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23일(현지시각) 세계 75개국 이상에서 감염자가 확인된 원숭이두창에 대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ublic Health Emergency of International Concern, PHEIC)를 선언한 가운데 하루 앞서 유럽 의약품청(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는 덴마크의 백신 전문기업 바바리안노르딕(Bavarian Nordic A/S)의 천연두 백신 ‘임바넥스’(Imvanex)의 적응증에 성인 원숭이두창 예방을 추가하는 권고 결정을 내렸다.
임바넥스는 2013년 7월 31일 유럽에서 천연두(사람두창) 예방백신으로 승인받았다. 미국에서는 2019년 9월 24일 사람두창 및 원숭이두창 감염 위험이 높은 것으로 판단되는 18세 이상 성인에 대한 감염 예방백신으로 허가받았다. 미국 내 브랜드명은 ‘진네오스’(Jynneos)다.
이 백신은 백시니아 바이러스의 앙카라 균주를 바바리안 노르딕이 변형시킨 백신(Modified vaccinia Ankara-Bavarian Nordic, MVA-BN)이다. 앙카라균주는 애초 터키의 당나귀와 소예서 채취됐고 독일 뮌헨대 연구팀이 연속 계대배양한 끝에 병원성을 잃게 했다.
진네오스는 미국에서 18세 이상 성인 대상으로 허가된 생백신이다. 복제가 불가능한(Non-Replicating) 우두바이러스 변종 균주를 함유하고 있다.
백시니아 바이러스는 천연두 바이러스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원숭이두창은 사람두창과 밀접한 바이러스 유사성을 갖고 있어 천연두백신이 원숭이두창에서도 85%의 예방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CHMP는 ‘임바넥스’를 접종받은 사람 이외의 여러 영장류에서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감염 예방 효능이 입증된 일부 동물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이번에 적응증을 추가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바바리안노르딕은 유럽 각국의 원숭이두창 감염사례를 추적관찰하면서 유효성 자료를 수집할 계획이다.
임바넥스의 안전성 프로필은 경도~중증도 부작용이 일부 수반되지만 전반적으로 양호한 것으로 파악됐다. CHMP는 임바넥스의 유익성이 위험성을 상회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한편 CHMP는 원숭이두창 예방 용도 외에도 백시니아 바이러스에 의해 유발되는 천연두 유사 증상(천연두보다 경증)을 예방하는 용도로 임바넥스 승인을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