반면 위약군은 6%, 7%에 그쳤다. IGA 달성은 IGA 점수가 깨끗함(0) 또는 거의 깨끗함(1)이거나, 기준선 대비 IGA 점수가 2등급 이상 향상된 경우로 정의된다.
ZORYVE는 빠르면 2주차부터 가려움증의 중증도과 영향을 개선했다. 기준선에서 4점 이상의 최악의 가려움증 수치 평가 점수(Worst Itch-Numerical Rating Score, WI-NRS)를 가진 환자의 3분의 2가 4주차에 가려움증이 4점 이상 감소했다. 8주차에 이 비율은 조라이브 투여군의 경우 DERMIS-1 임상에서 67%, DERMIS-2에서 69%로 위약군의 26%와 33%를 능가했다.
ZORYVE는 8주차의 간찰부 IGA(Intertriginous IGA, I-IGA) 달성률도 DERMIS-1에서 72%, DERMIS-2에서 68%로 위약의 14%, 17%를 앞섰다. 이는 간찰부에서 건선 치료효과를 구체적으로 입증한 유일한 국소제임을 강조하는 대목이다. .
두 시험 모두에서 조라이브는 우월한 안전성 및 내약성 프로파일을 보여줬다. 8주차에서 조라이브 투여군의 1% 이상에서 보고된 가장 흔한 이상반응은 설사(3%), 두통(2%), 불면증(1%), 메스꺼움(1%), 적용 부위 통증(1%), 상기도감염(1%), 요로감염(1%)였다.
최소 52주 동안 ZORYVE로 치료를 계속한 239명 중 45%가 52주차에 IGA가 ‘깨끗함’ 또는 ‘거의 깨끗함’으로 평가됐다. 장기 안전성도 입증됐다.
ZORYVE는 또 2차 평가지표인 건선면적및중증도지수(Psoriasis Area Severity Index-75(PASI-75)에서도 위약에 비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개선을 보여줬다.
건선증상일지(Psoriasis Symptoms Diary, PSD)로 측정한 가려움증, 통증, 인설과 같은 징후 및 증상에 대한 환자의 인식은 4주차와 8주차에서 위약 대비 전반적인 개선을 보였다.
아르쿠티스바이오테라퓨틱스의 프랭크 와타나베(Frank Watanabe) 대표는 “아르쿠티스가 청소년 및 성인 판상형건선 환자를 위한 차세대 국소도포용 PDE4 저해제를 선보일 수 있는 역량을 입증해 중대한 성과를 달성했다”며 “유효성, 안전성, 내약성이 확립됐고 독자적인 하이드로ARQ 제제화 기술을 적용한 조라이브는 환자의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고 사용기간에 별다른 제약이 없도록 개발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조라이브는 판상형건선 증상이 흔히 영향을 미치는 간찰성 부위에 대한 치료효과를 입증한 자료를 확보한 유일한 국소도포제”라며 “FDA의 이번 승인은 아르쿠티스가 기울인 오랜 노력이 결실로서, 8월 중순 경 미국에서 발매될 예정”이라고 전망했다.
국소도포제는 여전히 대다수 판상형건선 환자를 위한 1차 치료제로 활용되고 있다. 자가면역성 질환인 판상형건선은 미국 내 환자 수가 약 900만명에 달한다. 증상의 중증도는 경도, 중등도, 중증 등 다양하며 소양증이 가장 부담스럽고 빈도 높게 보고되는 동반증상이다. 신체 어느 부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안면, 팔꿈치, 무릎, 외음부, 간찰성 피부 부위에서도 나타난다. 이로 인해 건선 환자들은 환부에 따라 다양한 국소도포제들을 처방받는 경우가 잦고, 치료 양상이 복잡해질 수 있다.
뉴욕에 소재한 마운트 시나이 의대의 마크 레브홀(Mark Lebwohl) 피부과 교수는 “다양한 임상시험에서 조라이브가 안전하고 효과적일 뿐 아니라 무릎이나 팔꿈치와 같이 치료가 어려운 환부를 깨끗하게 개선해 주는 것으로 입증되었고, 이 같은 효과는 안면, 외음부 및 간찰성 피부와 같은 예민한 환부에서도 마찬가지”라며 “매우 양호한 내약성이 확보된 조라이브는 판상형건선과 같은 만성 피부질환을 치료하는 데 중요한 대안으로 고려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미건선재단(National Psoriasis Foundation, NPF)의 레아 하워드(Leah M. Howard) 이사장은 “판상형건선은 도전적인 질환의 일종이어서 최적의 치료대안을 찾는 일이 복잡할 수 있다”며 “특히 환부에 따라 다양한 치료대안을 사용해야 하는 환자들에서 이 같은 복잡성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이런 환자들에게 유의미한 치료 효과의 차이를 나타낼 수 있는 새로운 치료대안이 확보된 것을 환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