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머크(MSD)는 핀란드의 글로벌 제약‧진단의학기업 오리온코퍼레이션(Orion Corporation)과 거세저항성 전립선암(mCRPC) 신약후보물질인 사이토크롬 P450 11A1(cytochrome P450 11A1 또는 CYP11A1) 표적 ODM-208과 기타 CYP11A1 표적물질을 공동 개발해 상업화하기로 협약을 맺었다고 13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사이토크롬 P450 11A1은 스테로이드를 생성시키는 데 중요한 효소 단백질이다. ODM-208은 경구용, 비 스테로이드성 CYP11A1 효소 선택적 저해제로서, 남성호르몬 의존성 암에서 안드로겐 수용체 신호경로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모든 스테로이드 호르몬과 전구물질 생성을 억제하도록 만들어졌다. 현재 전이성 거세 저항성 전립선암 치료제로 2상 임상을 진행 중이다.
MSD는 계약에 따라 2억9000만달러(2억8000만유로)의 선불계약금을 3분기 중 오리온에 지급하게 된다. 이 중 2억2000만달러는 이미 연구개발에 소요된 지출로 간주하고 나머지 6000만유로는 미래에 소요될 ODM-208 개발자금으로 비축하기로 했다.
양사는 초기 공동개발 및 판매에 합의하되 MSD가 옵션을 행사할 경우 글로벌 독점적 라이선스를 MSD에 부여키로 했다. 이 옵션이 행사되면 MSD는 비축된 개발자금(6000만유로) 및 향후 개발자금, 상용화에 필요한 모든 자금을 감당하게 된다.
오리온은 임상용 및 상용화용 ODM-208의 생산을 맡기로 했다. 또 ODM-208의 개발 및 발매를 진행 과정에서 진전이 이뤄지면 별도의 마일스톤을 받기로 했으며, 시판허가 후 순매출액 대비 단계별 두자릿수 %의 로열티를 수수하기로 보장받았다.
머크리서치래버러토리의 딘 리(Dean Y. Li) 대표는 “전립선암 발생의 핵심적인 촉진인자로 손꼽히는 스테로이드 호르몬의 생성을 억제하기 위해 ‘사이토크롬 P450 11A1’ 단백질을 표적하는 것은 강력한 방법론”이라며 “우리는 ODM-208이 우리의 기존 전립선암 치료제를 보완해 줄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믿는다”고 강조했다.
오리온코퍼레이션의 티모 라팔라이넨(Timo Lappalainen) 대표는 “MSD는 암 환자의 생존기간을 연장하고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 노력해왔고, 글로벌 마켓에서 상용화를 진행하는 데 강력한 존재감을 갖고 있다”며 “이번 합의로 오리온은 환자에게 유익한 ODM-208의 잠재력을 장착하게 됐고, 우리의 경영실적 목표를 낮추지 않으면서도 다른 프로그램들에 대한 투자를 지속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전체 진행성 전립선암 환자 가운데 10~20% 정도가 5년 이내에 거세 저항성 전립선암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 이들 가운데 최소한 84%가 진단 시점에서 전이성을 갖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진행성 전립선암 환자들은 예후가 매우 나빠 5년 생존율이 매우 낮은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