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매사추세츠주 캠브리지의 심혈관계‧대사계 치료제 개발 전문기업인 앤소스테라퓨틱스(Anthos Therapeutics)는 암 관련 혈전증(thrombosis associated with cancer)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는 제11 혈액응고인자 저해제 아벨라시맙(abelacimab)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됐다고 11일(현지시각) 발표했다.
관련 임상연구 결과는 이달 9~13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국제혈전증‧지혈학회( International Society on Thrombosis and Haemostasis, ISTH) 2022년 연례 학술대회에서 발표됐다.
이번 패스트트랙 지정으로 프로그램 기준이 충족되면 아벨라시맙은 ‘순차심사’, ‘가속승인’, ‘우선심사’ 대상 등으로 지정돼 허가 획득까지 걸리는 기간이 상당히 단축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벨라시맙은 제11 혈액응고인자를 억제하면서도 항응고 과정에서도 지혈을 효과적으로 유지하도록(sparing) 설계된 새로운 고도 선택적 완전 인간 단일클론항체의 하나다. 혈액응고 11인자와 그 활성형(activated form)인 Factor XIa를 동시에 저해할 수 있다. 약동학 및 약력한 연구에서 정맥주사 형태로는 투여 한 시간 뒤 신속한 11인자 억제 효과를 보였으며, 피하주사 형태는 한 달에 한번 투여해도 완벽에 가깝게 최대 30일까지 응고 억제 효과를 유지했다.
지난해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NEJM)에 발표된 2상 연구결과 아벨라시맙은 무릎수술 환자에게 단회 투여한 결과 수술 후 10일 동안 정맥혈전증을 기존 항응고제인 에녹사파린(enoxaparin) 대비 80%가량 감소시켰다. 11인자 억제제는 지혈을 유지한 항응고 효과를 내면서도 동맥 및 정맥 혈전색전증의 예방과 치료에 유망한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심부정맥혈전증과 폐색전증을 포함한 정맥 혈전색전증(VTE)은 암 환자에서 암 자체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사망원인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기존 정맥 혈전색전증 치료용 항응고제를 암 관련 혈전증에 투여하면 출혈 위험성을 증가시킬 수 있어 상당한 제약이 뒤따른다.
앤소스테라퓨틱스의 댄 블룸필드(Dan Bloomfield) 최고 의학책임자는 “우리는 아벨라시맙이 암 관련 혈전증 환자에서 현재 사용 중인 약물들의 효능을 저하시키지 않으면서 향상된 안전성 프로필과 전체적으로 낮은 출혈 위험성을 나타낼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며 “출혈 위험성이 더 높은 데다 매일 주사를 맞아야 허눈 위장관계/비뇨생식기계 암 환자에서 미충족 의료수요가 한층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FDA와 긴밀하게 협력해 월 1회 투여 아벨라시맙이 환자들에게 조속히 공급될 수 있도록 힘쓸 것”이라고 다짐했다.
하버드대 의대 진 마리 코너스(Jean Marie Connors) 혈애학 부교수는 “암 환자 관리는 섬세하고 복합적인 과정인데다 항응고제의 유익성-위험성 사이에 미세한 균형 유지가 요구된다”며 “혈전증 관리는 의사, 환자, 보호자에게 가장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혈액응고를 치료하지 않거나 현재 사용 중인 항응고제들로 인한 출혈 사례는 위중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아벨라시맙과 같은 제11 혈액응고인자 저해제의 잠재적인 지혈 유지 효능은 환자 관리에 중요한 치료상의 진전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