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2일 국내에서 첫 원숭이두창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사회적인 관심이 커지고 있다. 원숭이두창은 수두와 비슷한 증세가 나타나지만, 림프절비대증이 발생한다는 점에서 수두와는 구별되고 있다. 다만 림프절비대증은 원숭이두창뿐만 아니라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림프절비대증으로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 수는 4만8006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5년 3만3287명 보다 1만명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성별로 보면 지난해 기준 여성 환자 수가 3만1147명으로 남성 환자(1만6859명)보다 다소 많았다. 그 중에서도 20대 여성 환자가 7048명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림프절은 면역기관 가운데 하나로 면역작용을 하는 림프구를 생성해 몸에 침입한 유해균을 걸러내는 역할을 한다. 림프관은 모세혈관과 붙어 있고 여러 림프관이 모여 지름 1cm 정도의 둥근 림프절을 이룬다. 림프절은 주로 목과 가슴, 사타구니 등에 많이 모여 있다. 림프절의 개수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지만 보통 500~1000여개가 몸에 분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몸에 이상이 없는 상태라면 체표면으로 림프절이 만져지지 않는다. 하지만 림프절이 많이 모여 있는 목 부위나 겨드랑이 밑, 가슴 부위에 동그랗게 생긴 멍울이 만져진다면 림프절이 커져서 발생하는 림프절비대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멍울을 주변으로 압통이 느껴질 수 있으며 평소 충분히 쉬었음에도 피로감이 쉽게 풀리지 않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아울러 얼굴과 손, 발 목에 순환장애가 발생해 자주 붓는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림프절비대증이 발생하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면역기능의 약화로 림프절이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에 감염돼 발생하는 경우가 흔하다. 이럴 땐 충분한 휴식을 통해 면역력을 회복, 1~2개월 후 호전을 기대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열이나 통증 없이 멍울이 단단해지면서 계속해서 커진다면 악성종양과 같은 다른 질환을 의심해볼 수 있어 정밀검사가 필요하다.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19 이후 전세계적으로 주목 받고 있는 감염병인 원숭이두창의 주요 증상 가운데 하나로 알려지면서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원숭이두창은 임상적으로 발열과 두통, 무기력감이 나타나며 얼굴과 손바닥, 항문, 성기 주변으로 발진이 나타나는 경향을 보인다. 이러한 증상과 림프절비대증이 동반된다면 보건소를 비롯한 의료기관을 통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게 바람직하다.
정홍규 세란병원 외과 과장은 "원숭이두창은 수두나 홍역, 대상포진 등의 질환과 비슷하게 몸에 발진이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지만 단단한 압통과 함께 림프절비대증이 발생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며 "림프절의 이상은 체내 면역체계에 이상신호일 수 있으므로 간과해선 안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림프절비대는 증상만으로는 원인이 일시적인 감염인지 악성종양인지 또는 여타의 질환으로 발생한 것인지 파악하기 쉽지 않다"며 "초음파검사나 혈액검사, 조직검사 등을 통해 발생 원인을 파악해 그에 맞는 치료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