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김 씨(25세, 남)는 최근 눈앞에 하루살이가 날아다니는 것 같고 빛이 번쩍거리는 증상을 느꼈지만, 일시적이라 생각해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하지만 점차 눈이 잘 안 보여 안과를 찾은 김 씨는 ‘망막박리’라는 진단을 받았다.
망막은 안구의 가장 안쪽에 있는 세포막으로, 우리 눈의 필름 역할을 한다. 이러한 망막이 안구 안쪽 벽으로부터 떨어지는 것을 ‘망막박리’라고 한다. 망막이 분리된 상태가 지속되면 망막에 영양 공급이 잘되지 않아 시세포가 정상적인 기능을 하지 못하고, 치료하지 않으면 결국 시력을 잃게 된다.
망막박리의 초기 증상은 눈앞에 점이나 하루살이가 날아다니는 것처럼 보이는 ‘비문증’이다. 빛이 번쩍거리는 것처럼 느껴지는 ‘광시증’이 생길 수도 있다. 증상이 더 진행되면 커튼을 칠 때처럼 주변부 시야부터 점차 안 보이며, 중심부까지 시야 장애가 진행되면 실명할 수도 있다.
망막박리는 노년층에도 많이 발생하지만, 최근 20대 젊은 층에서도 많이 발생한다. 그 이유는 망막박리의 원인이 근시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망막박리의 대표적인 원인은 망막에 구멍이 생기는 ‘망막열공’이다. 우리 눈의 내부에는 젤리와 같은 질감의 유리체가 채워져 있는데, 노화나 근시로 유리체가 액체로 변하면서 망막을 잡아당겨 망막열공이 발생한다. 눈에 강한 외상으로도 망막박리가 생길 수 있다.
한정우 순천향대 부천병원 안과 교수는 “우리 사회의 고령화를 비롯해 노년층에서 백내장·시력 교정술 등 안구 수술이 늘고, 젊은 층에서 장시간 스마트폰과 전자기기 사용으로 인해 고도 근시 환자가 많아지면서 망막박리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망막박리는 안저검사를 통해 확인한다. 망막의 찢어진 부위가 조기에 발견되면 레이저로 간단히 치료할 수 있다. 그러나 망막이 떨어지는 망막박리 단계에서는 반드시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망막 상태에 따라 공막동률술, 유리체절제술, 기체망막유착술 등의 수술 방법을 통해 떨어진 망막을 붙여준다.
한정우 교수는 “우리나라는 근시의 비율이 50% 이상으로 높은 편이므로 망막박리의 위험이 크다. 따라서 근시가 있다면 정기적으로 안저검사를 받아 망막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비문증, 광시증 등의 증상이 나타날 때는 즉시 안과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 번 떨어진 시력은 완전히 회복되기 어려우므로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근시 환자나 중장년층은 특별한 증상이 없어도 매년 1회 검진받는 것이 좋다. 특히 고도 근시가 있다면 젊은 나이라도 1년에 1회 이상 안과 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